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지 “아직도 기초가 안됐어요”

입력 2009.05.03 (13:41) 수정 2009.05.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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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 이틀째 경기가 열린 3일 김천종합운동장.

육상대회 치고는 보기 드물게 지상파 3사 카메라가 모두 출동하고 취재진도 적잖게 몰려들었다.
'육상의 꽃'으로 각광받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일약 '신데렐라'로 떠오른 임은지(20.부산 연제구청)의 거침없는 기록행진이 이날도 뭔가 '일'을 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이었을까.

임은지는 불과 11일전 세운 자신의 한국기록(4m35)보다 훨씬 낮은 4m에서 멈추고 말았다.
4m20에 3번 도전했지만 공중동작을 펼치고 내려올 때마다 '왕(王)자 복근'이 선명한 복부가 야속하게도 바를 건드렸다.
작년 4월 3m50으로 데뷔전을 치른 이후 7차례 대회에서 빠짐없이 10∼20㎝씩 기록을 끌어올려온 터라 육상인들의 실망도 컸다. 특히 올해 3,4월에만 무려 25㎝를 높였다.
경기를 지켜보던 육상 관계자들은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상하리만치 안되네'라며 아쉬운 탄성을 질러댔다.
경기 직후 임은지의 인터뷰는 날카로웠다.
"난 아직도 기초가 안됐다. 조주(도움닫기 질주)로 치고 들어와 장대를 꽂을 때 흔들리고 뒤틀린다. 오늘도 기초적인 게 되지 않아 실수가 많았다."
육상인들의 기대나 취재진 관심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 불만을 터트릴 뿐이었다.
임은지는 "4m40을 예상했지만 연습 부족이었다. 경기 운영도 못했다. 맞바람이 불었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는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전까지는 A기준기록(4m45) 달성을 1차 목표로 잡았다. B기준기록(4m35)을 넘어 이미 출전권을 따낸 임은지는 가오슈잉(중국)의 아시아기록(4m65)까지도 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100m를 12초4에 주파해 스피드엔 자신이 있는 임은지는 지금 쓰는 4m40㎝, 140파운드(63.5㎏) 짜리 장대를 더 길고 강한 것으로 바꿀 계획이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7.러시아)는 4m90㎝에 165파운드 짜리를 쓴다고 한다.
'한국판 1호 미녀새' 최윤희(23.원광대)의 존재도 임은지에겐 여전히 큰 자극제다.
1인자에서 어느덧 2인자로 내려앉은 최윤희는 "나보다 은지가 뛰어난 면이 많다. 스피드에서 모자란다. 이제는 따라가는 입장이니까 더 분발하겠다. 그동안엔 좀 풀어져 있었다. 자극이 안된다면 거짓말이다. (둘의 경쟁으로) 한국 장대높이뛰기 기록이 많이 올라갈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임은지는 최윤희에게, 최윤희는 임은지에게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임은지도 "윤희 언니도 많은 기록을 낼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대로 뛰겠다"고 말했다.
최윤희는 "훈련 때는 4m20을 넘는다. 기록 목표는 4m40∼50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은지에게 호락호락 1인자 자리를 내주고 마냥 주저앉아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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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은지 “아직도 기초가 안됐어요”
    • 입력 2009-05-03 13:41:20
    • 수정2009-05-03 13:55:03
    연합뉴스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 이틀째 경기가 열린 3일 김천종합운동장. 육상대회 치고는 보기 드물게 지상파 3사 카메라가 모두 출동하고 취재진도 적잖게 몰려들었다. '육상의 꽃'으로 각광받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일약 '신데렐라'로 떠오른 임은지(20.부산 연제구청)의 거침없는 기록행진이 이날도 뭔가 '일'을 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이었을까. 임은지는 불과 11일전 세운 자신의 한국기록(4m35)보다 훨씬 낮은 4m에서 멈추고 말았다. 4m20에 3번 도전했지만 공중동작을 펼치고 내려올 때마다 '왕(王)자 복근'이 선명한 복부가 야속하게도 바를 건드렸다. 작년 4월 3m50으로 데뷔전을 치른 이후 7차례 대회에서 빠짐없이 10∼20㎝씩 기록을 끌어올려온 터라 육상인들의 실망도 컸다. 특히 올해 3,4월에만 무려 25㎝를 높였다. 경기를 지켜보던 육상 관계자들은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상하리만치 안되네'라며 아쉬운 탄성을 질러댔다. 경기 직후 임은지의 인터뷰는 날카로웠다. "난 아직도 기초가 안됐다. 조주(도움닫기 질주)로 치고 들어와 장대를 꽂을 때 흔들리고 뒤틀린다. 오늘도 기초적인 게 되지 않아 실수가 많았다." 육상인들의 기대나 취재진 관심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 불만을 터트릴 뿐이었다. 임은지는 "4m40을 예상했지만 연습 부족이었다. 경기 운영도 못했다. 맞바람이 불었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는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전까지는 A기준기록(4m45) 달성을 1차 목표로 잡았다. B기준기록(4m35)을 넘어 이미 출전권을 따낸 임은지는 가오슈잉(중국)의 아시아기록(4m65)까지도 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100m를 12초4에 주파해 스피드엔 자신이 있는 임은지는 지금 쓰는 4m40㎝, 140파운드(63.5㎏) 짜리 장대를 더 길고 강한 것으로 바꿀 계획이다.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7.러시아)는 4m90㎝에 165파운드 짜리를 쓴다고 한다. '한국판 1호 미녀새' 최윤희(23.원광대)의 존재도 임은지에겐 여전히 큰 자극제다. 1인자에서 어느덧 2인자로 내려앉은 최윤희는 "나보다 은지가 뛰어난 면이 많다. 스피드에서 모자란다. 이제는 따라가는 입장이니까 더 분발하겠다. 그동안엔 좀 풀어져 있었다. 자극이 안된다면 거짓말이다. (둘의 경쟁으로) 한국 장대높이뛰기 기록이 많이 올라갈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임은지는 최윤희에게, 최윤희는 임은지에게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임은지도 "윤희 언니도 많은 기록을 낼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대로 뛰겠다"고 말했다. 최윤희는 "훈련 때는 4m20을 넘는다. 기록 목표는 4m40∼50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은지에게 호락호락 1인자 자리를 내주고 마냥 주저앉아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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