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정치인 노무현의 삶은 고독했지만,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밤을 꼬박 새서라도, 생업을 제치고라도 고인이 떠나는 길을 지킨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벽 5시.
밤잠을 설친 듯 일찌감치 거리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박아영 : "(새벽같이 나오신 이유가 있으세요?) 잠이 안 와서요. 미안하고 그래서."
담요에, 깔고 앉는 자리까지… 두 자녀와 함께 작정하고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희국 : "어제 저녁에 왔습니다. 분향하고, 길거리에서 노숙하고."
마지막 인사.
고인의 모습을 이렇게라도 붙잡고 싶습니다.
아침 7시, 서울광장 주변에도 일찍부터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광장을 에워싼 경찰버스, 방패를 든 전경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서울광장의 문이 열리고… 쉴새없이 밀려드는 인파에 광장은 벌써 만원입니다.
<인터뷰> 서재심(경남 남해군) : "남해에요. (남해?) 남해에서 새벽 1시에 왔어요."
<인터뷰> 최봉님(전남 함평군) : "광주에서 왔어요. 돌아가신 날 서울 와서 이튿날 여기서 조문하고 또 왔어요."
첫 차를 잡아타고 서울로 올라온 조문객들이 역 한복판을 가득 메웠습니다.
오늘만큼은 먼 거리도 그저 한 걸음에 불과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힘든 조문 길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하루의 휴가, 안되면 반나절이라도 휴가를 내 달려온 직장인들.
<인터뷰> 김화정(충남 천안시) : "역사적인 자리이기 때문에, 참석하고 싶어서 수업 교체하고 학교에 연가를 내고 왔습니다."
자녀 셋을 데리고 무작정 올라온 주부.
이렇게라도 꼭 보고만 싶습니다.
<인터뷰> 정영수(충남 아산시) : 거짓말 같아서 확인하러 왔어요. 영결식 보러."
영결식이 시작된 11시.
인근 경복궁에서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는 이 시각, 일터를 떠날 수 없는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착잡한 마음으로 TV를 지켜보며 애도하고 있습니다.
손님 맞을 준비도 잊었습니다.
<인터뷰> 김연자(식당 주인) : "12시 되면 갈 거예요. 갈 거예요. (제일 바쁜 시간일텐데?) 예, 가야죠.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인데."
급한 걸음도 멈췄습니다.
<인터뷰> 퀵서비스 기사 : "우리 직업상 줄을 서야 되잖아요. 분향자들이 많아서. 대기자들이 많아서. 물건 싣고 우린 배달 가야 되는데, 줄을 서지도 못하고, 그런 게 되게 많이 안타까웠죠."
차마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리고, 홀로 눈물을 삼키기도 합니다.
<인터뷰> 남대문시장 상인 : "실감이 안 나죠. 너무 안타깝고."
경복궁에서 거리로 나온 운구행렬.
한발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고인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곁을 지킨 시민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는 길은 그래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정치인 노무현의 삶은 고독했지만,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밤을 꼬박 새서라도, 생업을 제치고라도 고인이 떠나는 길을 지킨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벽 5시.
밤잠을 설친 듯 일찌감치 거리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박아영 : "(새벽같이 나오신 이유가 있으세요?) 잠이 안 와서요. 미안하고 그래서."
담요에, 깔고 앉는 자리까지… 두 자녀와 함께 작정하고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희국 : "어제 저녁에 왔습니다. 분향하고, 길거리에서 노숙하고."
마지막 인사.
고인의 모습을 이렇게라도 붙잡고 싶습니다.
아침 7시, 서울광장 주변에도 일찍부터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광장을 에워싼 경찰버스, 방패를 든 전경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서울광장의 문이 열리고… 쉴새없이 밀려드는 인파에 광장은 벌써 만원입니다.
<인터뷰> 서재심(경남 남해군) : "남해에요. (남해?) 남해에서 새벽 1시에 왔어요."
<인터뷰> 최봉님(전남 함평군) : "광주에서 왔어요. 돌아가신 날 서울 와서 이튿날 여기서 조문하고 또 왔어요."
첫 차를 잡아타고 서울로 올라온 조문객들이 역 한복판을 가득 메웠습니다.
오늘만큼은 먼 거리도 그저 한 걸음에 불과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힘든 조문 길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하루의 휴가, 안되면 반나절이라도 휴가를 내 달려온 직장인들.
<인터뷰> 김화정(충남 천안시) : "역사적인 자리이기 때문에, 참석하고 싶어서 수업 교체하고 학교에 연가를 내고 왔습니다."
자녀 셋을 데리고 무작정 올라온 주부.
이렇게라도 꼭 보고만 싶습니다.
<인터뷰> 정영수(충남 아산시) : 거짓말 같아서 확인하러 왔어요. 영결식 보러."
영결식이 시작된 11시.
인근 경복궁에서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는 이 시각, 일터를 떠날 수 없는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착잡한 마음으로 TV를 지켜보며 애도하고 있습니다.
손님 맞을 준비도 잊었습니다.
<인터뷰> 김연자(식당 주인) : "12시 되면 갈 거예요. 갈 거예요. (제일 바쁜 시간일텐데?) 예, 가야죠.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인데."
급한 걸음도 멈췄습니다.
<인터뷰> 퀵서비스 기사 : "우리 직업상 줄을 서야 되잖아요. 분향자들이 많아서. 대기자들이 많아서. 물건 싣고 우린 배달 가야 되는데, 줄을 서지도 못하고, 그런 게 되게 많이 안타까웠죠."
차마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리고, 홀로 눈물을 삼키기도 합니다.
<인터뷰> 남대문시장 상인 : "실감이 안 나죠. 너무 안타깝고."
경복궁에서 거리로 나온 운구행렬.
한발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고인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곁을 지킨 시민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는 길은 그래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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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리포트] 외롭지 않은 ‘마지막 길’
-
- 입력 2009-05-29 20:12:27
<앵커 멘트>
정치인 노무현의 삶은 고독했지만,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밤을 꼬박 새서라도, 생업을 제치고라도 고인이 떠나는 길을 지킨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새벽 5시.
밤잠을 설친 듯 일찌감치 거리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박아영 : "(새벽같이 나오신 이유가 있으세요?) 잠이 안 와서요. 미안하고 그래서."
담요에, 깔고 앉는 자리까지… 두 자녀와 함께 작정하고 나왔습니다.
<인터뷰> 이희국 : "어제 저녁에 왔습니다. 분향하고, 길거리에서 노숙하고."
마지막 인사.
고인의 모습을 이렇게라도 붙잡고 싶습니다.
아침 7시, 서울광장 주변에도 일찍부터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광장을 에워싼 경찰버스, 방패를 든 전경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서울광장의 문이 열리고… 쉴새없이 밀려드는 인파에 광장은 벌써 만원입니다.
<인터뷰> 서재심(경남 남해군) : "남해에요. (남해?) 남해에서 새벽 1시에 왔어요."
<인터뷰> 최봉님(전남 함평군) : "광주에서 왔어요. 돌아가신 날 서울 와서 이튿날 여기서 조문하고 또 왔어요."
첫 차를 잡아타고 서울로 올라온 조문객들이 역 한복판을 가득 메웠습니다.
오늘만큼은 먼 거리도 그저 한 걸음에 불과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힘든 조문 길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하루의 휴가, 안되면 반나절이라도 휴가를 내 달려온 직장인들.
<인터뷰> 김화정(충남 천안시) : "역사적인 자리이기 때문에, 참석하고 싶어서 수업 교체하고 학교에 연가를 내고 왔습니다."
자녀 셋을 데리고 무작정 올라온 주부.
이렇게라도 꼭 보고만 싶습니다.
<인터뷰> 정영수(충남 아산시) : 거짓말 같아서 확인하러 왔어요. 영결식 보러."
영결식이 시작된 11시.
인근 경복궁에서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는 이 시각, 일터를 떠날 수 없는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착잡한 마음으로 TV를 지켜보며 애도하고 있습니다.
손님 맞을 준비도 잊었습니다.
<인터뷰> 김연자(식당 주인) : "12시 되면 갈 거예요. 갈 거예요. (제일 바쁜 시간일텐데?) 예, 가야죠.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인데."
급한 걸음도 멈췄습니다.
<인터뷰> 퀵서비스 기사 : "우리 직업상 줄을 서야 되잖아요. 분향자들이 많아서. 대기자들이 많아서. 물건 싣고 우린 배달 가야 되는데, 줄을 서지도 못하고, 그런 게 되게 많이 안타까웠죠."
차마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리고, 홀로 눈물을 삼키기도 합니다.
<인터뷰> 남대문시장 상인 : "실감이 안 나죠. 너무 안타깝고."
경복궁에서 거리로 나온 운구행렬.
한발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들리지 않아도, 고인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곁을 지킨 시민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는 길은 그래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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