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스폰서 없이 출발 시즌 ‘삐걱’

입력 2009.03.04 (13:50) 수정 2009.03.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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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스폰서가 정해지지 않은 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은 지옥의 강행군이 불가피하고...'
프로축구가 9개월여 '2009 K-리그' 대장정을 시작하는 시즌 개막일(7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출발이 좋지 않다.
15개 구단 체제로 재편한 K-리그 사령탑들과 간판급 선수들이 4일 한자리에 모여 출사표를 밝히는 미디어 데이 행사가 열린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 그랜드볼룸.
시즌 시작을 알리는 이날 행사에는 조광래(경남), 황선홍(부산), 김호(대전), 이강조(상무) 감독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며칠 전 온몸을 덮은 물집과 통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온 조광래 경남 감독과 짙은 안개로 비행기를 타지 못한 2년차 황선홍 부산 감독은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통산 사령탑 200승 고지를 밟았던 김호 대전 감독과 이강조 상무 감독은 '개인 사정'이 불참 이유였다. 이준하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왜 불참했는지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연맹의 내부 사정은 이보다 더욱 좋지 않다.
안정적인 리그 운영에 재정적인 뒷받침을 해줄 타이틀 스폰서를 잡지 못해서다. 연맹은 지난해까지 후원했던 삼성전자 등 내로라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했지만 거액을 투자할 물주를 잡지 못했다. 타이틀 스폰서 없이 시즌을 시작할 판이다.
곽정환 연맹 회장은 "리그와 컵대회는 물론 올스타전까지 한 회사가 다 맡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너무 크다. 유럽처럼 여러 스폰서가 참가하는 형태의 오피셜 스폰서로 격조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 따른 한파가 K-리그까지 강타한 것이다.
이준하 연맹 사무총장도 "후원 규모를 35억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프로축구의 시장 가치가 50억원, 100억원으로 커질지 모르기 때문에 헐값으로 계약할 생각은 없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이번 시즌을 스폰서 없이 운영할 수도 있다"고 선언했다.
이 총장은 이어 "회장사가 일시적으로 돈을 댈 수 있지만 그건 장기적으로 리그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하거나 일본처럼 컵대회 등 이벤트 대회에 개별 후원 기업을 구하는 방법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빡빡한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도 구단들로서는 고민거리다.
지난해 정규리그 1∼3위인 수원과 서울, 울산, FA컵 챔피언 포항은 주중에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진행하는 강행군을 해야 한다.
이들 팀은 7일이나 8일 시즌 개막전에 이어 10일이나 11일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해야 하고 이런 일정을 반복한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 아시아의 강팀과 명예를 걸고 싸우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김호곤 울산 감독은 "17일 호주 뉴캐슬과 원정경기에는 2군을 보낼 수 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울산은 14일 성남과 원정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호주로 날아가야 하는 강행군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울산이 성남전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제 한파를 이유로 선수들의 승리수당을 없애는 등 '비상 경영'을 선언한 프로축구가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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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 스폰서 없이 출발 시즌 ‘삐걱’
    • 입력 2009-03-04 13:47:40
    • 수정2009-03-04 14:54:21
    연합뉴스
'타이틀 스폰서가 정해지지 않은 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은 지옥의 강행군이 불가피하고...' 프로축구가 9개월여 '2009 K-리그' 대장정을 시작하는 시즌 개막일(7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출발이 좋지 않다. 15개 구단 체제로 재편한 K-리그 사령탑들과 간판급 선수들이 4일 한자리에 모여 출사표를 밝히는 미디어 데이 행사가 열린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 그랜드볼룸. 시즌 시작을 알리는 이날 행사에는 조광래(경남), 황선홍(부산), 김호(대전), 이강조(상무) 감독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며칠 전 온몸을 덮은 물집과 통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온 조광래 경남 감독과 짙은 안개로 비행기를 타지 못한 2년차 황선홍 부산 감독은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통산 사령탑 200승 고지를 밟았던 김호 대전 감독과 이강조 상무 감독은 '개인 사정'이 불참 이유였다. 이준하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왜 불참했는지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연맹의 내부 사정은 이보다 더욱 좋지 않다. 안정적인 리그 운영에 재정적인 뒷받침을 해줄 타이틀 스폰서를 잡지 못해서다. 연맹은 지난해까지 후원했던 삼성전자 등 내로라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했지만 거액을 투자할 물주를 잡지 못했다. 타이틀 스폰서 없이 시즌을 시작할 판이다. 곽정환 연맹 회장은 "리그와 컵대회는 물론 올스타전까지 한 회사가 다 맡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너무 크다. 유럽처럼 여러 스폰서가 참가하는 형태의 오피셜 스폰서로 격조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 따른 한파가 K-리그까지 강타한 것이다. 이준하 연맹 사무총장도 "후원 규모를 35억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프로축구의 시장 가치가 50억원, 100억원으로 커질지 모르기 때문에 헐값으로 계약할 생각은 없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이번 시즌을 스폰서 없이 운영할 수도 있다"고 선언했다. 이 총장은 이어 "회장사가 일시적으로 돈을 댈 수 있지만 그건 장기적으로 리그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하거나 일본처럼 컵대회 등 이벤트 대회에 개별 후원 기업을 구하는 방법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빡빡한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도 구단들로서는 고민거리다. 지난해 정규리그 1∼3위인 수원과 서울, 울산, FA컵 챔피언 포항은 주중에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진행하는 강행군을 해야 한다. 이들 팀은 7일이나 8일 시즌 개막전에 이어 10일이나 11일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해야 하고 이런 일정을 반복한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 아시아의 강팀과 명예를 걸고 싸우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김호곤 울산 감독은 "17일 호주 뉴캐슬과 원정경기에는 2군을 보낼 수 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울산은 14일 성남과 원정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호주로 날아가야 하는 강행군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울산이 성남전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제 한파를 이유로 선수들의 승리수당을 없애는 등 '비상 경영'을 선언한 프로축구가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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