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행복했던 16년 축구 인생”

입력 2009.01.2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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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정몽준(58)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22일 조중연(63) 신임 회장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1993년 축구협회장에 취임해 네 번째 임기까지 마친 정 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숨 막히는 순간들을 많이 경험했다는 점에서 행복한 16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봤을 정도로 지난 16년 동안 한국축구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일을 했다.
정 전 회장의 재임 시간 한국 축구는 눈부신 성장을 했다.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어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이끌어냈고, 태극전사들의 4강 신화를 포함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그의 대표적 업적이다.
2007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도 한국에서 개최했다.
월드컵 개최로 축구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냈다.
4강 신화의 요람이 된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가 2001년 완공됐고 천안과 목포, 창원 세 곳에는 축구센터가 들어선다. 축구회관, 월드컵기념관도 건립됐다.
정 전 회장이 부임한 1993년 452개였던 축구협회 등록팀 수는 지난해 718개로 불어났고, 등록 선수도 약 1만 명에서 2만2천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6개 팀이 뛰었던 프로 리그는 올해 강원FC의 가세로 15개 팀이 참가한다.
재정 자립에 성공해 협회 1년 예산 규모는 1992년 35억 원에서 이제는 700억 원을 넘을 정도로 커졌다.
16년 전 20명이던 협회 직원 수는 현재 80명에 이른다.
월드컵 본선 무대는 6회 연속 밟았고,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은 올해 열릴 이집트 대회까지 4회 연속 본선 출전권을 따는 등 경기력 면에서도 결실이 있었다. 여자축구도 일취월장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1994년 FIFA 부회장에 선출돼 국제무대에서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중추적 구실을 했다.
하지만 한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었던 터라 업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 전 회장이 '장기 집권'하면서 축구계는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정 전 회장을 보좌했던 조중연 신임 회장이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포용을 통한 화합, 발전을 향한 변화'를 기치로 내건 것은 이 같은 축구계 현실을 잘 반영한다.
정 전 회장이 정치인이다보니 자신의 정치적 입지 구축에 축구를 이용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늘 따라 다녔다.
축구 명예의 전당 헌액 대상자 7명에 포함된 정 전 회장은 임기를 마친 뒤에 하기로 했던 흉상 제막식을 지난해 협회 창립 75주년 기념 행사 때 앞당겨 치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축구 승강제는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지만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에 설익은 승격제를 강요하다 2년 연속 헛물만 켜고 결국 흐지부지된 일도 정 전 회장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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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준 “행복했던 16년 축구 인생”
    • 입력 2009-01-22 13:59:13
    연합뉴스
16년간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정몽준(58)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22일 조중연(63) 신임 회장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1993년 축구협회장에 취임해 네 번째 임기까지 마친 정 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숨 막히는 순간들을 많이 경험했다는 점에서 행복한 16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봤을 정도로 지난 16년 동안 한국축구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일을 했다. 정 전 회장의 재임 시간 한국 축구는 눈부신 성장을 했다.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어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이끌어냈고, 태극전사들의 4강 신화를 포함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것은 그의 대표적 업적이다. 2007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도 한국에서 개최했다. 월드컵 개최로 축구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냈다. 4강 신화의 요람이 된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가 2001년 완공됐고 천안과 목포, 창원 세 곳에는 축구센터가 들어선다. 축구회관, 월드컵기념관도 건립됐다. 정 전 회장이 부임한 1993년 452개였던 축구협회 등록팀 수는 지난해 718개로 불어났고, 등록 선수도 약 1만 명에서 2만2천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6개 팀이 뛰었던 프로 리그는 올해 강원FC의 가세로 15개 팀이 참가한다. 재정 자립에 성공해 협회 1년 예산 규모는 1992년 35억 원에서 이제는 700억 원을 넘을 정도로 커졌다. 16년 전 20명이던 협회 직원 수는 현재 80명에 이른다. 월드컵 본선 무대는 6회 연속 밟았고,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은 올해 열릴 이집트 대회까지 4회 연속 본선 출전권을 따는 등 경기력 면에서도 결실이 있었다. 여자축구도 일취월장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1994년 FIFA 부회장에 선출돼 국제무대에서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중추적 구실을 했다. 하지만 한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었던 터라 업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 전 회장이 '장기 집권'하면서 축구계는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정 전 회장을 보좌했던 조중연 신임 회장이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포용을 통한 화합, 발전을 향한 변화'를 기치로 내건 것은 이 같은 축구계 현실을 잘 반영한다. 정 전 회장이 정치인이다보니 자신의 정치적 입지 구축에 축구를 이용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늘 따라 다녔다. 축구 명예의 전당 헌액 대상자 7명에 포함된 정 전 회장은 임기를 마친 뒤에 하기로 했던 흉상 제막식을 지난해 협회 창립 75주년 기념 행사 때 앞당겨 치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프로축구 승강제는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지만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에 설익은 승격제를 강요하다 2년 연속 헛물만 켜고 결국 흐지부지된 일도 정 전 회장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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