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쇼크…회복? 내년 가봐야

입력 2009.01.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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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추락함으로써 올해 경제침체의 골은 더욱 깊고 회복시점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와 주요 연구기관들은 대체로 올해 상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이런 전망도 빗나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 올해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로
한국은행은 작년 12월에 발표한 `2009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0.6%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가파른 경기침체 속도를 감안하면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당장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가 확실시되고 있다.
생산이나 고용, 수출 등의 지표가 올해 들어서도 계속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고용은 악화되고 소비심리는 위축된다. 물론 전반적으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추가로 추락하거나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5.6%를 기록했기 때문에 전기 대비로는 올해 1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플러스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연간 성장률도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이 2.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낮거나 심지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에 성장률이 이처럼 많이 떨어졌으면 올해 초에도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연간으로도 예상보다 더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면서 "단정할 수 없지만, 연간으로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 회복 전망도 `암흑'
경기 회복 시점도 예상보다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나쁘게 나오는 등 경기 하락세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에나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지표상으로는 하반기 성장률이 높아지지만, 이는 작년 하반기의 성장률이 지나치게 낮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올해 중으로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질 수 있지만, 기저효과 등을 제외한 본질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장기화되고 있어 설사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U자형'의 더딘 흐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경제전망 간담회에서 "현재까지 글로벌 금융위기는 50%밖에 진행되지 않았다"며 "경기가 개선되려면 적어도 올해 연말이나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고, 회복되더라도 건실한 회복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 역시 `분석'보다는 `기대'에 가깝다. 금융불안과 실물침체가 영향을 주고받는 악순환을 차단하지 못하면 `L자형'의 장기불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만약 올해 하반기에 미국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가계부실과 기업부도 위험이 상당히 커지면서 세계 경제가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위기의 2라운드'에 진입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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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률 쇼크…회복? 내년 가봐야
    • 입력 2009-01-22 11:39:11
    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추락함으로써 올해 경제침체의 골은 더욱 깊고 회복시점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와 주요 연구기관들은 대체로 올해 상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이런 전망도 빗나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 올해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로 한국은행은 작년 12월에 발표한 `2009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0.6%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가파른 경기침체 속도를 감안하면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당장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가 확실시되고 있다. 생산이나 고용, 수출 등의 지표가 올해 들어서도 계속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고용은 악화되고 소비심리는 위축된다. 물론 전반적으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추가로 추락하거나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5.6%를 기록했기 때문에 전기 대비로는 올해 1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플러스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연간 성장률도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이 2.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보다 훨씬 낮거나 심지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이근태 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에 성장률이 이처럼 많이 떨어졌으면 올해 초에도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연간으로도 예상보다 더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면서 "단정할 수 없지만, 연간으로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 회복 전망도 `암흑' 경기 회복 시점도 예상보다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나쁘게 나오는 등 경기 하락세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에나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지표상으로는 하반기 성장률이 높아지지만, 이는 작년 하반기의 성장률이 지나치게 낮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올해 중으로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질 수 있지만, 기저효과 등을 제외한 본질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장기화되고 있어 설사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U자형'의 더딘 흐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경제전망 간담회에서 "현재까지 글로벌 금융위기는 50%밖에 진행되지 않았다"며 "경기가 개선되려면 적어도 올해 연말이나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고, 회복되더라도 건실한 회복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 역시 `분석'보다는 `기대'에 가깝다. 금융불안과 실물침체가 영향을 주고받는 악순환을 차단하지 못하면 `L자형'의 장기불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만약 올해 하반기에 미국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가계부실과 기업부도 위험이 상당히 커지면서 세계 경제가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위기의 2라운드'에 진입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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