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입력 2009.02.14 (21:30) 수정 2009.02.14 (22: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요즘 워낭소리의 흥행으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척박한 독립영화 제작 현실에서 제2의 워낭소리를 꿈꾸는 영화인들의 열정과 고민을 정홍규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큐사인과 함께 숨죽인 스탭들의 시선이 주연 배우에게 쏠립니다.

본업인 무용 일을 하면서 연기를 함께 한 지 5년째.

김예리 씨에게 독립영화는 배우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 주는 소중한 무대입니다.

<인터뷰>김예리(배우): "고등학생이긴 하지만 캐릭터가 다 다른 그래서 만약에 상업영화를 하게 되면 이렇게 다양하게 고등학생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고요."

한 여고생의 성장 과정을 그린 이 영화의 제작비는 2억 5천만 원.

일반 상업영화 제작비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준비 과정은 더욱 철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최지영(감독): "가난도 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규모를 물량으로 대고 기자재를 대서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게 안 되기 때문에 내가 더 고민해야 되고..."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독립 단편영화 촬영이 한창입니다.

변변한 조명 장비도 없고, 필름이 아닌 캠코더 카메라가 촬영 장비의 전부입니다.

열 명 가까운 스탭들이 아무런 보수도 없이 일할 수 있는 건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 때문입니다.

<인터뷰>최정석(촬영 감독): "현장에서 촬영부 일은 제한적인 일밖에 없으니까 제가 주도적으로 찍을 수 있는 게 저한테는 공부가 되니까..."

밥먹을 시간도 없이 빵으로 대신하며 어렵게 만들어지는 독립영화.

하지만 영화제가 아닌 곳에서 일반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박범근(영화 감독): "국내에서 독립영화 보려 갈려면 볼 수가 없어요. 극장 상영하는 곳을 가려면 물어 물어 인터넷을 통해 알아봐야 하고..."

일본에 사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이달 말 개봉을 앞두고 유명 배우 문소리 씨가 내레이션에 참여했지만, 상영관으로 잡힌 곳은 독립영화 전용관 다섯 곳뿐.

그나마 워낭소리의 흥행 덕분이었습니다.

<인터뷰>안해룡(영화 감독): "상업적 극장이 운동적 메시지를 달고 가는 게 부담이잖아요. 작은 영화관에서 얼마나 반응이 있고 관객들이 얼마나 그쪽에 요구해 그 문을 열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독립영화가 50만 관객을 모으는 시대.

하지만 독립영화 제작 지원금이 한 해 6억 원에 불과한 현실이 그대로인 한 제2의 워낭소리는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영화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충렬('워낭소리' 감독): "단순히 돈의 논리로만 간다면 정말 근간이 되는 생각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본적인 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영화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봐요."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문화와 사람]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 입력 2009-02-14 21:10:59
    • 수정2009-02-14 22:13:18
    뉴스 9
<앵커 멘트> 요즘 워낭소리의 흥행으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척박한 독립영화 제작 현실에서 제2의 워낭소리를 꿈꾸는 영화인들의 열정과 고민을 정홍규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큐사인과 함께 숨죽인 스탭들의 시선이 주연 배우에게 쏠립니다. 본업인 무용 일을 하면서 연기를 함께 한 지 5년째. 김예리 씨에게 독립영화는 배우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 주는 소중한 무대입니다. <인터뷰>김예리(배우): "고등학생이긴 하지만 캐릭터가 다 다른 그래서 만약에 상업영화를 하게 되면 이렇게 다양하게 고등학생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고요." 한 여고생의 성장 과정을 그린 이 영화의 제작비는 2억 5천만 원. 일반 상업영화 제작비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준비 과정은 더욱 철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최지영(감독): "가난도 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규모를 물량으로 대고 기자재를 대서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게 안 되기 때문에 내가 더 고민해야 되고..."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독립 단편영화 촬영이 한창입니다. 변변한 조명 장비도 없고, 필름이 아닌 캠코더 카메라가 촬영 장비의 전부입니다. 열 명 가까운 스탭들이 아무런 보수도 없이 일할 수 있는 건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 때문입니다. <인터뷰>최정석(촬영 감독): "현장에서 촬영부 일은 제한적인 일밖에 없으니까 제가 주도적으로 찍을 수 있는 게 저한테는 공부가 되니까..." 밥먹을 시간도 없이 빵으로 대신하며 어렵게 만들어지는 독립영화. 하지만 영화제가 아닌 곳에서 일반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박범근(영화 감독): "국내에서 독립영화 보려 갈려면 볼 수가 없어요. 극장 상영하는 곳을 가려면 물어 물어 인터넷을 통해 알아봐야 하고..." 일본에 사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이달 말 개봉을 앞두고 유명 배우 문소리 씨가 내레이션에 참여했지만, 상영관으로 잡힌 곳은 독립영화 전용관 다섯 곳뿐. 그나마 워낭소리의 흥행 덕분이었습니다. <인터뷰>안해룡(영화 감독): "상업적 극장이 운동적 메시지를 달고 가는 게 부담이잖아요. 작은 영화관에서 얼마나 반응이 있고 관객들이 얼마나 그쪽에 요구해 그 문을 열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독립영화가 50만 관객을 모으는 시대. 하지만 독립영화 제작 지원금이 한 해 6억 원에 불과한 현실이 그대로인 한 제2의 워낭소리는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영화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충렬('워낭소리' 감독): "단순히 돈의 논리로만 간다면 정말 근간이 되는 생각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본적인 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영화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봐요."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