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KBO, 총재 공백 한달째

입력 2009.01.15 (11:48) 수정 2009.01.1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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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총재 공백 상태가 꼭 한 달 째를 맞았지만 후임 총재 추대 작업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KBO 이사회는 지난 달 16일 신상우 전 총재가 공식 사퇴의사를 밝힌 직후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자율 총재로 추대했으나 유 이사장이 정치적인 압력 속에 자진 사퇴하고 나자 재추대 작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KBO 문제는 문화부와 얽혀 있는 게 없다. 체육단체장은 체육인끼리 알아서 하는 게 좋다"고 말해 차기 총재 추대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정부가 간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지만 야구인들은 "원론적 언급"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이다.
유영구 이사장이 추대됐을 당시 문화부가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 이사장이 자진 사퇴한 상황과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장관은 대외적으로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겠지만 정부의 낙점을 받은 인사를 KBO 총재로 추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총재 추대 권한을 지닌 8개 구단 사장단 역시 잔뜩 움츠러든 자세를 풀 조짐이 없다.
A구단 사장은 "총재 추대 작업을 중단한 것이 직무유기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아무래도 설 연휴는 지나야 후임 총재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느냐"며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B구단 사장은 "자율 총재를 추대하려다 실패하는 바람에 (사장단 권위에) 흠집이 났는데 이사회가 일단 명분을 찾아야 한다. 정치권에서 내려오던 정치권이 아니던 무엇보다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후임 총재 자리를 놓고 관계자들 사이에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일이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일부 세력이 '총재 만들기'에 나섰음을 암시했다.
한편 여권에서 KBO 총재로 밀고 있다고 소문이 났던 박종웅 전 의원은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박 전 의원 대신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이 새로운 후임자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박 전 의원과 김 특보의 친분 관계를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또 유영구 이사장의 재추대설도 흘러 나오고 있지만 이유야 어쨌든 본인 스스로 고사한 후보를 다시 추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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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류하는 KBO, 총재 공백 한달째
    • 입력 2009-01-15 11:48:49
    • 수정2009-01-15 12:42:53
    연합뉴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총재 공백 상태가 꼭 한 달 째를 맞았지만 후임 총재 추대 작업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KBO 이사회는 지난 달 16일 신상우 전 총재가 공식 사퇴의사를 밝힌 직후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자율 총재로 추대했으나 유 이사장이 정치적인 압력 속에 자진 사퇴하고 나자 재추대 작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KBO 문제는 문화부와 얽혀 있는 게 없다. 체육단체장은 체육인끼리 알아서 하는 게 좋다"고 말해 차기 총재 추대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정부가 간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지만 야구인들은 "원론적 언급"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이다. 유영구 이사장이 추대됐을 당시 문화부가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 이사장이 자진 사퇴한 상황과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장관은 대외적으로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겠지만 정부의 낙점을 받은 인사를 KBO 총재로 추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총재 추대 권한을 지닌 8개 구단 사장단 역시 잔뜩 움츠러든 자세를 풀 조짐이 없다. A구단 사장은 "총재 추대 작업을 중단한 것이 직무유기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아무래도 설 연휴는 지나야 후임 총재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느냐"며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B구단 사장은 "자율 총재를 추대하려다 실패하는 바람에 (사장단 권위에) 흠집이 났는데 이사회가 일단 명분을 찾아야 한다. 정치권에서 내려오던 정치권이 아니던 무엇보다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후임 총재 자리를 놓고 관계자들 사이에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일이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일부 세력이 '총재 만들기'에 나섰음을 암시했다. 한편 여권에서 KBO 총재로 밀고 있다고 소문이 났던 박종웅 전 의원은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박 전 의원 대신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이 새로운 후임자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박 전 의원과 김 특보의 친분 관계를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또 유영구 이사장의 재추대설도 흘러 나오고 있지만 이유야 어쨌든 본인 스스로 고사한 후보를 다시 추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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