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신고하면 일단 삭제?

입력 2009.05.1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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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터넷에 올려진 글이 명예훼손 방지를 이유로 무조건 삭제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공익적인 글까지 상대방의 신고만으로 삭제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구경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터넷 예매를 했는데 정작 영화관에는 예매가 안된다는 인터넷 블로그 항의 글입니다.

하지만 며칠도 안돼 이런 항의 글들은 삭제됩니다.

당사자가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포털사이트에 신고하면 30일 동안 무조건 삭제할 수 있는 현행 정보통신망법 규정 때문입니다.

<인터뷰>맹주만(게시글 삭제 피해자) : "가만히 앉아서 기다려야만 하고. 이 글이 사실 명예훼손의 소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달 뒤 당사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다시 신고하면 심의에서 영구삭제됩니다.

재활용 폐기물 시멘트의 위험성을 고발한 글 역시 업계 신고로 영구삭제됐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공익성이 커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통신심의위는 본인에게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김철환(방통심의위 팀장) : "게시자를 확인하는 작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현재처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게시판 관리 운영자에게 시정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익단체나 업체들이 이 규정을 이용해 글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한해 1600여 건이 영구삭제됐습니다.

<인터뷰>권 정(언론인권센터 변호사) : "공공의 이익을 위해 올린 글을 임의로 삭제하는 건 헌법에 보장된 표현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글을 삭제당한 누리꾼들은 방통심의위원회와 포털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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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예훼손 신고하면 일단 삭제?
    • 입력 2009-05-16 21:18:28
    뉴스 9
<앵커 멘트> 인터넷에 올려진 글이 명예훼손 방지를 이유로 무조건 삭제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공익적인 글까지 상대방의 신고만으로 삭제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구경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터넷 예매를 했는데 정작 영화관에는 예매가 안된다는 인터넷 블로그 항의 글입니다. 하지만 며칠도 안돼 이런 항의 글들은 삭제됩니다. 당사자가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포털사이트에 신고하면 30일 동안 무조건 삭제할 수 있는 현행 정보통신망법 규정 때문입니다. <인터뷰>맹주만(게시글 삭제 피해자) : "가만히 앉아서 기다려야만 하고. 이 글이 사실 명예훼손의 소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달 뒤 당사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다시 신고하면 심의에서 영구삭제됩니다. 재활용 폐기물 시멘트의 위험성을 고발한 글 역시 업계 신고로 영구삭제됐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공익성이 커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통신심의위는 본인에게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습니다. <인터뷰>김철환(방통심의위 팀장) : "게시자를 확인하는 작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현재처럼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게시판 관리 운영자에게 시정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익단체나 업체들이 이 규정을 이용해 글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한해 1600여 건이 영구삭제됐습니다. <인터뷰>권 정(언론인권센터 변호사) : "공공의 이익을 위해 올린 글을 임의로 삭제하는 건 헌법에 보장된 표현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글을 삭제당한 누리꾼들은 방통심의위원회와 포털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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