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용산 참사’ 6명 사망·20명 부상…피해 왜 컸나?

입력 2009.01.21 (08:49) 수정 2009.01.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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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시 용산 재개발 지구 사건 소식입니다. 어제 뉴스 보시면서 많은 분들이 지금이 몇 년도인지 생각하실텐데요...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것 같다는 얘기 많이 하시더라.

6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치는 이 참사 이후에 정부와 철거민들의 갈등의 골,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지주 기자, 왜 이렇게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게 됐는지부터 좀 짚어봐야겠어요?

<리포트>

사고가 일어난 용산 4구역은 2006년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지난해 7월부터 이곳에 살던 거주자와 상점을 하던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보상절차가 진행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일부 세입자들이, 재개발 조합측이 제시한 철거 조건이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철거민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철거 예정 건물에서 망루를 세우고 시위를 벌인 건데요, 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려 6명이나 숨지는 참극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새해벽두부터 끔찍한 소식을 듣게 된 시민들도 충격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다급했던 사건현장 함께 보시죠

어제 새벽 서울 용산 한강로입니다.

53명의 철거민들이 곧 재개발에 들어갈 5층짜리 상가건물을 점거한지 25시간이 지났습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강제진압에 들어갔고 철거민들은 옥상에서 화염병을 던지고 새총을 쏘며 격렬히 저항했는데요.

경찰특공대원들이 탄 컨테이너를 기중기로 끌어올려 옥상에 진입하고 얼마 후 망루에서 불이 붙었고 순식간에 불길이 번졌습니다.

<인터뷰>조승화(목격자) : “(경찰을) 컨테이너에 실어서 옥상으로 올려서 계속 싸우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나서 갑자기 망루에 불이 붙은 상황을 봤고요. 그러더니 한 1분, 갑자기 작게 붙었던 것들이 4분 만에 활활 타오르고 순식간에 무너진 상황이었고요.”

이 사고로 이모씨를 비롯한 망루 안에 있던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 등 6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습니다.

<녹취>인태순(전국철거민연합) : “9시 망루 해체 작업 중 시신 5구 발견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현재 확인된 연행자는 22명입니다. 철거민의 사망자는 6명(최종확인 5명)으로 최종 확인되었고. 16명의 부상자가 병원에 입원 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2006년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됐는데요. 40층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6개동이 들어서고 올해 분양예정입니다.

농성중인 철거민들은 이 지역에서 장사를 하던 세입자들과 거주자들인데요.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철거민들과 재개발 조합사이에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조합측은 주거하던 사람은 천4백만원씩, 장사하던 사람들은 4~5천만원정도 보상을 약속했는데요.

800여명의 세입자 중 120여명의 세입자들이 보상금이 터무니없이 적다며 갈등을 벌여왔습니다.

<녹취>세입자 : “하다못해 바다에 배를 띄우려고 해도 그 배도 돈이 들어가야 해요. 항아리를 옮기려고 해도 분명히 항아리를 옮겨놓을 장소, 공간이 필요하고 이주비가 필요한 겁니다. 그런 기본적인 걸... 여기는 무조건 뉴타운 조성이니까 너희는 나가라 권리가 없다...”

<인터뷰>세입자 : “임대상가를 요구했습니다. 그 상가에 들어갈 때까지 한쪽 귀퉁이에서라도 포장마차라도 할 수 있는 영업시설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재개발 조합측은 이미 이곳에 살던 세입자 8백여명 가운데 80%가 넘는 세입자들이 협의를 통해 보상비를 받고 철거를 끝냈다며 재개발을 계속 추진했는데요.

<녹취>조합관계자 : “이번 건과 관련해서 저희가 무리하게 철거민들을 내쫒는다는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았어요. 협의보상을 유도했고 적절한 영업보상비가 지급될 수 있도록 대화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 같은 경우는 대화 자체를 거부했어요.”

이런 갈등 끝에 철거민들이 건물 철거를 막겠다며 그제 새벽 5시 30분부터 이 건물에서 농성을 하게 된 겁니다.

<인터뷰>세입자 : “10년 전의 보상금액을 가지고 주는 거란 말이어요. 근데 10년 전의 집값하고 지금 집값은 다르듯이 1년 전의 전세금하고 지금 전세금은 다르잖아요. 지금 그 돈 주고 나가란 것은 막말로 엄동설한에 내쫓는 거잖아요.”

사고소식을 듣고 온 철거민들과 가족들은 처참한 사고현장에서 울분을 터뜨렸는데요.

<녹취>철거민 : “우리가 무슨 죄가 있어요? 나도 사지로 내몰렸어요. 우리가 무슨 죄가 있어요?”

철거민들은 사고수습 이후에도 곳곳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보였는데요. 가족들에게조차 사건현장 접근을 막고 시신확인을 허용하지 않아 신원확인이 어려워 가족들은 더욱 안타까워했습니다.

<녹취>철거민 :“지금 돌아가신 양반들 어디 있는지 모른대요. 가족들한테도 안 가르쳐준대요. 지하로 다 빼돌렸대요.”

<녹취>철거민 : “지금 가족들조차도 확인을 시신 확인을 안 시켜준다니까요. 직계 가족이라는 사람조차도 면회가 안 되고 있다고요.”

경찰은 철거민이 새총을 쏘고 화염병을 던져, 그로 인해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진압을 서두르게 됐다고 해명했는데요.

<현장음>김수정(서울경찰청 차장) : “화염병을 사용하고 골프공, 돌멩이 등 위험한 것들을 투척해서 일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받아 더는 넘겨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철거민들은 경찰이 과잉진압을 한데다 화재가 난 후 경찰의 대처가 늦어 사고가 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철거민 : “(경찰이) 유독가스 배출하는 시간을 만들었고 불은 안 껐고 일부러 천천히 물꼬를 다른 데 쐈어요. 우리 동지들은 그 물꼬가 오기 전에 유독가스를 마셨고...”

어제하루 정치권 인물들과 정부인사들이 참사가 일어난 현장을 찾았는데요. 또 이명박 대통령은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라고 지시했고 한승수 총리도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녹취>한승수 국무총리 : “불법 점거와 해산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하지만 어제 저녁 7시 철거민들과 시민 천여명이 모여 경찰의 강제진압에 항의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는데요.

<현장음>“살려내라! 살려내라! 우리 동무 살려내라!”

참가자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야할 경찰이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인터뷰>이민희 : “과잉진압이라고 생각해요. 요구하는 상황을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간 것 자체가 그런 상황에서 (사고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 공권력을 동원해서 진압하는 것은 우리 민주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촛불집회에서도 한때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있기도 했는데요.

철거를 막겠다며 농성에 나선 재개발지역 주민들을 진압하다 일어난 대참사...정부가 조속한 진상 규명과 수습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충격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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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용산 참사’ 6명 사망·20명 부상…피해 왜 컸나?
    • 입력 2009-01-21 08:25:55
    • 수정2009-01-21 1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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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시 용산 재개발 지구 사건 소식입니다. 어제 뉴스 보시면서 많은 분들이 지금이 몇 년도인지 생각하실텐데요...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것 같다는 얘기 많이 하시더라. 6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치는 이 참사 이후에 정부와 철거민들의 갈등의 골,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지주 기자, 왜 이렇게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게 됐는지부터 좀 짚어봐야겠어요? <리포트> 사고가 일어난 용산 4구역은 2006년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지난해 7월부터 이곳에 살던 거주자와 상점을 하던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보상절차가 진행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일부 세입자들이, 재개발 조합측이 제시한 철거 조건이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철거민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철거 예정 건물에서 망루를 세우고 시위를 벌인 건데요, 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려 6명이나 숨지는 참극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새해벽두부터 끔찍한 소식을 듣게 된 시민들도 충격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다급했던 사건현장 함께 보시죠 어제 새벽 서울 용산 한강로입니다. 53명의 철거민들이 곧 재개발에 들어갈 5층짜리 상가건물을 점거한지 25시간이 지났습니다.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강제진압에 들어갔고 철거민들은 옥상에서 화염병을 던지고 새총을 쏘며 격렬히 저항했는데요. 경찰특공대원들이 탄 컨테이너를 기중기로 끌어올려 옥상에 진입하고 얼마 후 망루에서 불이 붙었고 순식간에 불길이 번졌습니다. <인터뷰>조승화(목격자) : “(경찰을) 컨테이너에 실어서 옥상으로 올려서 계속 싸우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나서 갑자기 망루에 불이 붙은 상황을 봤고요. 그러더니 한 1분, 갑자기 작게 붙었던 것들이 4분 만에 활활 타오르고 순식간에 무너진 상황이었고요.” 이 사고로 이모씨를 비롯한 망루 안에 있던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 등 6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습니다. <녹취>인태순(전국철거민연합) : “9시 망루 해체 작업 중 시신 5구 발견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현재 확인된 연행자는 22명입니다. 철거민의 사망자는 6명(최종확인 5명)으로 최종 확인되었고. 16명의 부상자가 병원에 입원 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2006년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됐는데요. 40층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6개동이 들어서고 올해 분양예정입니다. 농성중인 철거민들은 이 지역에서 장사를 하던 세입자들과 거주자들인데요.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철거민들과 재개발 조합사이에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조합측은 주거하던 사람은 천4백만원씩, 장사하던 사람들은 4~5천만원정도 보상을 약속했는데요. 800여명의 세입자 중 120여명의 세입자들이 보상금이 터무니없이 적다며 갈등을 벌여왔습니다. <녹취>세입자 : “하다못해 바다에 배를 띄우려고 해도 그 배도 돈이 들어가야 해요. 항아리를 옮기려고 해도 분명히 항아리를 옮겨놓을 장소, 공간이 필요하고 이주비가 필요한 겁니다. 그런 기본적인 걸... 여기는 무조건 뉴타운 조성이니까 너희는 나가라 권리가 없다...” <인터뷰>세입자 : “임대상가를 요구했습니다. 그 상가에 들어갈 때까지 한쪽 귀퉁이에서라도 포장마차라도 할 수 있는 영업시설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재개발 조합측은 이미 이곳에 살던 세입자 8백여명 가운데 80%가 넘는 세입자들이 협의를 통해 보상비를 받고 철거를 끝냈다며 재개발을 계속 추진했는데요. <녹취>조합관계자 : “이번 건과 관련해서 저희가 무리하게 철거민들을 내쫒는다는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았어요. 협의보상을 유도했고 적절한 영업보상비가 지급될 수 있도록 대화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 같은 경우는 대화 자체를 거부했어요.” 이런 갈등 끝에 철거민들이 건물 철거를 막겠다며 그제 새벽 5시 30분부터 이 건물에서 농성을 하게 된 겁니다. <인터뷰>세입자 : “10년 전의 보상금액을 가지고 주는 거란 말이어요. 근데 10년 전의 집값하고 지금 집값은 다르듯이 1년 전의 전세금하고 지금 전세금은 다르잖아요. 지금 그 돈 주고 나가란 것은 막말로 엄동설한에 내쫓는 거잖아요.” 사고소식을 듣고 온 철거민들과 가족들은 처참한 사고현장에서 울분을 터뜨렸는데요. <녹취>철거민 : “우리가 무슨 죄가 있어요? 나도 사지로 내몰렸어요. 우리가 무슨 죄가 있어요?” 철거민들은 사고수습 이후에도 곳곳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보였는데요. 가족들에게조차 사건현장 접근을 막고 시신확인을 허용하지 않아 신원확인이 어려워 가족들은 더욱 안타까워했습니다. <녹취>철거민 :“지금 돌아가신 양반들 어디 있는지 모른대요. 가족들한테도 안 가르쳐준대요. 지하로 다 빼돌렸대요.” <녹취>철거민 : “지금 가족들조차도 확인을 시신 확인을 안 시켜준다니까요. 직계 가족이라는 사람조차도 면회가 안 되고 있다고요.” 경찰은 철거민이 새총을 쏘고 화염병을 던져, 그로 인해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진압을 서두르게 됐다고 해명했는데요. <현장음>김수정(서울경찰청 차장) : “화염병을 사용하고 골프공, 돌멩이 등 위험한 것들을 투척해서 일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받아 더는 넘겨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철거민들은 경찰이 과잉진압을 한데다 화재가 난 후 경찰의 대처가 늦어 사고가 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철거민 : “(경찰이) 유독가스 배출하는 시간을 만들었고 불은 안 껐고 일부러 천천히 물꼬를 다른 데 쐈어요. 우리 동지들은 그 물꼬가 오기 전에 유독가스를 마셨고...” 어제하루 정치권 인물들과 정부인사들이 참사가 일어난 현장을 찾았는데요. 또 이명박 대통령은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라고 지시했고 한승수 총리도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녹취>한승수 국무총리 : “불법 점거와 해산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하지만 어제 저녁 7시 철거민들과 시민 천여명이 모여 경찰의 강제진압에 항의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는데요. <현장음>“살려내라! 살려내라! 우리 동무 살려내라!” 참가자들은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야할 경찰이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경찰의 과잉 진압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인터뷰>이민희 : “과잉진압이라고 생각해요. 요구하는 상황을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간 것 자체가 그런 상황에서 (사고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 공권력을 동원해서 진압하는 것은 우리 민주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촛불집회에서도 한때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있기도 했는데요. 철거를 막겠다며 농성에 나선 재개발지역 주민들을 진압하다 일어난 대참사...정부가 조속한 진상 규명과 수습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충격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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