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노조 추진…파문 예상

입력 2009.04.28 (14:12) 수정 2009.04.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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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가 선수 노동조합을 설립하겠다고 선언, 프로야구계에 적잖은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협회 손민한(롯데) 회장은 28일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으로 세계 정상급에 올랐음에도 선수들이 처한 현실은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선수 권익을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들에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으나 묵살됐다"며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 현행 법률에 근거해 단체행동권과 협상권을 보장받는 노조를 설립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선수협회가 노조 설립을 공식화하긴 했지만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강한데다 과연 시즌 도중에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게 합당한지를 놓고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노조의 주체가 될 각 구단 선수들이 실제로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특히 WBC 열기를 타고 550만 이상 관중 목표를 내건 올 시즌에 선수 노조 문제로 구단과 선수협회가 적대적으로 대립할 경우 모처럼 조성된 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선수협회는 손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각 구단별로 선수 2명씩 위원을 위촉해 노조 설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다음 이른 시일내에 첫 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선수협회 권시형 사무총장은 "선수협회를 창립한지 10년 됐지만 선수 권익은 달라진 게 없다. 전지훈련과 WBC 이후 8개 구단 대표가 미팅을 통해 노조 설립을 추진할 때가 됐다는 의견을 모았고, 추진위를 발족한 뒤 선수들의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고 설명했다.
선수협회는 2000년 선수협의회 창립 직후 '600만 관중 시대를 열 때까지 사단법인 설립을 유보한다는 합의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문건 자체를 확인해야겠지만 사단법인 설립과 노조 설립은 별개 문제"라고 답했다.
선수협회는 선수들이 노조 설립에 어느 정도 동참할지에 대해 즉답을 유보했다. '선수들의 총의를 모으는 절차'에 대해서도 "언제든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 수 있다"고만 답했다.
선수협회는 시즌 도중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선수들이 경기 일정에 침해를 받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선수협회는 선수 권익을 위한 현안으로 ▲대리인 제도 도입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 ▲일방적 트레이드 반대 ▲군 복무 선수 보류수당 관련 소송 등을 제시했다.
손민한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 구단과 KBO에서 많은 제재와 탄압이 예상되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뒤 도중에 광주 원정 경기를 위해 자리를 떴고 이후 회견은 권시형 사무총장이 혼자 진행했다.
KBO 이상일 총괄본부장은 선수협회의 노조 설립 선언에 대해 "일단 상황을 파악 중이다. 30일 이사회가 열리는 데 그때 8개구단 사장들이 모여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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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선수협 노조 추진…파문 예상
    • 입력 2009-04-28 14:12:47
    • 수정2009-04-28 15:14:07
    연합뉴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가 선수 노동조합을 설립하겠다고 선언, 프로야구계에 적잖은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협회 손민한(롯데) 회장은 28일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으로 세계 정상급에 올랐음에도 선수들이 처한 현실은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선수 권익을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들에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으나 묵살됐다"며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 현행 법률에 근거해 단체행동권과 협상권을 보장받는 노조를 설립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선수협회가 노조 설립을 공식화하긴 했지만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강한데다 과연 시즌 도중에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게 합당한지를 놓고 상당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노조의 주체가 될 각 구단 선수들이 실제로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특히 WBC 열기를 타고 550만 이상 관중 목표를 내건 올 시즌에 선수 노조 문제로 구단과 선수협회가 적대적으로 대립할 경우 모처럼 조성된 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선수협회는 손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각 구단별로 선수 2명씩 위원을 위촉해 노조 설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다음 이른 시일내에 첫 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선수협회 권시형 사무총장은 "선수협회를 창립한지 10년 됐지만 선수 권익은 달라진 게 없다. 전지훈련과 WBC 이후 8개 구단 대표가 미팅을 통해 노조 설립을 추진할 때가 됐다는 의견을 모았고, 추진위를 발족한 뒤 선수들의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고 설명했다. 선수협회는 2000년 선수협의회 창립 직후 '600만 관중 시대를 열 때까지 사단법인 설립을 유보한다는 합의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문건 자체를 확인해야겠지만 사단법인 설립과 노조 설립은 별개 문제"라고 답했다. 선수협회는 선수들이 노조 설립에 어느 정도 동참할지에 대해 즉답을 유보했다. '선수들의 총의를 모으는 절차'에 대해서도 "언제든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 수 있다"고만 답했다. 선수협회는 시즌 도중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선수들이 경기 일정에 침해를 받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선수협회는 선수 권익을 위한 현안으로 ▲대리인 제도 도입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 ▲일방적 트레이드 반대 ▲군 복무 선수 보류수당 관련 소송 등을 제시했다. 손민한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 구단과 KBO에서 많은 제재와 탄압이 예상되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뒤 도중에 광주 원정 경기를 위해 자리를 떴고 이후 회견은 권시형 사무총장이 혼자 진행했다. KBO 이상일 총괄본부장은 선수협회의 노조 설립 선언에 대해 "일단 상황을 파악 중이다. 30일 이사회가 열리는 데 그때 8개구단 사장들이 모여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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