[문화와 사람] 지역 문화를 가꾸는 사람들!

입력 2008.12.20 (21:32) 수정 2008.12.2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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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타깝게도 지역에서는 문화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각 지역을 거점으로 지역문화 발전에 활기를 불어넣는 사람이 있습니다. 문화와 사람, 정성호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인구 2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

소박한 무대에서 마당극이 펼쳐집니다.

<현장음> "이쁜 공주님일세. 여보 수고했어요. 우리 아 좀 보이소...하하하~"

익살스런 몸짓에, 공연을 자주 접하지 못했던 어린이들은 이내 한마음이 돼 빠져듭니다.

<현장음> "영치기 영차. 영치기 영차..."

경상북도 지역 곳곳을 누비는 극단 '함께하는 세상'.

대구를 근거로 상근 단원 8명이 매년 50여 차례의 지역 공연을 소화합니다.

90년대 중반 많은 극단이 생계 때문에 무대를 등졌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이 이들을 붙잡았습니다.

<인터뷰> 박연희('함께하는 세상' 대표): "지역에 있는 많은 공연팀들이 자기들의 색깔을 가진 지역 장점을 살린 작품들을 창작하려고 지금 이 시간에도 노력하고 있거든요."

겨울 햇살이 감도는 섬진강 상류의 한 오지마을, 정미소가 박물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전원을 올리자, 굉음을 내며 작동하는 기계.

수확의 기쁨을 주던 활기찬 당시의 공간으로 되돌아갑니다.

사라져가는 정미소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전국 5백여 곳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사진들.

예순에 접어든 작가가 10년 동안 공을 들인 흔적입니다.

이곳엔 농촌의 오늘날 풍경은 물론, 동네의 크고 작은 일들 하나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 김지연(사진가): "사치스럽다거나 좀 주민들과 동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도 한 번 만들어서 가꿔보면 문화의 작은 태동이 되지 않을까..."

3년 전 문을 열었을 때, 낯설게만 여기던 동네 사람들에게 옛 정미소는 어느새 '사랑방'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종영(마을 주민): "참말로 누구 부럽지 않게 살 텐데. 돈 들여가면서 고생하는 분이요. 이 양반이. 하하하"

퇴근길에 모여든 직장인들.

이루지 못한 음악에 대한 꿈을 맘껏 펼칩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다, 최근 주목받는 그룹으로 성장한 밴드.

매주 한 차례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이 무대는 성장의 주춧돌이었습니다.

<인터뷰>성종훈(인디밴드 '순이네 담벼락'): "이런 중심축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들도 그 안에서 다양한 문화의 하나의 요소로서 자리잡을 수 있게 된 듯..."

이들을 무대에 세우기 위해 직접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는 남유진 씨.

그는 사비를 털어 5년째 '광주 인디음악축제'를 열어, 지역 인디밴드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남유진(광주인디음악축제 총감독): "빅뱅이나 원더걸스만 보지 말고, 바로 옆 자기 친구가 어떤 음악을 만들고 있는지 이런 걸 꾸준히 지켜봐주길..."

열악한 여건 속에서 묵묵히 한 길을 걷는 이들의 노력이 지역문화의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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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와 사람] 지역 문화를 가꾸는 사람들!
    • 입력 2008-12-20 21:10:05
    • 수정2008-12-20 21: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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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타깝게도 지역에서는 문화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각 지역을 거점으로 지역문화 발전에 활기를 불어넣는 사람이 있습니다. 문화와 사람, 정성호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인구 2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 소박한 무대에서 마당극이 펼쳐집니다. <현장음> "이쁜 공주님일세. 여보 수고했어요. 우리 아 좀 보이소...하하하~" 익살스런 몸짓에, 공연을 자주 접하지 못했던 어린이들은 이내 한마음이 돼 빠져듭니다. <현장음> "영치기 영차. 영치기 영차..." 경상북도 지역 곳곳을 누비는 극단 '함께하는 세상'. 대구를 근거로 상근 단원 8명이 매년 50여 차례의 지역 공연을 소화합니다. 90년대 중반 많은 극단이 생계 때문에 무대를 등졌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이 이들을 붙잡았습니다. <인터뷰> 박연희('함께하는 세상' 대표): "지역에 있는 많은 공연팀들이 자기들의 색깔을 가진 지역 장점을 살린 작품들을 창작하려고 지금 이 시간에도 노력하고 있거든요." 겨울 햇살이 감도는 섬진강 상류의 한 오지마을, 정미소가 박물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전원을 올리자, 굉음을 내며 작동하는 기계. 수확의 기쁨을 주던 활기찬 당시의 공간으로 되돌아갑니다. 사라져가는 정미소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전국 5백여 곳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사진들. 예순에 접어든 작가가 10년 동안 공을 들인 흔적입니다. 이곳엔 농촌의 오늘날 풍경은 물론, 동네의 크고 작은 일들 하나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인터뷰> 김지연(사진가): "사치스럽다거나 좀 주민들과 동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도 한 번 만들어서 가꿔보면 문화의 작은 태동이 되지 않을까..." 3년 전 문을 열었을 때, 낯설게만 여기던 동네 사람들에게 옛 정미소는 어느새 '사랑방'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종영(마을 주민): "참말로 누구 부럽지 않게 살 텐데. 돈 들여가면서 고생하는 분이요. 이 양반이. 하하하" 퇴근길에 모여든 직장인들. 이루지 못한 음악에 대한 꿈을 맘껏 펼칩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다, 최근 주목받는 그룹으로 성장한 밴드. 매주 한 차례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이 무대는 성장의 주춧돌이었습니다. <인터뷰>성종훈(인디밴드 '순이네 담벼락'): "이런 중심축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들도 그 안에서 다양한 문화의 하나의 요소로서 자리잡을 수 있게 된 듯..." 이들을 무대에 세우기 위해 직접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는 남유진 씨. 그는 사비를 털어 5년째 '광주 인디음악축제'를 열어, 지역 인디밴드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남유진(광주인디음악축제 총감독): "빅뱅이나 원더걸스만 보지 말고, 바로 옆 자기 친구가 어떤 음악을 만들고 있는지 이런 걸 꾸준히 지켜봐주길..." 열악한 여건 속에서 묵묵히 한 길을 걷는 이들의 노력이 지역문화의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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