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놀음’ WBC 빅리거 눈물

입력 2009.03.12 (13:07) 수정 2009.03.1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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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세계 최고 야구리그라는 점은 자타가 공인한다.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감독도 일본이 베이징올림픽 때와 달리 현역 메이저리거가 5명이나 포함됐다는 점을 들어 한수 위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거가 몇명이냐에 따라 팀 전력의 순위가 매겨졌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메이저리거의 무덤이 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예선 탈락은 좋은 예다.
28명 선수 가운데 현역 메이저리거가 25명이나 포함돼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했던 도미니카공화국은 네덜란드에 2-3, 1-2로 두차례나 져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가 2명에 불과하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을 2번이나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거는 추신수 한 명 뿐인 한국도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5명이나 되는 일본을 A조 순위 결정전에서 꺾고 1위를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4명 뿐인 호주는 지난 9일 투수와 타자 대부분이 전, 현역 메이저리거로 이뤄진 강팀 멕시코를 상대로 17-7 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거가 맥을 못추는 현상은 1회 대회 때도 없지 않았다.
당시 4강에 오른 한국,일본,쿠바, 도미니카공화국 가운데 메이저리거가 주축이 된 팀은 도미니카공화국 뿐이었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오쓰카 아키노리(텍사스) 등 메이저리거가 단 2명에 불과했던 일본은 미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한국에 당했던 두 번의 패배를 설욕하고 결승에 올라 초대 패권을 차지했다.
박찬호, 서재응 등 5명의 메이저리거가 뛰었던 한국은 멕시코를 2-1로 꺾은 데 이어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구성된 미국을 격파하는 등 대회 내내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이런 결과는 단기전일수록 투수력이 경기 승패에 큰 영향을 차지하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인식 감독도 네덜란드가 도미니카공화국을 물리쳤다는 얘기를 듣고 "야구란 원래 투수놀음이다. 약체라고 하더라도 투수가 한 명 미치면 그날 경기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특히 국제무대에 낯선 투수는 제대로 분석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상 외로 공략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들이 1-2회씩 짧게 끊어 던질 경우, 타자들의 혼선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가 국내 리그 투수들을 중심으로 무려 5명과 6명을 이어 던지게 하면서 데이비드 오티스, 아드리안 벨트레 등 메이저리그 홈런 타자들이 즐비한 도미니카 강타선을 각각 2점과 1점으로 봉쇄한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또 국가대항전이라는 점에서 객관적 전력보다는 정신력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개인보다는 '전체'를 중요시하는 한국이나 일본이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발휘하는 것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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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는 투수놀음’ WBC 빅리거 눈물
    • 입력 2009-03-12 13:07:08
    • 수정2009-03-12 13:15:34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세계 최고 야구리그라는 점은 자타가 공인한다.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감독도 일본이 베이징올림픽 때와 달리 현역 메이저리거가 5명이나 포함됐다는 점을 들어 한수 위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거가 몇명이냐에 따라 팀 전력의 순위가 매겨졌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메이저리거의 무덤이 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의 예선 탈락은 좋은 예다. 28명 선수 가운데 현역 메이저리거가 25명이나 포함돼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했던 도미니카공화국은 네덜란드에 2-3, 1-2로 두차례나 져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가 2명에 불과하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을 2번이나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거는 추신수 한 명 뿐인 한국도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5명이나 되는 일본을 A조 순위 결정전에서 꺾고 1위를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4명 뿐인 호주는 지난 9일 투수와 타자 대부분이 전, 현역 메이저리거로 이뤄진 강팀 멕시코를 상대로 17-7 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거가 맥을 못추는 현상은 1회 대회 때도 없지 않았다. 당시 4강에 오른 한국,일본,쿠바, 도미니카공화국 가운데 메이저리거가 주축이 된 팀은 도미니카공화국 뿐이었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오쓰카 아키노리(텍사스) 등 메이저리거가 단 2명에 불과했던 일본은 미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한국에 당했던 두 번의 패배를 설욕하고 결승에 올라 초대 패권을 차지했다. 박찬호, 서재응 등 5명의 메이저리거가 뛰었던 한국은 멕시코를 2-1로 꺾은 데 이어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구성된 미국을 격파하는 등 대회 내내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이런 결과는 단기전일수록 투수력이 경기 승패에 큰 영향을 차지하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인식 감독도 네덜란드가 도미니카공화국을 물리쳤다는 얘기를 듣고 "야구란 원래 투수놀음이다. 약체라고 하더라도 투수가 한 명 미치면 그날 경기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특히 국제무대에 낯선 투수는 제대로 분석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상 외로 공략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들이 1-2회씩 짧게 끊어 던질 경우, 타자들의 혼선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가 국내 리그 투수들을 중심으로 무려 5명과 6명을 이어 던지게 하면서 데이비드 오티스, 아드리안 벨트레 등 메이저리그 홈런 타자들이 즐비한 도미니카 강타선을 각각 2점과 1점으로 봉쇄한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또 국가대항전이라는 점에서 객관적 전력보다는 정신력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개인보다는 '전체'를 중요시하는 한국이나 일본이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발휘하는 것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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