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천명한 ‘스마트 파워’ 외교란?

입력 2009.01.14 (06:18) 수정 2009.01.1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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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후보자가 13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스마트 파워'를 앞세운 외교정책을 펼치겠다고 천명, 미국의 대외정책에 일대 변혁을 예고했다.
지난 8년간 조지 부시 행정부의 힘을 앞세운 일방주의 대외정책이 고립을 자초하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크게 훼손시킨데 따른 보완책으로 힐러리는 `스마트 파워'라는 개념을 도입, 외교와 군사력을 조화시키는 새 정부의 외교기조를 제시한 것.
이 같은 개념은 오바마 차기 정부에서 유력한 주일 대사 물망에 오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장관이 고안해 낸 것으로, 군사력이나 경제제재를 앞세운 `하드파워'에다 정치와 외교, 문화 등 다양한 `소프트 파워'를 가미해 특정 상황에 가장 적절한 `맞춤형 외교'를 구사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힐러리는 청문회에서 이런 수단 가운데 외교가 최우선이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력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명함으로써 오바마 차기정부의 외교가 단순히 `설득 외교', `솜방망이 외교'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외교를 최우선으로 한 힐러리의 이 같은 입장은 부시 행정부 8년간 위상이 크게 위축된 국무부의 역할을 강화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 이르는 과정에서 군사력을 앞세운 외교정책이 우선되면서 `네오콘'이 주축이된 백악관과 국방부가 전면에 나서면서 국무부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이 사실.
부시의 1기 임기에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이 네오콘에 밀려 좌절감을 맛본 것이나, 2기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도 부시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기는 했지만 네오콘의 견제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힐러리가 이끌 국무부는 다시 대외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는 스마트 외교를 설명하면서 실용과 원칙을 중시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경직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원칙과 실용주의가 결합된데 바탕을 둬야만 하며, 감정과 편견이 아닌 사실과 증거에 뿌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지가 아니면 모두가 적이라는 식으로 수행한 대(對)테러전이 오히려 더 많은 잠재적인 적을 만들어낸 것이나,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이라크를 침공,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내에서조차도 커다란 반발을 불러온 것에 대한 자성이 엿보인다.
중동문제에 대한 접근법에서도 힐러리는 "평화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윈-윈 할 수 있는 평화협정을 이뤄내기 위해 미국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 스마트 파워를 통한 해법을 주장했다.
힐러리는 자신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데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이번 분쟁으로 비극적인 참상이 빚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을 보장하되 팔레스타인에게도 독립과 경제적 진전이 이뤄지도록 하는 평화협정이 긴요하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힐러리의 `스마트 파워'를 앞세운 외교노선은 부시 행정부에 이어 오바마 정부에서도 국방부를 이끌게 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군사.안보 정책과도 조화를 이뤄나갈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 장관은 국무부의 예산증액을 적극 지지하면서 국무부가 나서 외교적 수단과 경제력을 앞세워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지론을 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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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 천명한 ‘스마트 파워’ 외교란?
    • 입력 2009-01-14 06:18:07
    • 수정2009-01-14 07:22:07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후보자가 13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스마트 파워'를 앞세운 외교정책을 펼치겠다고 천명, 미국의 대외정책에 일대 변혁을 예고했다. 지난 8년간 조지 부시 행정부의 힘을 앞세운 일방주의 대외정책이 고립을 자초하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크게 훼손시킨데 따른 보완책으로 힐러리는 `스마트 파워'라는 개념을 도입, 외교와 군사력을 조화시키는 새 정부의 외교기조를 제시한 것. 이 같은 개념은 오바마 차기 정부에서 유력한 주일 대사 물망에 오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장관이 고안해 낸 것으로, 군사력이나 경제제재를 앞세운 `하드파워'에다 정치와 외교, 문화 등 다양한 `소프트 파워'를 가미해 특정 상황에 가장 적절한 `맞춤형 외교'를 구사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힐러리는 청문회에서 이런 수단 가운데 외교가 최우선이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력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명함으로써 오바마 차기정부의 외교가 단순히 `설득 외교', `솜방망이 외교'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외교를 최우선으로 한 힐러리의 이 같은 입장은 부시 행정부 8년간 위상이 크게 위축된 국무부의 역할을 강화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 이르는 과정에서 군사력을 앞세운 외교정책이 우선되면서 `네오콘'이 주축이된 백악관과 국방부가 전면에 나서면서 국무부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이 사실. 부시의 1기 임기에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이 네오콘에 밀려 좌절감을 맛본 것이나, 2기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도 부시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기는 했지만 네오콘의 견제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힐러리가 이끌 국무부는 다시 대외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는 스마트 외교를 설명하면서 실용과 원칙을 중시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경직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원칙과 실용주의가 결합된데 바탕을 둬야만 하며, 감정과 편견이 아닌 사실과 증거에 뿌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지가 아니면 모두가 적이라는 식으로 수행한 대(對)테러전이 오히려 더 많은 잠재적인 적을 만들어낸 것이나,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이라크를 침공,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내에서조차도 커다란 반발을 불러온 것에 대한 자성이 엿보인다. 중동문제에 대한 접근법에서도 힐러리는 "평화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윈-윈 할 수 있는 평화협정을 이뤄내기 위해 미국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 스마트 파워를 통한 해법을 주장했다. 힐러리는 자신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데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이번 분쟁으로 비극적인 참상이 빚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실질적인 안전을 보장하되 팔레스타인에게도 독립과 경제적 진전이 이뤄지도록 하는 평화협정이 긴요하다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힐러리의 `스마트 파워'를 앞세운 외교노선은 부시 행정부에 이어 오바마 정부에서도 국방부를 이끌게 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군사.안보 정책과도 조화를 이뤄나갈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 장관은 국무부의 예산증액을 적극 지지하면서 국무부가 나서 외교적 수단과 경제력을 앞세워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는 것이 국가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지론을 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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