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와 줄기세포 연구 문답풀이

미국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된 과학적인 문제인 동시에 정치적 쟁점이었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9일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 정부의 자금지원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도 전임 조지 부시 행정부와 차별되는 또 하나의 `정치적 결정'으로 비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 인터넷판은 이날 줄기세포 연구와 미국 정치의 상관관계를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 줄기세포 연구는 왜 정치적 이슈인가 = 줄기세포가 배아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생명이 임신단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줄기세포 연구를 살인과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연구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배아가 생명단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사용되지 않는 배아는 폐기되기 때문에 그것을 질병치료 연구에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줄기세포 연구는 합법적인가 = 미국 대부분 주에서 합법이다. 일부 주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를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이 연구를 금지하는 연방법은 없다. 그동안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이 제한됐을 뿐이었다.
◇ 부시가 했던 일은 =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8월 연방정부 자금이 이미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에만 지원된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따라서 새로운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를 원하는 과학자들은 주 정부의 자금이나 민간 자금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004년 주 정부가 줄기세포 연구에 30억 달러를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민 발의안 71호가 통과됐다.
◇ 오바마 대통령이 한 일은 = 부시 전 대통령이 2001년 8월 시행한 행정명령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다.
◇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한 정치적 이념은 = 줄기세포 연구 문제는 정당을 초월한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낙태에 반대하는 사회적 보수주의자들은 줄기세포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에 반대했다. 그러나 공화당 보수주의자의 대부였던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를 예외였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숨지고 나서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를 줄곧 지지해왔다.
◇ 줄기세포 연구 허용의 또 다른 의미는 =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자금 지원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는 과학과 정치를 구분하는 행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은 정치적인 어젠다를 위해 과학적인 자료가 결코 은폐 또는 왜곡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념이 아니라 사실에 기초해 과학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