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 사망 1주기…복싱 여전히 ‘외면’

입력 2008.12.21 (13:24) 수정 2008.12.2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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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경기 도중 쓰러져 숨졌던 고 최요삼 선수가 사고 1주를 맞았다.
최요삼 유족은 고인의 음력 기일(11월24일)을 맞아 21일 유해가 안치된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화곡리 유토피아추모관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최요삼은 작년 12월25일 세계복싱기구(WBO) 플라이급 인터콘티넨탈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판정승을 거둔 뒤 쓰러져 뇌사 판정을 거쳐 지난 1월3일 35세로 짧은 삶을 마감했다.
당시 온 국민은 최요삼의 투혼과 복싱에 대한 인간적인 고민에 눈물을 흘렸고 마지막 순간 전국의 말기 환자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소식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최요삼의 사건을 계기로 반짝 주목을 받았던 복싱에 대한 관심은 곧바로 시들해졌다. 비인기 종목인 복싱의 설움도 유족들은 느껴야 했다.
지난 10월 경남 마산에서 최요삼 추모 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요삼 사망을 기점으로 일반 시민과 권투인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준 성금 2천500여만 원이 전부일 뿐 이후 후원금이 뚝 끊겨 재정 마련도 쉽지 않다.
게다가 각 지방자치단체도 복싱 종목을 꺼리는 경향도 있어 경기장을 섭외하는 것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최요삼 유족 측은 우려했다.
전문 복싱 선수는 늘지 않고 있고 시민 대부분이 주로 취미 생활이나 다이어트 목적으로 복싱체육관을 드나드는 게 복싱계의 현주소다.
한국권투위원회(KBC)에 따르면 현재 프로 등록 선수는 600-700명 수준으로 작년과 비교해 별반 차이는 없다.
최요삼 동생 경호(32)씨는 "형이 사고를 당했을 때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셨지만 그때 뿐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지금은 후원해 주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변한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요삼 투병과 사망을 계기로 허술하기 짝이 없는 프로복싱 안전 대책이 크게 개선됐다.
당시 최요삼이 마지막 경기를 치른 체육관에는 신경외과 의사 대신 정형외과 레지던트가 나와 있었고 경기장 밖 앰뷸런스 뒤에는 관중의 차가 빼곡히 주차돼 있어 응급 수송을 할 수 없어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론이 들끓었다.
유족들은 이 문제로 응급의가 속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고 복싱계는 내부적으로도 심한 몸살을 앓았다.
이에 권투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개인별 의무 검진 카드를 작성하는 등 안전 문제에 크게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또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37세 이상인 1급 프로 선수가 링에 복귀할 때는 CT, MRI 촬영한 자료 등을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했다.
링 주변 환경도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도 많다.
최경호씨는 "안전 대책에서는 많이 개선이 됐다. 링 닥터로 신경외과 전문의가 배치됐고 구급차도 쉽게 통행할 수 있게끔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일선에 있는 김진길(69) 대원체육관 관장 역시 "최요삼 선수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이후 모두가 안전 문제에 대해 크게 주의하고 있다"면서 "링 닥터로는 전문의가 나오고 있고 경기와 준비하는 방식 모두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링 닥터가 난타전으로 진행된 경기가 끝난 뒤 양쪽 선수에 대한 검진을 강화한 것도 개선된 점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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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요삼 사망 1주기…복싱 여전히 ‘외면’
    • 입력 2008-12-21 13:24:20
    • 수정2008-12-21 20:56:14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경기 도중 쓰러져 숨졌던 고 최요삼 선수가 사고 1주를 맞았다. 최요삼 유족은 고인의 음력 기일(11월24일)을 맞아 21일 유해가 안치된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화곡리 유토피아추모관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최요삼은 작년 12월25일 세계복싱기구(WBO) 플라이급 인터콘티넨탈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판정승을 거둔 뒤 쓰러져 뇌사 판정을 거쳐 지난 1월3일 35세로 짧은 삶을 마감했다. 당시 온 국민은 최요삼의 투혼과 복싱에 대한 인간적인 고민에 눈물을 흘렸고 마지막 순간 전국의 말기 환자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소식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최요삼의 사건을 계기로 반짝 주목을 받았던 복싱에 대한 관심은 곧바로 시들해졌다. 비인기 종목인 복싱의 설움도 유족들은 느껴야 했다. 지난 10월 경남 마산에서 최요삼 추모 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요삼 사망을 기점으로 일반 시민과 권투인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준 성금 2천500여만 원이 전부일 뿐 이후 후원금이 뚝 끊겨 재정 마련도 쉽지 않다. 게다가 각 지방자치단체도 복싱 종목을 꺼리는 경향도 있어 경기장을 섭외하는 것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최요삼 유족 측은 우려했다. 전문 복싱 선수는 늘지 않고 있고 시민 대부분이 주로 취미 생활이나 다이어트 목적으로 복싱체육관을 드나드는 게 복싱계의 현주소다. 한국권투위원회(KBC)에 따르면 현재 프로 등록 선수는 600-700명 수준으로 작년과 비교해 별반 차이는 없다. 최요삼 동생 경호(32)씨는 "형이 사고를 당했을 때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셨지만 그때 뿐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지금은 후원해 주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변한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요삼 투병과 사망을 계기로 허술하기 짝이 없는 프로복싱 안전 대책이 크게 개선됐다. 당시 최요삼이 마지막 경기를 치른 체육관에는 신경외과 의사 대신 정형외과 레지던트가 나와 있었고 경기장 밖 앰뷸런스 뒤에는 관중의 차가 빼곡히 주차돼 있어 응급 수송을 할 수 없어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론이 들끓었다. 유족들은 이 문제로 응급의가 속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고 복싱계는 내부적으로도 심한 몸살을 앓았다. 이에 권투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개인별 의무 검진 카드를 작성하는 등 안전 문제에 크게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또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37세 이상인 1급 프로 선수가 링에 복귀할 때는 CT, MRI 촬영한 자료 등을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했다. 링 주변 환경도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도 많다. 최경호씨는 "안전 대책에서는 많이 개선이 됐다. 링 닥터로 신경외과 전문의가 배치됐고 구급차도 쉽게 통행할 수 있게끔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일선에 있는 김진길(69) 대원체육관 관장 역시 "최요삼 선수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이후 모두가 안전 문제에 대해 크게 주의하고 있다"면서 "링 닥터로는 전문의가 나오고 있고 경기와 준비하는 방식 모두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링 닥터가 난타전으로 진행된 경기가 끝난 뒤 양쪽 선수에 대한 검진을 강화한 것도 개선된 점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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