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강원·전북 가뭄 ‘재앙’ 수준 비상

입력 2009.02.26 (23: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강원 남부 지역에서 끝을 알 수 없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계곡물까지 끌어쓰는 것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하는데, 최근엔 이런 가뭄 현상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어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강릉 연결합니다.

엄진아 기자! (네. 강릉입니다. )

<질문>

제한 급수가 이뤄지는 곳은 그나마 다행이고, 계곡물까지 끌어다 쓰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찾아간 곳은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좁시골이라는 산골 마을인데요.

고지대여서 수돗물이 완전히 끊긴 지 오래입니다.

주민들은 집 옆으로 흐르는 도랑에서, 30센티미터가 넘는 두꺼운 얼음을 깨고 물을 길어다가 식수로까지 쓰고 있습니다.

물 자체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빨래는 물론, 목욕, 가장 기본적인 화장실 문제까지... 무엇 하나 수월한 것이 없습니다.

생태계까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물을 찾아서 웅덩이로 모여든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바닥에 있는 돌을 들춰보면 동면중이던 개구리가 말라죽은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자원공사는 최악의 경우 댐 바닥에 고인 물까지 퍼올리기 위해 비상 펌프까지 설치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물이 마르면서 수질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건데요.

태백시가 계곡 26군데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19곳이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습니다.

특히 계곡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대장균이 검출된 곳이 많았습니다.

<인터뷰> 상수도 사업소 관계자 : "계곡물에는 병원성 대장균이 많아서 수인성 전염병을 유발할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가뭄 현상이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전라북도는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벌써 다섯 달째 이어지는 가뭄입니다.

전북지역 5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하는 용담댐입니다.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면서 현재 이 댐의 저수율은 25%에 불과합니다.

마음이 급해진 주민들은 급기야 기우제까지 지냈습니다.

먹을 물도 먹을 물이지만, 농사철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이러다가는 한 해 농사까지 망칠까...주민들은 단비를 기도하며 정성스레 제를 올립니다.

저수지 용왕님을 위해 모처럼 의관까지 가다듬고 술과 음식도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이런 기우제는 이 마을에서는 40년 만의 일입니다.

<인터뷰> 박경태(용담향교 의전장의) : "가뭄극복이 돼서 농민들이 다 부자 농사 잘되고 부자마을 되게 이런 심정으로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기상청은 이런 가뭄은 앞으로 석 달 이상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말라버린 하늘에 주민들의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릉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현장] 강원·전북 가뭄 ‘재앙’ 수준 비상
    • 입력 2009-02-26 23:22:18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강원 남부 지역에서 끝을 알 수 없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계곡물까지 끌어쓰는 것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하는데, 최근엔 이런 가뭄 현상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어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강릉 연결합니다. 엄진아 기자! (네. 강릉입니다. ) <질문> 제한 급수가 이뤄지는 곳은 그나마 다행이고, 계곡물까지 끌어다 쓰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찾아간 곳은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좁시골이라는 산골 마을인데요. 고지대여서 수돗물이 완전히 끊긴 지 오래입니다. 주민들은 집 옆으로 흐르는 도랑에서, 30센티미터가 넘는 두꺼운 얼음을 깨고 물을 길어다가 식수로까지 쓰고 있습니다. 물 자체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빨래는 물론, 목욕, 가장 기본적인 화장실 문제까지... 무엇 하나 수월한 것이 없습니다. 생태계까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물을 찾아서 웅덩이로 모여든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바닥에 있는 돌을 들춰보면 동면중이던 개구리가 말라죽은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자원공사는 최악의 경우 댐 바닥에 고인 물까지 퍼올리기 위해 비상 펌프까지 설치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물이 마르면서 수질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는 건데요. 태백시가 계곡 26군데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19곳이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습니다. 특히 계곡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대장균이 검출된 곳이 많았습니다. <인터뷰> 상수도 사업소 관계자 : "계곡물에는 병원성 대장균이 많아서 수인성 전염병을 유발할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가뭄 현상이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전라북도는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벌써 다섯 달째 이어지는 가뭄입니다. 전북지역 5개 시군에 용수를 공급하는 용담댐입니다.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면서 현재 이 댐의 저수율은 25%에 불과합니다. 마음이 급해진 주민들은 급기야 기우제까지 지냈습니다. 먹을 물도 먹을 물이지만, 농사철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이러다가는 한 해 농사까지 망칠까...주민들은 단비를 기도하며 정성스레 제를 올립니다. 저수지 용왕님을 위해 모처럼 의관까지 가다듬고 술과 음식도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이런 기우제는 이 마을에서는 40년 만의 일입니다. <인터뷰> 박경태(용담향교 의전장의) : "가뭄극복이 돼서 농민들이 다 부자 농사 잘되고 부자마을 되게 이런 심정으로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기상청은 이런 가뭄은 앞으로 석 달 이상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말라버린 하늘에 주민들의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릉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