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코스닥 무더기 상장 폐지

입력 2009.05.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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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코스닥 시장에서 횡령이나 주가조작, 허위 공시가 난무하면서 대규모 상장폐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감독당국은 뭘 했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 문제 짚어봅니다.

<질문>

김태욱 기자 코스닥 시장이 너무 문란하다는 말이 많은데, 어느 정돕니까?

<답변>

지난달 상장 폐지된 한 건설업체를 예로 들어보죠.

이 기업은 몇 년 전까지는 비교적 건실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지난 2006년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M&A 세력에게 회사가 넘어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회사 주가는 한때 3만 원에 육박하기도 했었는데요, 경영진의 횡령이 잇따르면서 회사가 갈수록 부실화돼 결국 상장폐지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이 회사에 투자했던 주주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습니다.

한 투자자 얘기 들어보시죠.

<인터뷰>양혁모 (투자자):"회사 돈을 사장이 빼가는데 주가가 안 떨어지겠어요? 3억8천 투자해서 천5백 만 원 건졌어요."

이런 식으로 건실한 기업을 인수한 뒤에 회삿돈을 빼내서 망가뜨리는 사례가 코스닥 시장에 만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스닥 상장사의 횡령.배임 사건은 매년 증가 추셉니다.

특히 지난해엔 전년보다 2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또 주가조작 사건도 70%가 코스닥 시장에서 일어날 만큼, 코스닥은 불법과 부정의 온상처럼 돼 버렸습니다.

<질문>
거래소 측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던 모양이죠? 최근 대규모로 상장 폐지가 이뤄지고 있죠?

<답변>
지난해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합쳐서 상장폐지된 기업이 26개였는데요, 벌써 코스닥에서만 30곳에 상장 폐지됐습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올해를 코스닥 클린 원년으로 선포하고 강력하게 부실기업들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자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황성윤(코스닥시장본부장보):"실질심사 통해 강력하게 정리하겠다."

특히 횡령.배임, 허위공시와 같은 부정행위가 일어나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으로 올리겠다는 게 코스닥시장본부의 경곱니다.

<질문>
이렇게 상장폐지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 특히 공시를 믿고 투자했던 사람들은 원성이 크다고요?

<답변>
상장폐지되기 직전에 호재성 공시를 띄운 업체들이 있습니다.

한 업체 공시내용 보실까요.

지난 3월 12일 한 코스닥 기업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띄운 건데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사업에 새롭게 진출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 소식에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해 두 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열흘 만에 이 업체가 회계감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올해 초에 잇따라 하이브리드 차와 LED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던 또 다른 코스닥 기업도 실제로는 지난해 말 이미 회사를 정리하기 시작한 상태였고, 지난달 결국 상장폐지됐습니다.

소액주주들은 현재 각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상탠데요, 오늘은 부실 감독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금융감독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사실 투자자들은 공시내용을 보고 투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건데, 금감원은 이에 대해 어떻게 해명합니까?

<답변>
금감원은 기업의 공시내용을 사전에 심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거니와 주식시장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당국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금감원 공시국장:"공시서류를 사전에 일일이 다 심사하게 되면 사회적 비용도 많이 들고 인력도 엄청 들어가게 되고, 공시제도 자체가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문제이지, 감독당국이 사전에 검증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사후적으로는 허위공시로 밝혀지면 제재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투자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믿고 주식투자를 해야 하냐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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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현장] 코스닥 무더기 상장 폐지
    • 입력 2009-05-19 23: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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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코스닥 시장에서 횡령이나 주가조작, 허위 공시가 난무하면서 대규모 상장폐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감독당국은 뭘 했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 문제 짚어봅니다. <질문> 김태욱 기자 코스닥 시장이 너무 문란하다는 말이 많은데, 어느 정돕니까? <답변> 지난달 상장 폐지된 한 건설업체를 예로 들어보죠. 이 기업은 몇 년 전까지는 비교적 건실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지난 2006년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M&A 세력에게 회사가 넘어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회사 주가는 한때 3만 원에 육박하기도 했었는데요, 경영진의 횡령이 잇따르면서 회사가 갈수록 부실화돼 결국 상장폐지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이 회사에 투자했던 주주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습니다. 한 투자자 얘기 들어보시죠. <인터뷰>양혁모 (투자자):"회사 돈을 사장이 빼가는데 주가가 안 떨어지겠어요? 3억8천 투자해서 천5백 만 원 건졌어요." 이런 식으로 건실한 기업을 인수한 뒤에 회삿돈을 빼내서 망가뜨리는 사례가 코스닥 시장에 만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스닥 상장사의 횡령.배임 사건은 매년 증가 추셉니다. 특히 지난해엔 전년보다 2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또 주가조작 사건도 70%가 코스닥 시장에서 일어날 만큼, 코스닥은 불법과 부정의 온상처럼 돼 버렸습니다. <질문> 거래소 측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던 모양이죠? 최근 대규모로 상장 폐지가 이뤄지고 있죠? <답변> 지난해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합쳐서 상장폐지된 기업이 26개였는데요, 벌써 코스닥에서만 30곳에 상장 폐지됐습니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올해를 코스닥 클린 원년으로 선포하고 강력하게 부실기업들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자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황성윤(코스닥시장본부장보):"실질심사 통해 강력하게 정리하겠다." 특히 횡령.배임, 허위공시와 같은 부정행위가 일어나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으로 올리겠다는 게 코스닥시장본부의 경곱니다. <질문> 이렇게 상장폐지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 특히 공시를 믿고 투자했던 사람들은 원성이 크다고요? <답변> 상장폐지되기 직전에 호재성 공시를 띄운 업체들이 있습니다. 한 업체 공시내용 보실까요. 지난 3월 12일 한 코스닥 기업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띄운 건데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사업에 새롭게 진출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 소식에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해 두 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열흘 만에 이 업체가 회계감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올해 초에 잇따라 하이브리드 차와 LED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던 또 다른 코스닥 기업도 실제로는 지난해 말 이미 회사를 정리하기 시작한 상태였고, 지난달 결국 상장폐지됐습니다. 소액주주들은 현재 각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상탠데요, 오늘은 부실 감독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금융감독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사실 투자자들은 공시내용을 보고 투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건데, 금감원은 이에 대해 어떻게 해명합니까? <답변> 금감원은 기업의 공시내용을 사전에 심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거니와 주식시장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당국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금감원 공시국장:"공시서류를 사전에 일일이 다 심사하게 되면 사회적 비용도 많이 들고 인력도 엄청 들어가게 되고, 공시제도 자체가 기업과 투자자 사이의 문제이지, 감독당국이 사전에 검증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사후적으로는 허위공시로 밝혀지면 제재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투자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믿고 주식투자를 해야 하냐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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