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학업 스트레스’ 중학생이 더 크다

입력 2009.02.0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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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년이 올라갈수록 대학 입시에 가까워질수록 심해지는 학업 스트레스, 그런데 한 대학병원의 연구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연약하고 상대적으로 어린 학생들이 견디기 더 어려운 학업 스트레스에 대해 알아본다..

윤 진 기자! 저희도 경험했지만 고 3학생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네, 말씀하신대로 보통 학업 스트레스는 고3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하기 쉬운데요.

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한 대학병원이 이른바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 분당, 목동 등에서 중고등학생들을 조사했더니, 중학생의 52%가 학업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고등학생은 48%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해,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4%P 더 높았습니다.

학업 스트레스는 두통, 소화불량, 허리통증처럼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포트>

새 학기면 중 2가 되는 민지원 양.

방학이지만 특목고 입시 준비로 쉴 틈 없는 하루를 보냅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 학원 수업이 꽉 차있는데다 자습까지 합하면 하루 10시간 넘게 공부합니다.

항상 잠은 부족하고, 아픈 곳도 많습니다.

<인터뷰>민지원(중 1) : "가끔식 허리가 아픈데 저번엔 허리 때문에 턱이 아파서 밥 못먹고 2주동안 시달렸어요."

분당의 한 특목고 진학 학원입니다.

중학생들이 고등학교 수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들의 고민은 역시 공부입니다.

<인터뷰>이승호(중 1) : "공부하면서 부모님 압박이 심해서 마음하고 몸이 좀 아파서..."

<인터뷰>김현중(중 2) : "시험 잘 볼 것 같았는데, 성적 떨어졌을 때 스트레스 엄청 받아요."

강남과 분당, 목동 등 학원가가 밀집한 이른바 교육특구 중·고생들은 하루 평균 12~14시간 학습하고 잠은 4~6시간 가량 자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외국어고가 목표인 중 2 고민석 군은 월수금엔 영어학원, 화목토 수학, 토요일은 국어, 밤에는 논술공부로 꽉 짜여있습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머리도 무겁습니다.

<인터뷰>고민석(중 2) : "먹고 살려고 하는 거죠. 진짜... 어른들이 그래요, 공부 잘해야 잘 먹고 산다고..."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유희정 교수팀이 이른바 교육특구 지역 중·고등학생 천2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중학생의 52%가 학업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고등학생보다 오히려 4%P 많은 수치입니다.

학업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한 학생 중 67%는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립니다.

또, 전체의 61%가 만성 두통을 호소했고, 소화불량, 허리통증 등 3가지 이상의 복합 증상을 호소한 학생도 56%나 됐습니다.

심지어 스트레스를 호소한 중고생의 13%는 자살까지 심각하게 생각해 봤다고 대답했습니다.

전문의들은 중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자아 형성이 덜 된 시기라, 고등학생보다 더 학업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진단합니다.

<인터뷰>유희정(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 : "오랜 시간 축적되었을 경우는 정말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본격적인 우울증이나 기분 장애나 불안 장애, 강박 장애 등으로 나타날 수 있겠고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운 어린 나이에 학업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자아정체감을 형성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공부에 대한 흥미 자체를 잃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무조건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장래에 뭘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알게 한 후에 공부를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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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2-04 07: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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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년이 올라갈수록 대학 입시에 가까워질수록 심해지는 학업 스트레스, 그런데 한 대학병원의 연구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연약하고 상대적으로 어린 학생들이 견디기 더 어려운 학업 스트레스에 대해 알아본다.. 윤 진 기자! 저희도 경험했지만 고 3학생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네, 말씀하신대로 보통 학업 스트레스는 고3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하기 쉬운데요. 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한 대학병원이 이른바 교육특구로 불리는 강남, 분당, 목동 등에서 중고등학생들을 조사했더니, 중학생의 52%가 학업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고등학생은 48%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해,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4%P 더 높았습니다. 학업 스트레스는 두통, 소화불량, 허리통증처럼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포트> 새 학기면 중 2가 되는 민지원 양. 방학이지만 특목고 입시 준비로 쉴 틈 없는 하루를 보냅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 학원 수업이 꽉 차있는데다 자습까지 합하면 하루 10시간 넘게 공부합니다. 항상 잠은 부족하고, 아픈 곳도 많습니다. <인터뷰>민지원(중 1) : "가끔식 허리가 아픈데 저번엔 허리 때문에 턱이 아파서 밥 못먹고 2주동안 시달렸어요." 분당의 한 특목고 진학 학원입니다. 중학생들이 고등학교 수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들의 고민은 역시 공부입니다. <인터뷰>이승호(중 1) : "공부하면서 부모님 압박이 심해서 마음하고 몸이 좀 아파서..." <인터뷰>김현중(중 2) : "시험 잘 볼 것 같았는데, 성적 떨어졌을 때 스트레스 엄청 받아요." 강남과 분당, 목동 등 학원가가 밀집한 이른바 교육특구 중·고생들은 하루 평균 12~14시간 학습하고 잠은 4~6시간 가량 자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외국어고가 목표인 중 2 고민석 군은 월수금엔 영어학원, 화목토 수학, 토요일은 국어, 밤에는 논술공부로 꽉 짜여있습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머리도 무겁습니다. <인터뷰>고민석(중 2) : "먹고 살려고 하는 거죠. 진짜... 어른들이 그래요, 공부 잘해야 잘 먹고 산다고..."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유희정 교수팀이 이른바 교육특구 지역 중·고등학생 천2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중학생의 52%가 학업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고등학생보다 오히려 4%P 많은 수치입니다. 학업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한 학생 중 67%는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립니다. 또, 전체의 61%가 만성 두통을 호소했고, 소화불량, 허리통증 등 3가지 이상의 복합 증상을 호소한 학생도 56%나 됐습니다. 심지어 스트레스를 호소한 중고생의 13%는 자살까지 심각하게 생각해 봤다고 대답했습니다. 전문의들은 중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자아 형성이 덜 된 시기라, 고등학생보다 더 학업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진단합니다. <인터뷰>유희정(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 : "오랜 시간 축적되었을 경우는 정말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본격적인 우울증이나 기분 장애나 불안 장애, 강박 장애 등으로 나타날 수 있겠고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운 어린 나이에 학업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자아정체감을 형성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공부에 대한 흥미 자체를 잃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무조건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장래에 뭘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알게 한 후에 공부를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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