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퇴장 어수선’ 롯데 대패 자초

입력 2009.05.1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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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사령탑이 규칙 위반으로 퇴장당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대패를 자초하고 말았다.
롯데와 두산 베어스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펼쳐진 19일 잠실구장.
3루 관중석에는 '서울 갈매기' 팬들이 모처럼 상경한 롯데 선수들을 맞아 목청을 높였다.
중반까지는 괜찮았다. 생애 3번째 1군 무대 선발로 나온 신예 이상화가 두산 타선을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아내고 6회초 간판타자 이대호가 큼지막한 좌월 투런 홈런을 뽑아내 3-1 역전에 성공했다.
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고 환호했다. 롯데 팬들은 승리를 예감하며 스탠드를 '잠실 노래방'으로 만들어 나갔다.
그러나 문제는 6회말부터 일어났다.
김현수에게 홈런을 맞아 2-3로 쫓긴 뒤 두산 4번 타자 김동주가 친 타구는 평범한 플라이.
롯데 유격수 박기혁은 낙구 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한 듯 갈지자로 타구를 쫓다 그만 그라운드에 볼을 흘리고 말았다.
그 다음 더 큰 사달이 일어났다.
이상화가 무사 2,3루 위기를 맞자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그리고 같은 타자 타석 때 1구를 던지고 볼이 뒤로 빠지자 갑자기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이 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향했다.
같은 투수, 같은 타자일 때 감독이 허락없이 두 번 올라가면 퇴장을 당한다. 로이스터 감독은 심판의 허가를 얻었어야 했다.
그러나 제지를 뚫고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뒤 마운드로 향했고 곧장 퇴장 명령을 받았다.
로이스터 감독은 대기실에 들어가 TV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좀처럼 보기 드문 상황으로 9분 간 경기가 중단된 뒤 흐름은 완전히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손시헌이 만루에서 역전타를 때려냈고 김재호의 3루타까지 더해 전세는 순식간에 6-3으로 뒤집혔다.
전의를 상실한 롯데는 8회말에도 안타 5개를 두들겨맞고 5점을 더 잃었다. 롯데에서 두산으로 간 '친정팀 킬러' 이원석에게 또 홈런을 얻어맞았다. 승부는 롯데의 3-11 대패로 끝났다.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선수가 다쳐 확인하러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또 이런 상황이 와도 올라가겠다"며 "선수 보호가 내 의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소통의 부재속에 규칙에 따라 심판의 허가를 얻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상화가 먼저 올라온 아로요 코치에게 정확히 부상 상황을 설명했다면, 또 로이스터 감독이 심판에게 분명히 양해를 구했다면 경기 흐름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로 올 시즌에는 지독히도 풀리지 않는 롯데 자이언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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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퇴장 어수선’ 롯데 대패 자초
    • 입력 2009-05-19 22:29:00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사령탑이 규칙 위반으로 퇴장당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대패를 자초하고 말았다. 롯데와 두산 베어스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펼쳐진 19일 잠실구장. 3루 관중석에는 '서울 갈매기' 팬들이 모처럼 상경한 롯데 선수들을 맞아 목청을 높였다. 중반까지는 괜찮았다. 생애 3번째 1군 무대 선발로 나온 신예 이상화가 두산 타선을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아내고 6회초 간판타자 이대호가 큼지막한 좌월 투런 홈런을 뽑아내 3-1 역전에 성공했다. 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고 환호했다. 롯데 팬들은 승리를 예감하며 스탠드를 '잠실 노래방'으로 만들어 나갔다. 그러나 문제는 6회말부터 일어났다. 김현수에게 홈런을 맞아 2-3로 쫓긴 뒤 두산 4번 타자 김동주가 친 타구는 평범한 플라이. 롯데 유격수 박기혁은 낙구 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한 듯 갈지자로 타구를 쫓다 그만 그라운드에 볼을 흘리고 말았다. 그 다음 더 큰 사달이 일어났다. 이상화가 무사 2,3루 위기를 맞자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그리고 같은 타자 타석 때 1구를 던지고 볼이 뒤로 빠지자 갑자기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이 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향했다. 같은 투수, 같은 타자일 때 감독이 허락없이 두 번 올라가면 퇴장을 당한다. 로이스터 감독은 심판의 허가를 얻었어야 했다. 그러나 제지를 뚫고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뒤 마운드로 향했고 곧장 퇴장 명령을 받았다. 로이스터 감독은 대기실에 들어가 TV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좀처럼 보기 드문 상황으로 9분 간 경기가 중단된 뒤 흐름은 완전히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손시헌이 만루에서 역전타를 때려냈고 김재호의 3루타까지 더해 전세는 순식간에 6-3으로 뒤집혔다. 전의를 상실한 롯데는 8회말에도 안타 5개를 두들겨맞고 5점을 더 잃었다. 롯데에서 두산으로 간 '친정팀 킬러' 이원석에게 또 홈런을 얻어맞았다. 승부는 롯데의 3-11 대패로 끝났다.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선수가 다쳐 확인하러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또 이런 상황이 와도 올라가겠다"며 "선수 보호가 내 의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소통의 부재속에 규칙에 따라 심판의 허가를 얻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상화가 먼저 올라온 아로요 코치에게 정확히 부상 상황을 설명했다면, 또 로이스터 감독이 심판에게 분명히 양해를 구했다면 경기 흐름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로 올 시즌에는 지독히도 풀리지 않는 롯데 자이언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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