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주식회사’ 약인가 독인가?

입력 2009.03.2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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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거대 자본이 병원을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이른바 '병원 주식회사' 허용을 정부가 추진중입니다.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이충헌 의학 전문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영리병원, 이른바 병원 주식회사가 허용되면 의사뿐만 아니라 자본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병원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자본으로 대형 병원을 설립해서 의료 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고용이 창출되고 더 많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껏 영리법인 허용 문제는 그 실체와 파급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없이 이념 대결 양상으로 치달아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만 야기해 왔습니다.

반대 측은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건강보험의 근간을 위협한다고 주장합니다.

영리병원은 돈 되는 환자만 가려 받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예외 없이 모든 병원이 건강보험 환자를 진료하도록 되어있는 '당연지정제'도 흔들린다는 겁니다.

또 영리병원과 보험회사가 손을 잡아 건강보험을 대체하는 민영의료보험이 도입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박형근(제주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 "고급화된 대형 영리병원들이 시장에 등장하면 투자수익 배당 등의 이유로 의료비는 상승하고 의료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건강보험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당연지정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민영의료보험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현재 환자가 많은 대학병원은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현행법상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이신호(한국보건산업진흥원) : "국민 의료비가 0.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다만 의료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찬반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정부는 이달 말 의료산업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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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주식회사’ 약인가 독인가?
    • 입력 2009-03-26 21:35:28
    뉴스 9
<앵커 멘트> 거대 자본이 병원을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이른바 '병원 주식회사' 허용을 정부가 추진중입니다.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이충헌 의학 전문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영리병원, 이른바 병원 주식회사가 허용되면 의사뿐만 아니라 자본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병원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자본으로 대형 병원을 설립해서 의료 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고용이 창출되고 더 많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껏 영리법인 허용 문제는 그 실체와 파급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없이 이념 대결 양상으로 치달아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만 야기해 왔습니다. 반대 측은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건강보험의 근간을 위협한다고 주장합니다. 영리병원은 돈 되는 환자만 가려 받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예외 없이 모든 병원이 건강보험 환자를 진료하도록 되어있는 '당연지정제'도 흔들린다는 겁니다. 또 영리병원과 보험회사가 손을 잡아 건강보험을 대체하는 민영의료보험이 도입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박형근(제주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 "고급화된 대형 영리병원들이 시장에 등장하면 투자수익 배당 등의 이유로 의료비는 상승하고 의료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건강보험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당연지정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민영의료보험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현재 환자가 많은 대학병원은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현행법상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이신호(한국보건산업진흥원) : "국민 의료비가 0.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다만 의료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찬반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정부는 이달 말 의료산업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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