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잃은’ 김광현, 마운드 운용 비상

입력 2009.03.12 (14:41) 수정 2009.03.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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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21.SK)이 연습경기에서 또 무너졌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류현진(한화)과 원 투 펀치를 이뤄줄 것으로 예상했던 김광현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야구대표팀의 2라운드에서 마운드 운용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김광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평가전에 선발 등판, 2⅔이닝 동안 2루타 2방 등 안타 5개를 맞고 3점을 준 뒤 강판했다.
지난 7일 일본과 1라운드 예선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3점 홈런을 포함해 7안타를 맞고 8점을 내준 뒤 닷새 만에 등판했으나 내용은 그다지 나아진 게 없었다.
문제는 직구였다. 일본 타자들이 김광현의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난타했다면 힘 좋은 미국 타자들은 볼 끝이 둔한 김광현의 직구와 밋밋한 슬라이더를 모두 방망이 중심에 정통으로 맞혔다.
김광현은 "시차 적응에 애로를 겪고 있다. 많이 자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도 "공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7일 일본과 첫 경기에서 첫 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대결에서 당황했던 느낌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공은 지난번보다 나아졌지만 국내에서 던지던 패턴으로는 2라운드에서 힘들다. 높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힘 좋은 타자들이 다 넘기지 않는가. 볼을 낮게 던져야 한다"며 여전히 제구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상문 대표팀 투수코치는 "지난달 14일 대표팀 합류 때부터 김광현의 직구에는 힘이 없었다. 특유의 볼 끝 움직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광현 또한 "올해 전지훈련이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고 내용도 좋지 못했다"면서 페이스를 최고조로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김광현은 평소 최고시속 150㎞짜리 광속구를 뿌리지만 WBC에서는 140㎞를 넘기는 것도 버거운 형편이다. 볼 끝이 둔해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면서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 위력도 반감됐다.
샌디에이고 버드 블랙 감독조차 김광현을 "빠른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로 알고 있을 정도로 그의 슬라이더는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그만큼 슬라이더만 때리면 무너뜨릴 수 있다는 확신을 상대편에 더욱 심어줄 뿐이었다.
◇안 살아나면 다음 등판도 힘들다
9일 일본을 1라운드 최종전에서 1-0으로 꺾은 원동력은 투수들의 빠른 직구에 있었다.
포수 박경완(SK)은 이날 평가전에 앞서 "일본과 예선 1차전에서 변화구를 너무 맞아 두 번째 대결에서는 볼 배합의 70%를 직구를 택했다"고 말했다.
4월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금은 투수들이 타자보다 몸이 먼저 풀리는 시기다. 타자들이 시속 150㎞에 육박하는 볼은 쉽게 공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일본의 '현미경 분석'에 약점이 노출된 이상 김광현이 일본과 2라운드 경기에 쉽게 나올 수는 없다.
쿠바와 멕시코 등 2라운드에서 맞붙을 B조 국가들의 선수들은 힘이 좋아 직구 스피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경기마저도 등판할 가능성은 낮다. 대표팀이 김광현 딜레마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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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 잃은’ 김광현, 마운드 운용 비상
    • 입력 2009-03-12 14:41:50
    • 수정2009-03-12 15:13:28
    연합뉴스
김광현(21.SK)이 연습경기에서 또 무너졌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류현진(한화)과 원 투 펀치를 이뤄줄 것으로 예상했던 김광현이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야구대표팀의 2라운드에서 마운드 운용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김광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평가전에 선발 등판, 2⅔이닝 동안 2루타 2방 등 안타 5개를 맞고 3점을 준 뒤 강판했다. 지난 7일 일본과 1라운드 예선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동안 3점 홈런을 포함해 7안타를 맞고 8점을 내준 뒤 닷새 만에 등판했으나 내용은 그다지 나아진 게 없었다. 문제는 직구였다. 일본 타자들이 김광현의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난타했다면 힘 좋은 미국 타자들은 볼 끝이 둔한 김광현의 직구와 밋밋한 슬라이더를 모두 방망이 중심에 정통으로 맞혔다. 김광현은 "시차 적응에 애로를 겪고 있다. 많이 자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도 "공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7일 일본과 첫 경기에서 첫 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대결에서 당황했던 느낌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공은 지난번보다 나아졌지만 국내에서 던지던 패턴으로는 2라운드에서 힘들다. 높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힘 좋은 타자들이 다 넘기지 않는가. 볼을 낮게 던져야 한다"며 여전히 제구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상문 대표팀 투수코치는 "지난달 14일 대표팀 합류 때부터 김광현의 직구에는 힘이 없었다. 특유의 볼 끝 움직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광현 또한 "올해 전지훈련이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고 내용도 좋지 못했다"면서 페이스를 최고조로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김광현은 평소 최고시속 150㎞짜리 광속구를 뿌리지만 WBC에서는 140㎞를 넘기는 것도 버거운 형편이다. 볼 끝이 둔해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면서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 위력도 반감됐다. 샌디에이고 버드 블랙 감독조차 김광현을 "빠른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로 알고 있을 정도로 그의 슬라이더는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그만큼 슬라이더만 때리면 무너뜨릴 수 있다는 확신을 상대편에 더욱 심어줄 뿐이었다. ◇안 살아나면 다음 등판도 힘들다 9일 일본을 1라운드 최종전에서 1-0으로 꺾은 원동력은 투수들의 빠른 직구에 있었다. 포수 박경완(SK)은 이날 평가전에 앞서 "일본과 예선 1차전에서 변화구를 너무 맞아 두 번째 대결에서는 볼 배합의 70%를 직구를 택했다"고 말했다. 4월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금은 투수들이 타자보다 몸이 먼저 풀리는 시기다. 타자들이 시속 150㎞에 육박하는 볼은 쉽게 공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일본의 '현미경 분석'에 약점이 노출된 이상 김광현이 일본과 2라운드 경기에 쉽게 나올 수는 없다. 쿠바와 멕시코 등 2라운드에서 맞붙을 B조 국가들의 선수들은 힘이 좋아 직구 스피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경기마저도 등판할 가능성은 낮다. 대표팀이 김광현 딜레마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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