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현장 ‘서울광장’ 다시 주목

입력 2009.05.2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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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광장에서 치러진 노제는 당초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엄숙하게 진행됐습니다.

월드컵과 촛불시위 때 환호와 분노가 가득했던 서울광장은 역사의 현장으로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광장이 슬픔으로 가득찼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광장을 찾은 시민들, 광화문 일대까지 가득 메웠습니다.

출입을 통제하던 경찰 버스도 뜨거운 추모 열기를 막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조서영(서울 장충동) : "추모도 할 수 없는 장소가 서울광장이라면 도대체 서울광장이 누구의 땅이고, 누가 있어야 할 곳인 지 알 수가 없어요."

우려와는 달리 차분하면서도 엄숙하게 진행된 노제.

만장을 들고 교통을 통제하는 등 광장의 질서를 시민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정종근 : "만장이라도 들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편하게 가실 수 있는 길인 것 같아서..."

서울광장은 이처럼 시민들의 열정과 분노, 추모의 장으로 매번 옷을 갈아입으며 역사의 증인이 돼 왔습니다.



서울광장이 현대사 무대에 처음 등장한 건 지난 87년, 독재 타도와 호헌 철폐를 외치다 최루탄에 맞아 숨진 故 이한열 열사의 노제가 열려 민주화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녹취>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거리 응원전의 메카, 서울광장은 에너지를 분출하는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시민들의 역동적이고 자발적인 거리 응원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랐고, 분단의 역사에서 공포와 금기의 대상이던 붉은색이 광장을 뒤덮은 것도 기성세대에겐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40년을 지켜온 아스팔트와 분수대를 걷어내고 휴식공간으로 새로 태어난 서울광장.



<녹취>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도 이 곳에서 시작됐습니다.

광장은 누구나 나와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한 토론의 장이였습니다.

<녹취> "우리가 진짜 (촛불시위) 배후조종입니다"

<인터뷰>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 : "시민들의 정치적 구호는 학습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스스로 습득한 것이기 때문에..."

희비가 엇갈린 우리 현대사의 무대가 된 서울광장.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노제로 또 다시 역사의 현장으로 기록됐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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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현장 ‘서울광장’ 다시 주목
    • 입력 2009-05-29 20:29:00
    뉴스타임
<앵커 멘트> 서울광장에서 치러진 노제는 당초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엄숙하게 진행됐습니다. 월드컵과 촛불시위 때 환호와 분노가 가득했던 서울광장은 역사의 현장으로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광장이 슬픔으로 가득찼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광장을 찾은 시민들, 광화문 일대까지 가득 메웠습니다. 출입을 통제하던 경찰 버스도 뜨거운 추모 열기를 막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조서영(서울 장충동) : "추모도 할 수 없는 장소가 서울광장이라면 도대체 서울광장이 누구의 땅이고, 누가 있어야 할 곳인 지 알 수가 없어요." 우려와는 달리 차분하면서도 엄숙하게 진행된 노제. 만장을 들고 교통을 통제하는 등 광장의 질서를 시민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정종근 : "만장이라도 들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편하게 가실 수 있는 길인 것 같아서..." 서울광장은 이처럼 시민들의 열정과 분노, 추모의 장으로 매번 옷을 갈아입으며 역사의 증인이 돼 왔습니다. 서울광장이 현대사 무대에 처음 등장한 건 지난 87년, 독재 타도와 호헌 철폐를 외치다 최루탄에 맞아 숨진 故 이한열 열사의 노제가 열려 민주화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녹취> "오, 필승 코리아. 오, 필승 코리아." 거리 응원전의 메카, 서울광장은 에너지를 분출하는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시민들의 역동적이고 자발적인 거리 응원에 전 세계가 깜짝 놀랐고, 분단의 역사에서 공포와 금기의 대상이던 붉은색이 광장을 뒤덮은 것도 기성세대에겐 적잖은 충격이었습니다. 40년을 지켜온 아스팔트와 분수대를 걷어내고 휴식공간으로 새로 태어난 서울광장. <녹취>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도 이 곳에서 시작됐습니다. 광장은 누구나 나와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한 토론의 장이였습니다. <녹취> "우리가 진짜 (촛불시위) 배후조종입니다" <인터뷰>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 : "시민들의 정치적 구호는 학습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스스로 습득한 것이기 때문에..." 희비가 엇갈린 우리 현대사의 무대가 된 서울광장.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노제로 또 다시 역사의 현장으로 기록됐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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