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꾸린 ‘덕수궁’ 추모의 메카로

입력 2009.05.2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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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 분향소.

이젠 추모의 메카가 됐습니다.

가까이 있는 분향소도 마다하고 멀리 덕수궁을 찾는 시민들, 왜일까요?

이정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돌담길 따라 끝 보이지 않는 줄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오가는 사람도 적던 길이 경찰버스에 가려 더 좁아졌지만, 정관계 인사들이 주로 찾는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나, 교통 요지에 마련된 서울역정부 분향소보다 훨씬 붐빕니다.

<인터뷰> 류현준(대학생) : "두 시간 걸려서 오고 그랬는데, 고인 가시는 길에도 외롭지 않으시게 하는 마음이 통한다고 생각해요"

바로 옆 구청 분향소도 마다하고 주최 측도 따로 없는 거리 분향소까지 먼 길을 달려온 건, 그저 한 번 조문으로 끝내기 보다는 내 손으로 떠나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섭니다.

<인터뷰> 이현순(서울시 방학동) : "많은 사람들 마음이 표현되는 곳이 이 곳인 것 같아요"

함께 하는 슬픔은 더 커집니다.

헌화와 분향, 모금 모두 자원봉사, 조문객이 늘수록 자원봉사가 늘고 자원봉사가 늘수록 조문객도 늡니다.

<인터뷰> 최문정(자원봉사자) : "제가 꽃을 나눠 드렸는데, 사람들이 끝이 없더라고요"

덕수궁 대한문 앞은 2002년 효순, 미선 양 추모집회와 2004년 탄핵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던 곳.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비를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서 조문객들은 '서민 대통령', '민주주의'를 외쳤던 고인을 절로 떠올린다고도 말합니다.

<인터뷰> 황일권(거리분향소 첫 제안) : "정부에서 마련하는 장례식장은 화려하게 꾸며져 있고 볼거리도 많지만,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이곳에 오는 이유는 자기의 마음을 드리고자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시민들의 추모 열기와 슬픔이 모이는 곳, 덕수궁 대한문 앞.

추모의 메카로 자리잡았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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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들이 꾸린 ‘덕수궁’ 추모의 메카로
    • 입력 2009-05-27 07: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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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 분향소. 이젠 추모의 메카가 됐습니다. 가까이 있는 분향소도 마다하고 멀리 덕수궁을 찾는 시민들, 왜일까요? 이정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돌담길 따라 끝 보이지 않는 줄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오가는 사람도 적던 길이 경찰버스에 가려 더 좁아졌지만, 정관계 인사들이 주로 찾는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나, 교통 요지에 마련된 서울역정부 분향소보다 훨씬 붐빕니다. <인터뷰> 류현준(대학생) : "두 시간 걸려서 오고 그랬는데, 고인 가시는 길에도 외롭지 않으시게 하는 마음이 통한다고 생각해요" 바로 옆 구청 분향소도 마다하고 주최 측도 따로 없는 거리 분향소까지 먼 길을 달려온 건, 그저 한 번 조문으로 끝내기 보다는 내 손으로 떠나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섭니다. <인터뷰> 이현순(서울시 방학동) : "많은 사람들 마음이 표현되는 곳이 이 곳인 것 같아요" 함께 하는 슬픔은 더 커집니다. 헌화와 분향, 모금 모두 자원봉사, 조문객이 늘수록 자원봉사가 늘고 자원봉사가 늘수록 조문객도 늡니다. <인터뷰> 최문정(자원봉사자) : "제가 꽃을 나눠 드렸는데, 사람들이 끝이 없더라고요" 덕수궁 대한문 앞은 2002년 효순, 미선 양 추모집회와 2004년 탄핵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던 곳.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비를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서 조문객들은 '서민 대통령', '민주주의'를 외쳤던 고인을 절로 떠올린다고도 말합니다. <인터뷰> 황일권(거리분향소 첫 제안) : "정부에서 마련하는 장례식장은 화려하게 꾸며져 있고 볼거리도 많지만,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이곳에 오는 이유는 자기의 마음을 드리고자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시민들의 추모 열기와 슬픔이 모이는 곳, 덕수궁 대한문 앞. 추모의 메카로 자리잡았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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