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남북 축구에 바란다

입력 2009.04.01 (07:2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홍유표 해설위원]

남북한 축구가 오늘 저녁 8시 상암 벌에서 숙명의 한판 승부를 벌입니다. 이번 ‘코리언 더비’는 내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본선진출의 최대 승부처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 경기를 더 치른 북한이 3승1무1패 승점 10점으로 1위, 우리나라가 2승2무 승점 8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치면서 남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나란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오늘 맞대결에서 이기는 팀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사실상 거머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는 팀은 본선 진출을 낙관하기 어렵게 됩니다. 따라서 오늘 남북 대결은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일전입니다.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역대 전적에서 5승7무1패로 크게 앞서 있습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5차례 경기에서는 모두 무승부를 기록할 만큼 팽팽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홈에서 필승을 노리는 우리나라는 화끈한 공격 축구로, 비겨도 나쁠 것이 없는 북한은 수비 축구로 무장해 이른바 창과 방패의 대결이 예상됩니다.

허정무 감독은 최전방에 박주영, 이근호, 미드 필드에 박지성, 기성용, 이청용을 내세워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전략입니다. 66년 런던월드컵 8강 진출 이후 44년 만에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은 먼저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정대세 홍영조 문인국의 기습 속공으로 승부를 걸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간 스포츠 경기는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를 상징하듯 늘 뜨거운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번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으로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빠진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가 냉랭하게 얼어붙었을 때 스포츠는 종종 해빙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90년 남북통일 축구와 91년 지바 세계 여자 탁구 단일팀 구성, 2000년과 2004년 올림픽 공동 입장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오늘 경기는 월드컵 티켓이 걸린 만큼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대결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전에도 그랬듯이 페어플레이를 펼쳐야합니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상대 선수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고 서로 격려하면서 승패를 떠나 작은 화합의 한마당을 보여 줘야할 것입니다. 우리는 일제치하 나라 잃은 설움을 축구 경평 전으로 달랬습니다. 남과 북의 선수들이 축구를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재확인하고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는 데 앞장서기를 기대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남북 축구에 바란다
    • 입력 2009-04-01 06:26:38
    뉴스광장 1부
[홍유표 해설위원] 남북한 축구가 오늘 저녁 8시 상암 벌에서 숙명의 한판 승부를 벌입니다. 이번 ‘코리언 더비’는 내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본선진출의 최대 승부처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 경기를 더 치른 북한이 3승1무1패 승점 10점으로 1위, 우리나라가 2승2무 승점 8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치면서 남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나란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오늘 맞대결에서 이기는 팀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사실상 거머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는 팀은 본선 진출을 낙관하기 어렵게 됩니다. 따라서 오늘 남북 대결은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일전입니다.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역대 전적에서 5승7무1패로 크게 앞서 있습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5차례 경기에서는 모두 무승부를 기록할 만큼 팽팽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홈에서 필승을 노리는 우리나라는 화끈한 공격 축구로, 비겨도 나쁠 것이 없는 북한은 수비 축구로 무장해 이른바 창과 방패의 대결이 예상됩니다. 허정무 감독은 최전방에 박주영, 이근호, 미드 필드에 박지성, 기성용, 이청용을 내세워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전략입니다. 66년 런던월드컵 8강 진출 이후 44년 만에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은 먼저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정대세 홍영조 문인국의 기습 속공으로 승부를 걸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간 스포츠 경기는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를 상징하듯 늘 뜨거운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번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으로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빠진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가 냉랭하게 얼어붙었을 때 스포츠는 종종 해빙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90년 남북통일 축구와 91년 지바 세계 여자 탁구 단일팀 구성, 2000년과 2004년 올림픽 공동 입장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오늘 경기는 월드컵 티켓이 걸린 만큼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대결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전에도 그랬듯이 페어플레이를 펼쳐야합니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상대 선수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고 서로 격려하면서 승패를 떠나 작은 화합의 한마당을 보여 줘야할 것입니다. 우리는 일제치하 나라 잃은 설움을 축구 경평 전으로 달랬습니다. 남과 북의 선수들이 축구를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재확인하고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는 데 앞장서기를 기대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