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의원 “정계 떠나겠다”

<앵커 멘트>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광재 의원이 정계를 떠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속여부는 오늘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영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나타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다소 지친 표정이었습니다.

이 의원은 영장 심사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으며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를 증명하기 위해 구속여부에 상관없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이광재(민주당 의원) :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진실되게 말씀드렸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혐의 입증에 자신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연차 회장의 부탁으로 미화 2만불을 전달했다는 뉴욕의 한식당 사장 곽모 씨는 악수를 할 때 이 의원의 검지 손가락 마디가 없었다는 것까지 명확히 기억했다고 검찰은 전했습니다.

검찰은 또 미국뿐 아니라 베트남과 국내에서도 이 의원이 돈을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국내로 돈을 들여올 때는 공항 검색에 포착되기도 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그대로 넘어간 정황까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03년 썬앤문 그룹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이 의원, 이후 7년 동안 특검 2번을 포함해 모두 9차례 정도 검찰의 수사와 내사를 받았습니다.

검찰과의 질긴 악연 끝에 결국 구속될 지는 오늘 밤 늦게 결정됩니다.

KBS 뉴스 이영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