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군 통신선 복구해야

입력 2009.03.10 (07:00) 수정 2009.03.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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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중앙대 교수/객원 해설위원]

북한이 갑자기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차단하면서 개성공단 출입이 중단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측으로부터 사전 연락을 받지 못한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오도 가도 못한 채 남북출입사무소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렸습니다.

우리 정부는 즉각 이번 조치를 철회하라고 북측에 요구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통행·통신·통관에 대한 군사적 보장 합의서 위반입니다.

개성공단에 발이 묶인 우리 근로자들의 귀환을 위해 군 통신선으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여전히 묵묵무답입니다.

북한군이 차단한 군 통신선은 동·서해지구 남북관리 구역의 양측 군 상황실을 연결한 전화입니다.

남북 왕래에는 초청장과 당국의 방북 허가 외에도 정전협정에 따라 군 당국끼리 출·입경자의 명단을 군 통신선으로 상호 통보하고 승인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군 통신선 차단으로 출·입경자 명단 통보가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개성공단 출입이 중단될 것으로 보여 남북경협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신선 차단은 남북 의사소통의 단절을 의미하기 때문에 육상과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저지할 수 있는 장치도 사라집니다.

남북 간의 긴장 완화와 개성공단의 생산 활동을 위해서도 통신선의 빠른 재개가 필요합니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93개의 우리 기업이 가동되고 있으며 북한 근로자 3만 9천 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남북이 상생 공영하는 상징 사업으로서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북한 근로자들의 소득 증대와 북한 경제의 회생에도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과 같은 북한의 무리한 조처는 개성공단의 앞날을 어둡게 합니다.

남북 당국이 합의한 제도적 보장 장치를 근거로 사업을 추진한 우리 기업으로서는 생산 활동을 전면 중단 시키는 엄중한 조처를 사전에 한마디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북한 당국에 대해 심각한 불신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향후 추가 투자를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개성공단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 북한은 통신선 재개 조처를 시급히 취해야 합니다. 개성공단 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경우 북한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개성공단 사업의 중단은 우리 기업들에게는 큰 손실을 주게 되며 향후 남북경협의 모든 가능성을 빼앗아 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해서 우리 정부도 문제 해결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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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군 통신선 복구해야
    • 입력 2009-03-10 06:26:32
    • 수정2009-03-23 10: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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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중앙대 교수/객원 해설위원] 북한이 갑자기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차단하면서 개성공단 출입이 중단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측으로부터 사전 연락을 받지 못한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오도 가도 못한 채 남북출입사무소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렸습니다. 우리 정부는 즉각 이번 조치를 철회하라고 북측에 요구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통행·통신·통관에 대한 군사적 보장 합의서 위반입니다. 개성공단에 발이 묶인 우리 근로자들의 귀환을 위해 군 통신선으로 접촉을 시도했으나 여전히 묵묵무답입니다. 북한군이 차단한 군 통신선은 동·서해지구 남북관리 구역의 양측 군 상황실을 연결한 전화입니다. 남북 왕래에는 초청장과 당국의 방북 허가 외에도 정전협정에 따라 군 당국끼리 출·입경자의 명단을 군 통신선으로 상호 통보하고 승인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군 통신선 차단으로 출·입경자 명단 통보가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개성공단 출입이 중단될 것으로 보여 남북경협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신선 차단은 남북 의사소통의 단절을 의미하기 때문에 육상과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저지할 수 있는 장치도 사라집니다. 남북 간의 긴장 완화와 개성공단의 생산 활동을 위해서도 통신선의 빠른 재개가 필요합니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93개의 우리 기업이 가동되고 있으며 북한 근로자 3만 9천 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남북이 상생 공영하는 상징 사업으로서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북한 근로자들의 소득 증대와 북한 경제의 회생에도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과 같은 북한의 무리한 조처는 개성공단의 앞날을 어둡게 합니다. 남북 당국이 합의한 제도적 보장 장치를 근거로 사업을 추진한 우리 기업으로서는 생산 활동을 전면 중단 시키는 엄중한 조처를 사전에 한마디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북한 당국에 대해 심각한 불신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향후 추가 투자를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개성공단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 북한은 통신선 재개 조처를 시급히 취해야 합니다. 개성공단 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경우 북한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개성공단 사업의 중단은 우리 기업들에게는 큰 손실을 주게 되며 향후 남북경협의 모든 가능성을 빼앗아 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해서 우리 정부도 문제 해결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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