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세입자 내쫓고 성과급 잔치

입력 2009.03.31 (23: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멘트>

용산 참사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세입자를 빨리 몰아냈으니 그 공로로 수십억 원의 성과급을 달라는 재개발조합 간부들이 있습니다.

쫓겨난 세입자들은 물론 일반조합원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 유지향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문제가 된 재개발 조합 대체 어딥니까?

<답변>

네, 서울 마포구의 아현뉴타운 3구역 재개발조합입니다.

오늘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원측과 조합 간부들간의 충돌이 있었는데요, 먼저 당시 상황, 화면 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조합원들이 총회가 끝난 후 밖으로 나와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입니다.

이들 조합원들이 이처럼 강력 반발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조합간부 15명이 석연찮은 이유로 74억원의 성과급을 달라는 안건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조합간부 한 사람당 5억 원에 육박하는 거액인데요, 조합원들은 또 성과급 문제를 총회에서 통과시키는 과정도 사실상 동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개발조합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구재익 (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원) : "재개발 착공도 안했는데 무슨 성과급입니까. 아무 설명도 안하고 서면 결의서 돌려서 안건을 올리니까 이렇게 된 겁니다."

<질문>

세입자를 몰아낸 공로가 75억원 쯤 된다는 얘긴가요 무슨 이유로 돈을 달라는 겁니까?

<답변>

사업비를 크게 절감했으니 성과급을 달라는 게 조합의 주장입니다.

사업비를 줄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입자들의 이주를 앞당긴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세입자들의 이주시기를 넉 달 앞당겨서 비용을 줄였다고 말하고 있고요.

또, 주거 이전비를 줘야 하는 세입자 수를 천명 이상 줄였다. 이렇게 해서 2백 50억 정도를 줄였으니 그중에 30%를 성과급으로 달라.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골치아픈 세입자 문제를 빨리 해결했으니 보상 좀 제대로 해달라는 얘긴데요, 조합원들은 터무니 없는 요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합간부들이 고생해서 조합에 도움이 됐다면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지만, 74억은 납득이 안된다는 겁니다.

<질문>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자기들 몰아낸 공로로 성과급 받는다, 반발도 크겠군요?

<답변>

네, 세입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조합이 주거 이전비도 주지 않고 세입자를 쫓아냈다, 이 사실을 조합도 스스로 시인했다는 게 세입자들의 주장입니다.

세입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완숙 (아현 3구역 세입자 대책위원장) : "우리들을 내 쫓은 돈으로 성과급 잔치를 한 것을 시인한 겁니다. 우리를 내쫓은 돈으로...우리는 대한민국 사람 아닙니까?"

현재 아현뉴타운 3구역은 90% 정도 철거가 완료됐는데요.

그동안 주거비 이전과 관련해 세입자와 조합간의 분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현재 20에서 30가구 정도가 남아 주거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용산 참사도 세입자들의 이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재개발이 추진된 게 문제로 지적됐었는데요.

조합이 세입자들을 더 적은 비용으로 쫓아내려 하고, 이로써 생긴 개발이익도 원주민이 아닌 조합에서 챙긴다면 뉴타운 개발의 의미는 무색해질 겁니다.

재개발 조합의 운용을 감시하는 시스템의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현장] 세입자 내쫓고 성과급 잔치
    • 입력 2009-03-31 23:20:03
    뉴스라인 W
<앵커멘트> 용산 참사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세입자를 빨리 몰아냈으니 그 공로로 수십억 원의 성과급을 달라는 재개발조합 간부들이 있습니다. 쫓겨난 세입자들은 물론 일반조합원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 유지향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문제가 된 재개발 조합 대체 어딥니까? <답변> 네, 서울 마포구의 아현뉴타운 3구역 재개발조합입니다. 오늘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원측과 조합 간부들간의 충돌이 있었는데요, 먼저 당시 상황, 화면 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조합원들이 총회가 끝난 후 밖으로 나와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입니다. 이들 조합원들이 이처럼 강력 반발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조합간부 15명이 석연찮은 이유로 74억원의 성과급을 달라는 안건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조합간부 한 사람당 5억 원에 육박하는 거액인데요, 조합원들은 또 성과급 문제를 총회에서 통과시키는 과정도 사실상 동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개발조합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구재익 (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원) : "재개발 착공도 안했는데 무슨 성과급입니까. 아무 설명도 안하고 서면 결의서 돌려서 안건을 올리니까 이렇게 된 겁니다." <질문> 세입자를 몰아낸 공로가 75억원 쯤 된다는 얘긴가요 무슨 이유로 돈을 달라는 겁니까? <답변> 사업비를 크게 절감했으니 성과급을 달라는 게 조합의 주장입니다. 사업비를 줄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입자들의 이주를 앞당긴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세입자들의 이주시기를 넉 달 앞당겨서 비용을 줄였다고 말하고 있고요. 또, 주거 이전비를 줘야 하는 세입자 수를 천명 이상 줄였다. 이렇게 해서 2백 50억 정도를 줄였으니 그중에 30%를 성과급으로 달라.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골치아픈 세입자 문제를 빨리 해결했으니 보상 좀 제대로 해달라는 얘긴데요, 조합원들은 터무니 없는 요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합간부들이 고생해서 조합에 도움이 됐다면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지만, 74억은 납득이 안된다는 겁니다. <질문>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자기들 몰아낸 공로로 성과급 받는다, 반발도 크겠군요? <답변> 네, 세입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조합이 주거 이전비도 주지 않고 세입자를 쫓아냈다, 이 사실을 조합도 스스로 시인했다는 게 세입자들의 주장입니다. 세입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완숙 (아현 3구역 세입자 대책위원장) : "우리들을 내 쫓은 돈으로 성과급 잔치를 한 것을 시인한 겁니다. 우리를 내쫓은 돈으로...우리는 대한민국 사람 아닙니까?" 현재 아현뉴타운 3구역은 90% 정도 철거가 완료됐는데요. 그동안 주거비 이전과 관련해 세입자와 조합간의 분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현재 20에서 30가구 정도가 남아 주거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용산 참사도 세입자들의 이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재개발이 추진된 게 문제로 지적됐었는데요. 조합이 세입자들을 더 적은 비용으로 쫓아내려 하고, 이로써 생긴 개발이익도 원주민이 아닌 조합에서 챙긴다면 뉴타운 개발의 의미는 무색해질 겁니다. 재개발 조합의 운용을 감시하는 시스템의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