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튼’ 이승엽, 거포의 귀환 보라!

입력 2009.04.05 (11:08) 수정 2009.04.0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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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물꼬는 터졌다. 이제 그 물꼬를 너른 물길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
일본 프로야구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이 4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개막 3연전 중 2차전 첫 타석에서 시즌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만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승엽은 8회말 마지막 네번째 타석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깊숙한 2루타를 날려 3차전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는 `보너스'까지 얻었다.
사실 이날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지난 시즌 100일 이상의 2군 생활이라는 선수생활 최대의 치욕을 맛본 이승엽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에서 어느 해보다 강도 높은 동계 훈련을 진행했다.
피나는 훈련은 결과로 나타났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02(53타수16안타)에 팀 시범경기 사상 타이인 홈런 8개를 쏘아 올리며 올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그러나 개막 첫 경기에서 이승엽은 의외로 침묵했다. 특히 지난해 3연타석 삼진을 당하며 후반기 다시 2군 강등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악연'이 있던 히로시마의 콜비 루이스에게 3타수 무안타, 삼진 2개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엽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컨디션은 좋다. 상대 투수의 공이 아주 좋았을 뿐"이라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일 첫 타석이 굉장히 중요하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며 부담감도 드러냈었다.
자칫 개막 후 14경기에 나왔다가 홈런 없이 타율 0.135로 부진하면서 2군으로 내려가 102일 동안 1군 무대에 얼굴을 내밀지 못했던 지난 시즌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는 만큼 이를 한시라도 빨리 기억에서 지울 수 있는 `안타 한 개'가 절실했던 것.
이런 상황에서 이승엽은 시즌 두 번째 경기 첫 타석에서 고대하던 안타를 때렸고 더군다나 그 안타가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지난 시즌과 악몽에서 벗어날 계기를 스스로 마련했다.
이승엽도 이날 "홈런을 쳤다기보다는 첫 안타가 나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라며 "야구는 심리적 측면이 매우 강한 만큼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면 마지막 타석까지도 부담이 됐을 것이다. 이제 안타가 나왔으니 편한 마음으로 한타석 한타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승엽은 `부활 홈런'으로 외국인선수 알폰소와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게 됐다.
알폰소는 개막전인 3일 2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로 인상적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 때문인지 4일 경기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 1루 수비를 연습하는 장면이 목격돼 이승엽의 부진이 계속됐다면 시즌 초반 1루 자리를 교대로 맡아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이승엽이 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존재감을 과시한 만큼 시범경기 성적까지도 고려하면 당분간 `생존 경쟁'에서 이승엽의 우위가 점쳐진다. 그러나 아직 코치진에 전폭적 신뢰를 주기는 이른 만큼 더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안심할 상황도 아니다.
이승엽도 4일 경기 직후 기자와 만나 "완전하게 (1루를 제자리로) 못박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더 확실하게 좋은 성적을 내서 누구도 넘보지 못하도록 하겠다. 1루는 제 땅"이라며 각오를 다진 것도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번 시즌의 물꼬를 튼 이승엽이 앞으로 어떻게 그 물길을 넓혀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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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꼬 튼’ 이승엽, 거포의 귀환 보라!
    • 입력 2009-04-05 11:08:47
    • 수정2009-04-05 13:04:21
    연합뉴스
첫 물꼬는 터졌다. 이제 그 물꼬를 너른 물길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 일본 프로야구 이승엽(33.요미우리 자이언츠)이 4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개막 3연전 중 2차전 첫 타석에서 시즌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만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승엽은 8회말 마지막 네번째 타석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깊숙한 2루타를 날려 3차전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는 `보너스'까지 얻었다. 사실 이날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지난 시즌 100일 이상의 2군 생활이라는 선수생활 최대의 치욕을 맛본 이승엽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에서 어느 해보다 강도 높은 동계 훈련을 진행했다. 피나는 훈련은 결과로 나타났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02(53타수16안타)에 팀 시범경기 사상 타이인 홈런 8개를 쏘아 올리며 올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그러나 개막 첫 경기에서 이승엽은 의외로 침묵했다. 특히 지난해 3연타석 삼진을 당하며 후반기 다시 2군 강등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악연'이 있던 히로시마의 콜비 루이스에게 3타수 무안타, 삼진 2개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엽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컨디션은 좋다. 상대 투수의 공이 아주 좋았을 뿐"이라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일 첫 타석이 굉장히 중요하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며 부담감도 드러냈었다. 자칫 개막 후 14경기에 나왔다가 홈런 없이 타율 0.135로 부진하면서 2군으로 내려가 102일 동안 1군 무대에 얼굴을 내밀지 못했던 지난 시즌의 `악몽'이 되풀이될 수 있는 만큼 이를 한시라도 빨리 기억에서 지울 수 있는 `안타 한 개'가 절실했던 것. 이런 상황에서 이승엽은 시즌 두 번째 경기 첫 타석에서 고대하던 안타를 때렸고 더군다나 그 안타가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지난 시즌과 악몽에서 벗어날 계기를 스스로 마련했다. 이승엽도 이날 "홈런을 쳤다기보다는 첫 안타가 나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라며 "야구는 심리적 측면이 매우 강한 만큼 첫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면 마지막 타석까지도 부담이 됐을 것이다. 이제 안타가 나왔으니 편한 마음으로 한타석 한타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승엽은 `부활 홈런'으로 외국인선수 알폰소와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게 됐다. 알폰소는 개막전인 3일 2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로 인상적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 때문인지 4일 경기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 1루 수비를 연습하는 장면이 목격돼 이승엽의 부진이 계속됐다면 시즌 초반 1루 자리를 교대로 맡아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이승엽이 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존재감을 과시한 만큼 시범경기 성적까지도 고려하면 당분간 `생존 경쟁'에서 이승엽의 우위가 점쳐진다. 그러나 아직 코치진에 전폭적 신뢰를 주기는 이른 만큼 더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안심할 상황도 아니다. 이승엽도 4일 경기 직후 기자와 만나 "완전하게 (1루를 제자리로) 못박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더 확실하게 좋은 성적을 내서 누구도 넘보지 못하도록 하겠다. 1루는 제 땅"이라며 각오를 다진 것도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번 시즌의 물꼬를 튼 이승엽이 앞으로 어떻게 그 물길을 넓혀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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