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복귀전 속죄포’ 친정에 비수

입력 2009.04.26 (18:11) 수정 2009.04.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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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를 벗은 이천수(28.전남 드래곤즈)가 복귀전에서 속죄포를 쏘아 올렸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전 소속팀 수원 삼성이었다.
이천수는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2009 K-리그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19분까지 64분을 뛰면서 1골1도움을 올려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전남으로서는 4무1패 뒤 올 시즌 정규리그 여섯 경기 만에 거둔 첫 승리였다.
무엇보다 징계에서 풀린 이천수가 명예회복과 함께 부활을 알려 의미가 더 컸다.
이천수는 지난달 7일 FC서울과 K-리그 개막전(1-6 패)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에 불만을 품고 부심을 향해 `주먹 감자'와 `총쏘기' 동작을 했다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6경기 출장 정지(제재금 600만 원) 징계를 받았다.
프로연맹의 사회봉사활동 명령에 따라 징계 기간 홈 경기 때 국내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페어플레이 깃발을 드는 기수로 나와 자존심에 큰 상처도 입었다.
이천수의 징계는 지난 18일 광주 상무와 K-리그 6라운드 홈 경기로 풀렸다.
22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프로축구 리그컵대회 조별리그 A조 3라운드 홈 경기는 훈련 중 왼 발목을 살짝 삐끗해 뛰지 않았다. 결국 복귀 무대는 수원에 마련됐다.
2007년 8월 울산 현대를 떠나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 입단한 이천수는 현지 적응에 실패해 지난해 여름 수원으로 1년간 임대됐다. 이후 부상, 코치진과 마찰 등으로 구설에 오르내리더니 결국 임대 기간도 못 채우고 임의탈퇴 공시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올해 2월 전남에 둥지를 틀었다.
이천수는 이날 경기 후 "수원에 대한 나쁜 감정은 없다. 모두 내가 자초한 일이었다. 오로지 팀 승리만을 생각했다"면서 "(박항서) 감독님의 머리가 더 빠지는 것을 막아야 했다"고 살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징계로 이어졌던 불미스런 행동에 대해서 이천수는 "이제는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부터는 운동장에서 축구에만 집중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이천수는 이날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 외에도 교체되기 전까지 위협적으로 공간을 만들어가는 등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천수에게는 스승에서 적장이 된 차범근 수원 감독도 "우리 수비들이 첫 골을 너무 쉽게 내 주고서 좀 예민해져 이천수가 활발하게 움직이게 해 준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이천수는 오늘 근래에 보기 드물게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박항서 전남 감독은 이천수의 복귀를 앞두고 "이천수의 기량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천수 한 명이 들어온다고 팀 승패가 좌우되지는 않는다. 당장 처음부터 뭔가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팀의 일원으로 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이천수에 대한 주위의 관심에 선을 그었다.
물론 박 감독도 "인간적으로도 성숙해져 팬들의 사랑을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천수는 마지막으로 "왼쪽 발목이 아직 100% 상태는 아니지만 많이 좋아졌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욱 컨디션을 끌어올려 홈 팬들에게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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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천수, ‘복귀전 속죄포’ 친정에 비수
    • 입력 2009-04-26 18:11:52
    • 수정2009-04-26 18:22:01
    연합뉴스
징계를 벗은 이천수(28.전남 드래곤즈)가 복귀전에서 속죄포를 쏘아 올렸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전 소속팀 수원 삼성이었다. 이천수는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2009 K-리그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19분까지 64분을 뛰면서 1골1도움을 올려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전남으로서는 4무1패 뒤 올 시즌 정규리그 여섯 경기 만에 거둔 첫 승리였다. 무엇보다 징계에서 풀린 이천수가 명예회복과 함께 부활을 알려 의미가 더 컸다. 이천수는 지난달 7일 FC서울과 K-리그 개막전(1-6 패)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에 불만을 품고 부심을 향해 `주먹 감자'와 `총쏘기' 동작을 했다가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6경기 출장 정지(제재금 600만 원) 징계를 받았다. 프로연맹의 사회봉사활동 명령에 따라 징계 기간 홈 경기 때 국내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페어플레이 깃발을 드는 기수로 나와 자존심에 큰 상처도 입었다. 이천수의 징계는 지난 18일 광주 상무와 K-리그 6라운드 홈 경기로 풀렸다. 22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프로축구 리그컵대회 조별리그 A조 3라운드 홈 경기는 훈련 중 왼 발목을 살짝 삐끗해 뛰지 않았다. 결국 복귀 무대는 수원에 마련됐다. 2007년 8월 울산 현대를 떠나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 입단한 이천수는 현지 적응에 실패해 지난해 여름 수원으로 1년간 임대됐다. 이후 부상, 코치진과 마찰 등으로 구설에 오르내리더니 결국 임대 기간도 못 채우고 임의탈퇴 공시됐다가 우여곡절 끝에 올해 2월 전남에 둥지를 틀었다. 이천수는 이날 경기 후 "수원에 대한 나쁜 감정은 없다. 모두 내가 자초한 일이었다. 오로지 팀 승리만을 생각했다"면서 "(박항서) 감독님의 머리가 더 빠지는 것을 막아야 했다"고 살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징계로 이어졌던 불미스런 행동에 대해서 이천수는 "이제는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부터는 운동장에서 축구에만 집중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이천수는 이날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 외에도 교체되기 전까지 위협적으로 공간을 만들어가는 등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이천수에게는 스승에서 적장이 된 차범근 수원 감독도 "우리 수비들이 첫 골을 너무 쉽게 내 주고서 좀 예민해져 이천수가 활발하게 움직이게 해 준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이천수는 오늘 근래에 보기 드물게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박항서 전남 감독은 이천수의 복귀를 앞두고 "이천수의 기량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천수 한 명이 들어온다고 팀 승패가 좌우되지는 않는다. 당장 처음부터 뭔가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팀의 일원으로 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이천수에 대한 주위의 관심에 선을 그었다. 물론 박 감독도 "인간적으로도 성숙해져 팬들의 사랑을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천수는 마지막으로 "왼쪽 발목이 아직 100% 상태는 아니지만 많이 좋아졌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욱 컨디션을 끌어올려 홈 팬들에게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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