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 ‘노조 결성’ 추진

입력 2009.04.27 (18:42) 수정 2009.04.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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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가 2000년 이른바 '선수협 사태'에 이후 9년 만에 또 한번 '노사 분규'에 휩싸일 전망이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는 28일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발족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손민한(롯데) 선수협회장, 권시형 선수협회 사무총장, 선수협회 고문 변호사 등이 참석한다.
임의단체인 선수협회를 사단법인인 노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권 총장은 "기자 회견에서 모든 내용을 설명하겠다"며 노조 설립 추진 배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굳게 입을 닫았다.
지난 2000년 선수들이 노동조합 설립에 나서면서 구단과 KBO, 그리고 선수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존폐 위기까지 몰리는 등 몸살을 앓았던 한국 프로야구는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프로야구 선수들은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2000년 1월, 75명이 중심이 돼 프로야구선수협의회를 세웠다.
삼성과 현대 등 2개 구단 선수들이 불참하고 등록 선수의 75% 이상이 빠져 대표성마저 모호했던 선수협의회는 이후 세력을 키워갔고 2003년 선수협회로 간판을 바꾸면서 9년간 선수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힘써왔다.
선수협회는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해 원래 목표였던 선수 노조 결성을 올해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KBO가 즉각 '노조 불가' 방침을 밝히는 등 노조 설립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KBO 고위 관계자는 "2000년 1월20일 선수협의회 창립 당시 구단, 선수, KBO 3자 대표가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재 하에 공식 서명한 문건에 연간 관중 600만명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선수협의회가 사단법인 설립을 유보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단법인이 노조와 같은 의미는 아니나 이를 선수협회가 어떻게 해석할지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프로 야구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한다면 선수협회가 거위를 죽이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는 말로 단호하게 반대 의지를 밝혔다.
각 구단의 반응도 지난 2000년과 다름없다.
만성적자에 시달린 현 상황에서 선수노조 결성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익명의 구단 관계자는 "수익구조와 방송 중계권 협상 등 9년 전과 비교해 야구단 운영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의 몸값은 폭등했다"고 말했다.
또 "제8구단 히어로즈가 아직 메인 스폰서도 잡지 못한 상태에서 자칫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일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걱정했다.
KBO와 8개 구단 단장들은 28일 오전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모임을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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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선수협, ‘노조 결성’ 추진
    • 입력 2009-04-27 18:42:25
    • 수정2009-04-27 18:50:14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가 2000년 이른바 '선수협 사태'에 이후 9년 만에 또 한번 '노사 분규'에 휩싸일 전망이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는 28일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발족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손민한(롯데) 선수협회장, 권시형 선수협회 사무총장, 선수협회 고문 변호사 등이 참석한다. 임의단체인 선수협회를 사단법인인 노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권 총장은 "기자 회견에서 모든 내용을 설명하겠다"며 노조 설립 추진 배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굳게 입을 닫았다. 지난 2000년 선수들이 노동조합 설립에 나서면서 구단과 KBO, 그리고 선수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존폐 위기까지 몰리는 등 몸살을 앓았던 한국 프로야구는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프로야구 선수들은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2000년 1월, 75명이 중심이 돼 프로야구선수협의회를 세웠다. 삼성과 현대 등 2개 구단 선수들이 불참하고 등록 선수의 75% 이상이 빠져 대표성마저 모호했던 선수협의회는 이후 세력을 키워갔고 2003년 선수협회로 간판을 바꾸면서 9년간 선수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힘써왔다. 선수협회는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해 원래 목표였던 선수 노조 결성을 올해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KBO가 즉각 '노조 불가' 방침을 밝히는 등 노조 설립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KBO 고위 관계자는 "2000년 1월20일 선수협의회 창립 당시 구단, 선수, KBO 3자 대표가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재 하에 공식 서명한 문건에 연간 관중 600만명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선수협의회가 사단법인 설립을 유보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단법인이 노조와 같은 의미는 아니나 이를 선수협회가 어떻게 해석할지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프로 야구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한다면 선수협회가 거위를 죽이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는 말로 단호하게 반대 의지를 밝혔다. 각 구단의 반응도 지난 2000년과 다름없다. 만성적자에 시달린 현 상황에서 선수노조 결성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익명의 구단 관계자는 "수익구조와 방송 중계권 협상 등 9년 전과 비교해 야구단 운영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의 몸값은 폭등했다"고 말했다. 또 "제8구단 히어로즈가 아직 메인 스폰서도 잡지 못한 상태에서 자칫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일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걱정했다. KBO와 8개 구단 단장들은 28일 오전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모임을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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