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석면 베이비파우더’ 파문

입력 2009.04.0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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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기들의 피부 발진을 막기 위해 쓰는 베이비파우더 상당수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어린 아기들을 두신 부모님의 걱정, 그리고 분노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그리고 앞으로 조사는 어떻게 진행될 지 하나하나 짚어봅니다.

김현경 기자 자리에 나와있습니다.

<질문> 베이비 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된 제품들 어떤 제품들이었고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좀 살펴볼까요?

<답변>

네, 식약청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베이비파우도 3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2개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나왔습니다.

거의 절반 가까이에서 석면이 나온 셈인데, 검출된 제품부터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보령메디앙스 사의 '보령누크 베이비파우더' 등 4개 제품과 유씨엘 사의'베비라 베이비파우더' 등 2개입니다.

또 한국 콜마와 한국모니카제약, 성광제약과 락희제약, 대봉엘에스사의 제품이 하나씩 포함됐습니다.

원료를 수입하는 덕산약품공업 제품에서도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이 석면이 검출된 베이비 파우더에는 공통적으로 탈크라는 원료가 들어갔습니다.

탈크는 베이비 파우더는 물론 화장품과 의약품, 페인트와 살충제,보온재와 희석재. 고급 종이에까지 폭넓게 쓰이는 재료입니다.

특히 화장품에 많이 쓰죠.

식약청은 뒤늦게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또 탈크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조업체가 석면이 전혀 없는 탈크만 쓰도록 하는 내용의 규격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식약청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유무영(식약청 의약품안전정책): "업소는 반드시 제품 제조 전에 이 원료에 대한 시험을 하도록 의무화된 조치가 되겠습니다."


<질문> 그러면 이 석면, 얼마나 위험한 물질입니까?

<답변>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입증된 대표적인 발암물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연구소는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호흡기로 들어갈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폐에 들어간 석면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폐를 자극해서 10-30년 뒤엔 석면폐나 폐암, 악성중피종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의 경우 폐의 면적이 작고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같은 양을 흡입해도 더 위험합니다.

피부에 침투해도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지만 파우더로 바를 때 석면가루가 날리면서 호흡기로 들어가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질문> 이번에도 보건당국의 대응에 좀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는데,어떻습니까?

<답변>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식약청은 이미 5년 전부터 탈크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식약청은 지난 2004년 외부에 용역을 의뢰해 작성한 화장품 원료의 안전성 재평가라는 보고서에서 이미 안전성 재평가가 필요한 원료 중 하나로 탈크를 언급했습니다.

흡수제,피부보호제 등에 쓴다고 했고 외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됐거나 문제시 된 만큼 빠른 시일내에 안전성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후속대책은 없었습니다.

한해 뒤 나온 식약청 산하 국립독성연구원의 보고서에서는 아스베스토스,석면을 위해사고조사 대상 화합물로 분류했지만 연구 이상으로 진전되지는 못했습니다.

정부는 2007년 석면관리종합 대책을 발표했지만 복지부와 식약청은 논의주체에서 빠졌고 자연 식품, 의약품, 화장품에 대한 대책은 없었습니다.

지난해 미국 석면관련잡지에 나온 기고문에서는 베이비 파우더에 석면이 들어있을수 있고 탈크를 함유하고 있다는 경고를 내놨습니다.

이렇게 여러 경고가 있었지만 아무런 조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랬기 때문에 지금 베이비 파우더에 석면이 검출됐지만 축적된 정책이나 데이터 베이스가 없다보니

문제가 된 탈크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물론 현재 식약청의 부족한 인력으로 이 모든 걸 파악한다는게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보건당국의 보다 면밀한 대응이 부족했던 건 아쉬운 점입니다.

시민들의 반응을 좀 들어볼까요?


<인터뷰> 백승연(서울시 창천동): "불안하죠 아무래도 매일 쓰는 건데 그런 게 있다고 하면"

<인터뷰> 오수현(서울시 대치동): "암 같은 것을 유발한다면 이건 정말 화나는 일이죠."


<질문> 그럼 앞으로 석면 파문,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까?

<답변> 조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만 일단 이 문제가 된 탈크가 정확히 어디에 쓰였는지부터 좀 알아내는 게 급선뭅니다.

식약청의 조사도 그래서 문제가 된 회사의 탈크 원료가 어떤 업체에 유통됐는지 유통경로를 추적하는데 우선 순위가 맞춰져 있습니다.

일단 어떤 곳에 석면이 검출된 탈크가 쓰였는지를 좀 특정하고 나서 조사대상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화장품 협회에서도 자체적으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신고접수를 받고 있는데 1개 사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탈크 수입업체의 원료를 구입해 왔다고 신고를 해서 이 탈크를 어디에 썼는지 조사하는 중입니다.

국민들의 불안이 없도록 보다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김현경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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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보기] ‘석면 베이비파우더’ 파문
    • 입력 2009-04-05 07: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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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기들의 피부 발진을 막기 위해 쓰는 베이비파우더 상당수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어린 아기들을 두신 부모님의 걱정, 그리고 분노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그리고 앞으로 조사는 어떻게 진행될 지 하나하나 짚어봅니다. 김현경 기자 자리에 나와있습니다. <질문> 베이비 파우더에서 석면이 검출된 제품들 어떤 제품들이었고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좀 살펴볼까요? <답변> 네, 식약청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베이비파우도 3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2개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나왔습니다. 거의 절반 가까이에서 석면이 나온 셈인데, 검출된 제품부터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보령메디앙스 사의 '보령누크 베이비파우더' 등 4개 제품과 유씨엘 사의'베비라 베이비파우더' 등 2개입니다. 또 한국 콜마와 한국모니카제약, 성광제약과 락희제약, 대봉엘에스사의 제품이 하나씩 포함됐습니다. 원료를 수입하는 덕산약품공업 제품에서도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이 석면이 검출된 베이비 파우더에는 공통적으로 탈크라는 원료가 들어갔습니다. 탈크는 베이비 파우더는 물론 화장품과 의약품, 페인트와 살충제,보온재와 희석재. 고급 종이에까지 폭넓게 쓰이는 재료입니다. 특히 화장품에 많이 쓰죠. 식약청은 뒤늦게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또 탈크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조업체가 석면이 전혀 없는 탈크만 쓰도록 하는 내용의 규격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식약청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유무영(식약청 의약품안전정책): "업소는 반드시 제품 제조 전에 이 원료에 대한 시험을 하도록 의무화된 조치가 되겠습니다." <질문> 그러면 이 석면, 얼마나 위험한 물질입니까? <답변>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입증된 대표적인 발암물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연구소는 석면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호흡기로 들어갈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폐에 들어간 석면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폐를 자극해서 10-30년 뒤엔 석면폐나 폐암, 악성중피종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의 경우 폐의 면적이 작고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같은 양을 흡입해도 더 위험합니다. 피부에 침투해도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지만 파우더로 바를 때 석면가루가 날리면서 호흡기로 들어가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질문> 이번에도 보건당국의 대응에 좀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 하는 지적이 있는데,어떻습니까? <답변>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식약청은 이미 5년 전부터 탈크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식약청은 지난 2004년 외부에 용역을 의뢰해 작성한 화장품 원료의 안전성 재평가라는 보고서에서 이미 안전성 재평가가 필요한 원료 중 하나로 탈크를 언급했습니다. 흡수제,피부보호제 등에 쓴다고 했고 외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됐거나 문제시 된 만큼 빠른 시일내에 안전성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후속대책은 없었습니다. 한해 뒤 나온 식약청 산하 국립독성연구원의 보고서에서는 아스베스토스,석면을 위해사고조사 대상 화합물로 분류했지만 연구 이상으로 진전되지는 못했습니다. 정부는 2007년 석면관리종합 대책을 발표했지만 복지부와 식약청은 논의주체에서 빠졌고 자연 식품, 의약품, 화장품에 대한 대책은 없었습니다. 지난해 미국 석면관련잡지에 나온 기고문에서는 베이비 파우더에 석면이 들어있을수 있고 탈크를 함유하고 있다는 경고를 내놨습니다. 이렇게 여러 경고가 있었지만 아무런 조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랬기 때문에 지금 베이비 파우더에 석면이 검출됐지만 축적된 정책이나 데이터 베이스가 없다보니 문제가 된 탈크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물론 현재 식약청의 부족한 인력으로 이 모든 걸 파악한다는게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보건당국의 보다 면밀한 대응이 부족했던 건 아쉬운 점입니다. 시민들의 반응을 좀 들어볼까요? <인터뷰> 백승연(서울시 창천동): "불안하죠 아무래도 매일 쓰는 건데 그런 게 있다고 하면" <인터뷰> 오수현(서울시 대치동): "암 같은 것을 유발한다면 이건 정말 화나는 일이죠." <질문> 그럼 앞으로 석면 파문,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까? <답변> 조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만 일단 이 문제가 된 탈크가 정확히 어디에 쓰였는지부터 좀 알아내는 게 급선뭅니다. 식약청의 조사도 그래서 문제가 된 회사의 탈크 원료가 어떤 업체에 유통됐는지 유통경로를 추적하는데 우선 순위가 맞춰져 있습니다. 일단 어떤 곳에 석면이 검출된 탈크가 쓰였는지를 좀 특정하고 나서 조사대상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화장품 협회에서도 자체적으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신고접수를 받고 있는데 1개 사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탈크 수입업체의 원료를 구입해 왔다고 신고를 해서 이 탈크를 어디에 썼는지 조사하는 중입니다. 국민들의 불안이 없도록 보다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김현경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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