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산 방치…‘재앙’으로 돌아와

입력 2009.02.0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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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석면 폐광산 주변 주민들에게 폐질환이 집단 발병해 충격을 주었는데요.

전국에 산재해 있는 폐광산의 대부분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복원된 곳도 곳곳에서 허술한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10년 전 문을 닫은 구리 광산.

광물찌꺼기가 섞인 붉은 침출수가 하천은 물론 논까지 흘러들어갑니다.

4년 전 옥천군이 폐광 피해방지 사업을 끝낸 곳이라고는 믿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옹벽을 설치한 것은 광물찌꺼기와 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지질 조사를 거쳐 침출수 발생 부분을 콘크리트 등으로 막아야 했지만 눈에 보이는 부분만 흙으로 덮는 식으로 복원을 한 탓입니다.

<인터뷰>김종인(마을주민) : "여하튼 풀, 나무가 자라지 못할 정도로 돼있었어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풀이 안자라거든요."

겨울 가뭄으로 극심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강원도 태백.

철 성분이 기준치의 2백 배나 높은 물이 폐광에서 쉴새없이 흘러 내려옵니다.

한쪽에서는 부랴부랴 추가 정화시설 설치가 한창입니다.

애초 유출수의 양을 잘못 예측해 기존의 정화시설로는 절반밖에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병용 : "약수 먹으면 병도 떨어지고 좋다는 게 광산 하고나서 그 약숫물이 그만 끊어졌어요."

전국 폐광산 934곳 가운데 전체의 88%는 아직도 방치되고 있고, 그나마 복원된 12%도 곳곳에서 사업이 엉터리로 이뤄졌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2천억 원을 쏟아부은 복원사업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은 정확한 실태 조사가 부족한데다가 전문성 없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현구 :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복원을 해나가는 그런 과정을 지금부터라도 구축해 가야하지 않겠나 "

근원을 차단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땜질식 복원이 되풀이되면서 폐광산은 '재앙'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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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광산 방치…‘재앙’으로 돌아와
    • 입력 2009-02-08 21:10:02
    뉴스 9
<앵커 멘트> 얼마 전 석면 폐광산 주변 주민들에게 폐질환이 집단 발병해 충격을 주었는데요. 전국에 산재해 있는 폐광산의 대부분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복원된 곳도 곳곳에서 허술한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10년 전 문을 닫은 구리 광산. 광물찌꺼기가 섞인 붉은 침출수가 하천은 물론 논까지 흘러들어갑니다. 4년 전 옥천군이 폐광 피해방지 사업을 끝낸 곳이라고는 믿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옹벽을 설치한 것은 광물찌꺼기와 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제구실을 못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지질 조사를 거쳐 침출수 발생 부분을 콘크리트 등으로 막아야 했지만 눈에 보이는 부분만 흙으로 덮는 식으로 복원을 한 탓입니다. <인터뷰>김종인(마을주민) : "여하튼 풀, 나무가 자라지 못할 정도로 돼있었어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풀이 안자라거든요." 겨울 가뭄으로 극심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강원도 태백. 철 성분이 기준치의 2백 배나 높은 물이 폐광에서 쉴새없이 흘러 내려옵니다. 한쪽에서는 부랴부랴 추가 정화시설 설치가 한창입니다. 애초 유출수의 양을 잘못 예측해 기존의 정화시설로는 절반밖에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전병용 : "약수 먹으면 병도 떨어지고 좋다는 게 광산 하고나서 그 약숫물이 그만 끊어졌어요." 전국 폐광산 934곳 가운데 전체의 88%는 아직도 방치되고 있고, 그나마 복원된 12%도 곳곳에서 사업이 엉터리로 이뤄졌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2천억 원을 쏟아부은 복원사업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은 정확한 실태 조사가 부족한데다가 전문성 없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현구 :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복원을 해나가는 그런 과정을 지금부터라도 구축해 가야하지 않겠나 " 근원을 차단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땜질식 복원이 되풀이되면서 폐광산은 '재앙'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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