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리포트] “장애는 ‘넘지 못할 벽’ 아니다”

입력 2009.04.20 (20:30) 수정 2009.04.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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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장애인들이 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은 큽니다.

하지만, 신체적 장애가 있다고 해서 능력에도 장애가 있는 건 아니죠.

열 손가락 다 꼽을 정도로 직업이 많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1급 시각장애인이 있습니다.

얼마나 의욕적으로 생활하고 있는지 함께 만나 보시죠.

<리포트>

낡은 건물 한쪽에 자리 잡은 작고 소박한 도서관.

앞을 전혀 못 보는 송경태 씨가 지난 2000년 자신의 피와 땀으로 세운 시각장애인 전문 도서관입니다.

서가를 빼곡히 채운 음성도서와 점자도서는 모두 5만여 권.

눈으로 책을 볼 수 없는 현실이 가장 답답했다는 송경태 씨.

그래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를 찍어내는 일이 송 씨에겐 무엇보다 큰 보람입니다.

스무 살 나이에 날아든 청천벽력 같은 시련.

군대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로 시력을 모두 잃었습니다.

여섯 번의 자살 시도,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송경태(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 : "취업은 할 수 있을까, 눈 안 보이는 사람 누가 시켜줘? 포기. 대학? 칠판에 글씨도 안 보이는데 어떡해, 아무것도. 희망이 없죠."

하지만,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장애인 복지 사업에 투신한 그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건 마라톤이었습니다.

지리산, 한라산, 백두산, 그리고 비장애인도 감히 엄두를 못 낸다는 사막 마라톤까지…

<현장음> "힘들어, 아, 너무 힘들어. 힘들어, 힘들어, 흑흑흑."

시각장애인 세계 최초 4대 극지 마라톤 완주라는 위업을 이루기까지 극한의 고통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과, 장애와 싸웠습니다.

<인터뷰> 송경태 : "남들이 다 사하라 사막은 안 된다고 했어요. 아, 그러냐고. 저는 미쳤습니다 하고 가요. 가니까 돼요. 그건 그만큼 피나는 노력을 하면 되는거죠."

도서관 운영자로, 장애인 신문 발행인으로, 장애인 복지에 힘쓰는 시의원으로.

하는 일이 많아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1년 전부터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행 가이드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볼 수 없는 대신 더 많이 공부하고 냄새와 소리, 촉감으로 느끼면서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마음으로 보는 특별한 여행을 선사합니다.

<인터뷰> 송경태 : "심안으로 본다고 하면 아주 정확할 것 같아요. 딱 보여요 눈에. 나무 있고 기와집 있고 이렇게..."

송경태 씨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살면서 깨달은 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유명선(연수 기업체 직원) :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이제는 절대 실천해보기 전에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한 번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송경태 : "실패는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거예요. 그것을 다시 기회로 삼아 가지고 다시 재도전하는, 그게 인생의 참 묘미고 삶의 진미가 아닌가..."

불굴의 의지로 세상의 편견과 장애를 극복한 송경태 씨.

그는 오늘도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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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09-04-20 20: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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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장애인들이 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은 큽니다. 하지만, 신체적 장애가 있다고 해서 능력에도 장애가 있는 건 아니죠. 열 손가락 다 꼽을 정도로 직업이 많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1급 시각장애인이 있습니다. 얼마나 의욕적으로 생활하고 있는지 함께 만나 보시죠. <리포트> 낡은 건물 한쪽에 자리 잡은 작고 소박한 도서관. 앞을 전혀 못 보는 송경태 씨가 지난 2000년 자신의 피와 땀으로 세운 시각장애인 전문 도서관입니다. 서가를 빼곡히 채운 음성도서와 점자도서는 모두 5만여 권. 눈으로 책을 볼 수 없는 현실이 가장 답답했다는 송경태 씨. 그래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를 찍어내는 일이 송 씨에겐 무엇보다 큰 보람입니다. 스무 살 나이에 날아든 청천벽력 같은 시련. 군대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로 시력을 모두 잃었습니다. 여섯 번의 자살 시도,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송경태(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 : "취업은 할 수 있을까, 눈 안 보이는 사람 누가 시켜줘? 포기. 대학? 칠판에 글씨도 안 보이는데 어떡해, 아무것도. 희망이 없죠." 하지만,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장애인 복지 사업에 투신한 그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건 마라톤이었습니다. 지리산, 한라산, 백두산, 그리고 비장애인도 감히 엄두를 못 낸다는 사막 마라톤까지… <현장음> "힘들어, 아, 너무 힘들어. 힘들어, 힘들어, 흑흑흑." 시각장애인 세계 최초 4대 극지 마라톤 완주라는 위업을 이루기까지 극한의 고통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과, 장애와 싸웠습니다. <인터뷰> 송경태 : "남들이 다 사하라 사막은 안 된다고 했어요. 아, 그러냐고. 저는 미쳤습니다 하고 가요. 가니까 돼요. 그건 그만큼 피나는 노력을 하면 되는거죠." 도서관 운영자로, 장애인 신문 발행인으로, 장애인 복지에 힘쓰는 시의원으로. 하는 일이 많아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1년 전부터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여행 가이드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볼 수 없는 대신 더 많이 공부하고 냄새와 소리, 촉감으로 느끼면서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마음으로 보는 특별한 여행을 선사합니다. <인터뷰> 송경태 : "심안으로 본다고 하면 아주 정확할 것 같아요. 딱 보여요 눈에. 나무 있고 기와집 있고 이렇게..." 송경태 씨는 여건이 허락하는 한 살면서 깨달은 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유명선(연수 기업체 직원) :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이제는 절대 실천해보기 전에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한 번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송경태 : "실패는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거예요. 그것을 다시 기회로 삼아 가지고 다시 재도전하는, 그게 인생의 참 묘미고 삶의 진미가 아닌가..." 불굴의 의지로 세상의 편견과 장애를 극복한 송경태 씨. 그는 오늘도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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