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비현실적 보상비…폐업 위기

입력 2009.03.26 (22:12) 수정 2009.03.26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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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동탄 신도시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쫓겨나듯 떠나거나 아예 문을 닫고 있습니다. 정부는 틈날 때마다 중소기업 지원을 외치는데 그 속사정을 이승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화성의 한 휴대전화 부품 공장.

최근 공장 터가 동탄 신도시로 수용되면서 공장을 옮겨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하지만 토지공사가 지급하는 토지보상비로는 마땅한 이전 부지를 구하지 못해 결국 중국행을 택했습니다.

<인터뷰> 중소기업 사장 : "5년전 땅값이 그대로 나왔구요, 저희가 그동안 투자했던 설비라든가 이런 건 다 배제됐다고 보면 됩니다."

금형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아예 폐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토지공사가 주는 토지보상비로는 이주는 커녕 공장 설립 당시 빌렸던 은행 대출금을 갚기도 빠듯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중소기업 사장 : "금융 대출관계가 부채가 있다보니까 보상이 나오면 금융기관에 먼저 변제를 해야하니까 나머지 가지고는 도저히 딴 데 갈 수 있는 상황이 안되죠."

동탄신도시 개발로 부지가 수용된 공장은 모두 5백 여곳... 대부분 이처럼 난감한 상황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신도시를 개발하는 토지공사는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윤명호(토공 관계자) : "이전은 업체들이 알아서 하라는 게 보통인데, 동탄지구 같은 경우엔 대체단지 3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체산업단지의 토지분양가가 토지보상비보다 훨씬 비싸다는 데 있습니다.

이곳은 토지공사에서 대체 산업단지로 제시한 부집니다. 이곳의 분양가는 3백만 원 정도입니다.

500여개 공장들이 수용되면서 받은 토지보상비는 3.3제곱미터에 평균 230만 원 정도.

사실상 이전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그나마 기업들은 내년까지 모두 이주를 끝내야 하지만 대체산업단지는 내후년에야 조성될 예정입니다.


결국 중소기업 100여곳은 아예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 수천 개도 함께 없어집니다.

<인터뷰> 김주태(중소기업 사장) :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추가비용 부담하는 것은 더 기업을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폐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정책당국은 기회있을 때마다 중소기업 육성에 힘쓰겠다고 말하지만 통탄신도시 지역의 공장주들에겐 곧이들리지 않습니다.

현장추적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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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비현실적 보상비…폐업 위기
    • 입력 2009-03-26 21:29:30
    • 수정2009-03-26 22:20:06
    뉴스 9
<앵커 멘트> 동탄 신도시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쫓겨나듯 떠나거나 아예 문을 닫고 있습니다. 정부는 틈날 때마다 중소기업 지원을 외치는데 그 속사정을 이승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화성의 한 휴대전화 부품 공장. 최근 공장 터가 동탄 신도시로 수용되면서 공장을 옮겨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하지만 토지공사가 지급하는 토지보상비로는 마땅한 이전 부지를 구하지 못해 결국 중국행을 택했습니다. <인터뷰> 중소기업 사장 : "5년전 땅값이 그대로 나왔구요, 저희가 그동안 투자했던 설비라든가 이런 건 다 배제됐다고 보면 됩니다." 금형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아예 폐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토지공사가 주는 토지보상비로는 이주는 커녕 공장 설립 당시 빌렸던 은행 대출금을 갚기도 빠듯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중소기업 사장 : "금융 대출관계가 부채가 있다보니까 보상이 나오면 금융기관에 먼저 변제를 해야하니까 나머지 가지고는 도저히 딴 데 갈 수 있는 상황이 안되죠." 동탄신도시 개발로 부지가 수용된 공장은 모두 5백 여곳... 대부분 이처럼 난감한 상황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신도시를 개발하는 토지공사는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윤명호(토공 관계자) : "이전은 업체들이 알아서 하라는 게 보통인데, 동탄지구 같은 경우엔 대체단지 3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체산업단지의 토지분양가가 토지보상비보다 훨씬 비싸다는 데 있습니다. 이곳은 토지공사에서 대체 산업단지로 제시한 부집니다. 이곳의 분양가는 3백만 원 정도입니다. 500여개 공장들이 수용되면서 받은 토지보상비는 3.3제곱미터에 평균 230만 원 정도. 사실상 이전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그나마 기업들은 내년까지 모두 이주를 끝내야 하지만 대체산업단지는 내후년에야 조성될 예정입니다. 결국 중소기업 100여곳은 아예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자리 수천 개도 함께 없어집니다. <인터뷰> 김주태(중소기업 사장) :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추가비용 부담하는 것은 더 기업을 영위할 수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폐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정책당국은 기회있을 때마다 중소기업 육성에 힘쓰겠다고 말하지만 통탄신도시 지역의 공장주들에겐 곧이들리지 않습니다. 현장추적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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