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감염자 3천명 돌파

입력 2009.05.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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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둘째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감염자 수가 2천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북반구에 이어 남반구 전체로 번져 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세계 보건 기구는 신종 플루의 대유행이 현실화되면 전 세계 인구 세 명 중에 한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기서 베를린 최재현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최 특파원! 먼저 북미 지역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전 세계 신종 플루 감염자의 90퍼센트 이상이, 북미 대륙에서 집계되고 있는데요, 최근엔 미국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30일, 백 명을 갓 넘었던 감염자 수가 거의 열 배 가까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 통제 센터는 40여 개 주로 늘어난 감염자 발생 지역이 조만간, 50여 개 주 전역으로 확대될 것 같다고 예상하면서 추가 사망자 발생의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미국 내(內) 감염자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이 18살 이하이고,평균 연령은 15살이기 때문에 학교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입니다. 돼지 2백여 마리가 신종 플루에 감염되기도 했던 캐나다에선, 여성 한 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원지 멕시코는 감염자가 천 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50명 線으로 치닫는 와중에 기업과 상점의 영업, 학교 수업을 정상화시켰습니다. 너무 성급한 조치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겉으론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여전히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멕시코 시티 시장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거기 그 자리에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질문> 대서양 건너 유럽 지역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현재까지 13개 나라에서, 150여 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나라는 스페인과 영국인데요, 두 나라 감염자만 합쳐도 백 명을 넘습니다.

영국의 경우엔 학교에서 전염이 확산 돼 일부 학교에 휴교 조치가 내려졌고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현재까지, 10여 명씩의 감염자가 집계되고 있습니다.

스웨덴과 폴란드처럼 첫 감염자가 나오는 나라가 늘고 있어서, 세계 보건 기구, WHO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 북반구 상황에 비해 그동안 남반구 쪽은 잠잠한 편이었는데,남미와 아프리카로 확산될 조짐이라면서요?

<답변>
네, 콜롬비아에 이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됐습니다. 신종 플루가 남미 대륙 전체로 확산 될 것이란 걱정을 낳고 있는데요, 멕시코와 인접한 과테말라와 코스타리카, 엘 살바도르 등에선 이미 감염자가 집계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선 아직 감염자로 확인된 경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만, 의심 증세를 보이는 검사 대상자들이 늘고 있어, 세계 보건 기구, WHO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적 여건과 보건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신종 플루가 발생할 경우 겉잡을 수 없이 확산 될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는 건데요, 아프리카의 보건 장관들이 에티오피아에 모여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다 바이러스의 증식과 변이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큰 걱정거리였는데요, 결국, 세계 보건 기구 WHO는 전염병 경보 등급을 최고 등급인 6단계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신종 플루 때문에 빚어지는 외교적 마찰을 비롯해서 각종 문제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사스의 공포를 기억하는 중국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신종 플루 감염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 도착한 멕시코인들에 대해 강제 격리 조치를 내리고 곧바로 항공 노선까지 중단시켜서 외교 마찰을 빚었습니다.

멕시코는 자국민들에게 중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 맞대응했고, 결국, 두 나라는 서로 자국민을 빼내오기 위해 전세기를 급파하는 해프닝을 빚었습니다.

미국에서 사망자가 나오자,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해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구요, 홍콩에선 신종 플루 감염자와 같은 호텔에 투숙했다는 이유만으로 280여 명에 대해 강제 격리 조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자국산 돼지고기 금수조처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무역분쟁 가능성까지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빌색 미 농무장관의 말입니다.

<인터뷰> 톰 빌색(미국 농무부 장관) : “무역대표가 말하겠지만 과학적 근거 없는 이 조처는, 심각한 무역 진통을초래할 것입니다.”

또 이집트에선, 신종 플루 발생 초기 돼지를 모조리 매몰처리하라는 정부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경찰과 도축 업자들이 충돌하면서 전쟁터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러면 과연 이 사태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걱정이 아닐 수 없는 데요. 세계보건기구가 상정하고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 또 대책은 무엇입니까?
<답변>
네, 세계 보건 기구, WHO가 당장 걱정하는 건, 다가올 남반구의 겨울입니다. 여기서 신종 플루가 다른 독감 바이러스와 뒤섞여서 더 치명적인 변종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치명적으로 변이한 신종 플루의 바이러스가 북반구의 겨울에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WHO는, '대유행이 현실화될 경우, 20억 명에게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후쿠다, WHO 사무 차장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후쿠다(WHO 사무차장) : “과거 전염병의 대유행 사례를 보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20억 명)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당시 첫 유행은 심각하지 않았지만, 그해 겨울 다시 나타났을 땐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바이러스가 강력해 졌다는 겁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가 많이 발생했던 아시아 지역에서 신종 플루와 조류 인플루엔자가 만나 새로운 변종을 만드는 상황은 대단히 우려되고 있습니다.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빠른 전염력에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높은 치사율까지 가진 변종이 나올 수 있는 건데요, 이에따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보건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만나 신종 플루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마가렛 찬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화상 연설에서 신종 플루가 조류와 결합할 경우 그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며, 아세안 국가들은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 당시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WHO는 냉정한 국제 공조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전문가 회의를 열어서 백신 생산에 본격 착수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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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플루’ 감염자 3천명 돌파
    • 입력 2009-05-10 08:21:08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둘째 주, 특파원 현장보고입니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감염자 수가 2천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북반구에 이어 남반구 전체로 번져 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세계 보건 기구는 신종 플루의 대유행이 현실화되면 전 세계 인구 세 명 중에 한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기서 베를린 최재현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최 특파원! 먼저 북미 지역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전 세계 신종 플루 감염자의 90퍼센트 이상이, 북미 대륙에서 집계되고 있는데요, 최근엔 미국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30일, 백 명을 갓 넘었던 감염자 수가 거의 열 배 가까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질병 통제 센터는 40여 개 주로 늘어난 감염자 발생 지역이 조만간, 50여 개 주 전역으로 확대될 것 같다고 예상하면서 추가 사망자 발생의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미국 내(內) 감염자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이 18살 이하이고,평균 연령은 15살이기 때문에 학교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입니다. 돼지 2백여 마리가 신종 플루에 감염되기도 했던 캐나다에선, 여성 한 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원지 멕시코는 감염자가 천 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50명 線으로 치닫는 와중에 기업과 상점의 영업, 학교 수업을 정상화시켰습니다. 너무 성급한 조치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겉으론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여전히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멕시코 시티 시장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거기 그 자리에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질문> 대서양 건너 유럽 지역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현재까지 13개 나라에서, 150여 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나라는 스페인과 영국인데요, 두 나라 감염자만 합쳐도 백 명을 넘습니다. 영국의 경우엔 학교에서 전염이 확산 돼 일부 학교에 휴교 조치가 내려졌고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현재까지, 10여 명씩의 감염자가 집계되고 있습니다. 스웨덴과 폴란드처럼 첫 감염자가 나오는 나라가 늘고 있어서, 세계 보건 기구, WHO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 북반구 상황에 비해 그동안 남반구 쪽은 잠잠한 편이었는데,남미와 아프리카로 확산될 조짐이라면서요? <답변> 네, 콜롬비아에 이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됐습니다. 신종 플루가 남미 대륙 전체로 확산 될 것이란 걱정을 낳고 있는데요, 멕시코와 인접한 과테말라와 코스타리카, 엘 살바도르 등에선 이미 감염자가 집계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에선 아직 감염자로 확인된 경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만, 의심 증세를 보이는 검사 대상자들이 늘고 있어, 세계 보건 기구, WHO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적 여건과 보건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신종 플루가 발생할 경우 겉잡을 수 없이 확산 될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는 건데요, 아프리카의 보건 장관들이 에티오피아에 모여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다 바이러스의 증식과 변이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큰 걱정거리였는데요, 결국, 세계 보건 기구 WHO는 전염병 경보 등급을 최고 등급인 6단계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신종 플루 때문에 빚어지는 외교적 마찰을 비롯해서 각종 문제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사스의 공포를 기억하는 중국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신종 플루 감염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 도착한 멕시코인들에 대해 강제 격리 조치를 내리고 곧바로 항공 노선까지 중단시켜서 외교 마찰을 빚었습니다. 멕시코는 자국민들에게 중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 맞대응했고, 결국, 두 나라는 서로 자국민을 빼내오기 위해 전세기를 급파하는 해프닝을 빚었습니다. 미국에서 사망자가 나오자,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해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구요, 홍콩에선 신종 플루 감염자와 같은 호텔에 투숙했다는 이유만으로 280여 명에 대해 강제 격리 조치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자국산 돼지고기 금수조처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무역분쟁 가능성까지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빌색 미 농무장관의 말입니다. <인터뷰> 톰 빌색(미국 농무부 장관) : “무역대표가 말하겠지만 과학적 근거 없는 이 조처는, 심각한 무역 진통을초래할 것입니다.” 또 이집트에선, 신종 플루 발생 초기 돼지를 모조리 매몰처리하라는 정부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경찰과 도축 업자들이 충돌하면서 전쟁터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러면 과연 이 사태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걱정이 아닐 수 없는 데요. 세계보건기구가 상정하고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 또 대책은 무엇입니까? <답변> 네, 세계 보건 기구, WHO가 당장 걱정하는 건, 다가올 남반구의 겨울입니다. 여기서 신종 플루가 다른 독감 바이러스와 뒤섞여서 더 치명적인 변종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치명적으로 변이한 신종 플루의 바이러스가 북반구의 겨울에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WHO는, '대유행이 현실화될 경우, 20억 명에게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후쿠다, WHO 사무 차장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후쿠다(WHO 사무차장) : “과거 전염병의 대유행 사례를 보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20억 명)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당시 첫 유행은 심각하지 않았지만, 그해 겨울 다시 나타났을 땐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바이러스가 강력해 졌다는 겁니다.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가 많이 발생했던 아시아 지역에서 신종 플루와 조류 인플루엔자가 만나 새로운 변종을 만드는 상황은 대단히 우려되고 있습니다.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빠른 전염력에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높은 치사율까지 가진 변종이 나올 수 있는 건데요, 이에따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보건장관은 태국 방콕에서 만나 신종 플루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마가렛 찬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화상 연설에서 신종 플루가 조류와 결합할 경우 그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며, 아세안 국가들은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 당시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WHO는 냉정한 국제 공조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전문가 회의를 열어서 백신 생산에 본격 착수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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