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인적 드문 버스정류장 노려

입력 2009.01.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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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강호순(38)에게 살해된 부녀자 7명 가운데 4명이 납치된 버스정류장은 모두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방범취약지역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피해자 박모(당시 52세) 씨는 2007년 1월 3일 오후 5시 30분 화성시 신남동 회사에서 퇴근 후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태워주겠다'는 말만 믿고 강의 무쏘승용차에 올랐다 변을 당했다.
박 씨가 있던 마을버스 정류장 부근은 주택가가 거의 없는 데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외진 곳이었고 CCTV도 없었다.
군포에 사는 박씨는 회사일을 마치면 이 버스정류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남양 시내까지 15분 가량을 나가 다시 군포로 가는 좌석버스를 타고 귀가하곤 했다.
외진 곳인데다 마을버스를 오래 기다려야 했던 박씨는 살해되기 전에도 남양으로 나가는 승용차를 서너 번 얻어 탄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질 정도로 차를 태워주겠다는 낯선 이의 호의를 그대로 믿었던 것이다.
여섯 번째 피해자 주부 김모(당시 48) 씨도 2008년 11월 9일 오후 6시 인적이 드문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D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호의를 베풀겠다는 강의 말에 그의 에쿠스 승용차에 탄 뒤 살해되고 말았다.
이 버스정류장은 수인산업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데다 고등학교만 덩그러니 있고 상가조차 없어 방과 후에는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곳이었고 역시 CCTV는 없었다.
다섯 번째 피해자 대학생 연모(당시 20세) 씨가 2007년 1월 7일 오후 5시 30분께 납치된 곳은 수원 금곡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이었지만 단지 자체가 인적이 드문 외진 곳이었다.
호매실 나들목에서 화성 방향으로 한참을 들어오는 이 아파트는 아파트와 초등학교 한 곳 외에 논이나 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오후 5시가 넘으면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이다.
연 씨가 실종된 뒤 '버스정류장에 어떤 아가씨가 서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가 한 명 있었지만 제대로 보지 못해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박 씨와 김 씨 사건의 경우는 목격자조차 없었다.
맨 마지막 피해자인 군포 여대생 A(21) 씨도 지난해 12월 9일 군포 대야미동의 한적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같은 방향이나 태워주겠다'는 강의 말에 속아 차를 얻어 탔다 목숨을 잃었다.
연쇄살인범 강은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없어 범죄를 저질러도 추적당할 염려가 없는 도시 외곽 지역의 버스정류장을 표적으로 택한 뒤 차를 얻어타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교묘히 이용해 연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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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쇄살인범 인적 드문 버스정류장 노려
    • 입력 2009-01-30 16:08:15
    연합뉴스
연쇄살인범 강호순(38)에게 살해된 부녀자 7명 가운데 4명이 납치된 버스정류장은 모두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방범취약지역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 피해자 박모(당시 52세) 씨는 2007년 1월 3일 오후 5시 30분 화성시 신남동 회사에서 퇴근 후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태워주겠다'는 말만 믿고 강의 무쏘승용차에 올랐다 변을 당했다. 박 씨가 있던 마을버스 정류장 부근은 주택가가 거의 없는 데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외진 곳이었고 CCTV도 없었다. 군포에 사는 박씨는 회사일을 마치면 이 버스정류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남양 시내까지 15분 가량을 나가 다시 군포로 가는 좌석버스를 타고 귀가하곤 했다. 외진 곳인데다 마을버스를 오래 기다려야 했던 박씨는 살해되기 전에도 남양으로 나가는 승용차를 서너 번 얻어 탄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질 정도로 차를 태워주겠다는 낯선 이의 호의를 그대로 믿었던 것이다. 여섯 번째 피해자 주부 김모(당시 48) 씨도 2008년 11월 9일 오후 6시 인적이 드문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D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호의를 베풀겠다는 강의 말에 그의 에쿠스 승용차에 탄 뒤 살해되고 말았다. 이 버스정류장은 수인산업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데다 고등학교만 덩그러니 있고 상가조차 없어 방과 후에는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곳이었고 역시 CCTV는 없었다. 다섯 번째 피해자 대학생 연모(당시 20세) 씨가 2007년 1월 7일 오후 5시 30분께 납치된 곳은 수원 금곡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이었지만 단지 자체가 인적이 드문 외진 곳이었다. 호매실 나들목에서 화성 방향으로 한참을 들어오는 이 아파트는 아파트와 초등학교 한 곳 외에 논이나 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오후 5시가 넘으면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이다. 연 씨가 실종된 뒤 '버스정류장에 어떤 아가씨가 서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가 한 명 있었지만 제대로 보지 못해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박 씨와 김 씨 사건의 경우는 목격자조차 없었다. 맨 마지막 피해자인 군포 여대생 A(21) 씨도 지난해 12월 9일 군포 대야미동의 한적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같은 방향이나 태워주겠다'는 강의 말에 속아 차를 얻어 탔다 목숨을 잃었다. 연쇄살인범 강은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없어 범죄를 저질러도 추적당할 염려가 없는 도시 외곽 지역의 버스정류장을 표적으로 택한 뒤 차를 얻어타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교묘히 이용해 연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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