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영웅 듀오의 ‘엇갈린 희비’

입력 2009.05.29 (22:36) 수정 2009.05.2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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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나란히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봉중근(LG)과 윤석민(KIA)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성사된 선발 맞대결에서 희비가 뚜렷하게 교차했다.
양팀의 에이스인 둘은 상위권에 도약하려고 애쓰는 소속팀의 기대를 안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던 봉중근은 1승이 절실한 상황. 선발투수로 활약하다가 팀 사정 때문에 지난달 말부터 마무리로 뛰던 윤석민도 이 경기부터 선발로 돌아왔기 때문에 역시 각오가 남달랐다.
두 투수 모두 때 이른 여름 날씨 때문에 지친 듯 힘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볼넷과 피안타가 각각 4개-8개(봉중근), 3개-7개(윤석민)로 상당히 많았다.
대신 완급을 조절한 노련함을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윤석민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 타자를 범타로 유도해 대량 실점을 피하며 지난해 10월4일 광주에서 두산과 경기 이후 첫 선발승을 따냈다. 반면 봉중근은 연이어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시즌 6번째 패전의 멍에를 썼다.
봉중근이 먼저 흔들렸다. 3회 1사 1, 2루에서 이종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나서 최희섭에게 좌전안타를 내주면서 또 한 점을 내줬다.
그럭저럭 잘 버텨나가던 봉중근은 8회 완전히 무너졌다. 3안타와 몸에 맞는 볼까지 겹치면서 4점을 내주고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7실점.
초반 쌍둥이 타선을 잘 틀어막던 윤석민도 4회 위기를 맞았다. 페타지니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고 나서 1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조인성을 병살타로 유도해 추가로 점수를 잃지는 않았다.
6회에도 2사 2, 3루에서 폭투로 한 점을 헌납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아낸 윤석민은 3-2로 앞선 7회 손영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12-5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석민은 "실점 위기에서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운이 좋았다"며 "선발 등판하기 전에 충분히 쉬어 몸 상태는 좋았다. 다만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선발로 자주 등판하다 보면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박 LG 감독은 "봉중근이 마운드에 선 날에는 타선이 터지지 않는다. 살풀이라도 해야겠다"고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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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BC 영웅 듀오의 ‘엇갈린 희비’
    • 입력 2009-05-29 22:36:39
    • 수정2009-05-29 22:46:26
    연합뉴스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나란히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봉중근(LG)과 윤석민(KIA)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성사된 선발 맞대결에서 희비가 뚜렷하게 교차했다. 양팀의 에이스인 둘은 상위권에 도약하려고 애쓰는 소속팀의 기대를 안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던 봉중근은 1승이 절실한 상황. 선발투수로 활약하다가 팀 사정 때문에 지난달 말부터 마무리로 뛰던 윤석민도 이 경기부터 선발로 돌아왔기 때문에 역시 각오가 남달랐다. 두 투수 모두 때 이른 여름 날씨 때문에 지친 듯 힘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볼넷과 피안타가 각각 4개-8개(봉중근), 3개-7개(윤석민)로 상당히 많았다. 대신 완급을 조절한 노련함을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윤석민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 타자를 범타로 유도해 대량 실점을 피하며 지난해 10월4일 광주에서 두산과 경기 이후 첫 선발승을 따냈다. 반면 봉중근은 연이어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시즌 6번째 패전의 멍에를 썼다. 봉중근이 먼저 흔들렸다. 3회 1사 1, 2루에서 이종범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나서 최희섭에게 좌전안타를 내주면서 또 한 점을 내줬다. 그럭저럭 잘 버텨나가던 봉중근은 8회 완전히 무너졌다. 3안타와 몸에 맞는 볼까지 겹치면서 4점을 내주고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7실점. 초반 쌍둥이 타선을 잘 틀어막던 윤석민도 4회 위기를 맞았다. 페타지니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고 나서 1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조인성을 병살타로 유도해 추가로 점수를 잃지는 않았다. 6회에도 2사 2, 3루에서 폭투로 한 점을 헌납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아낸 윤석민은 3-2로 앞선 7회 손영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12-5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석민은 "실점 위기에서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운이 좋았다"며 "선발 등판하기 전에 충분히 쉬어 몸 상태는 좋았다. 다만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선발로 자주 등판하다 보면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박 LG 감독은 "봉중근이 마운드에 선 날에는 타선이 터지지 않는다. 살풀이라도 해야겠다"고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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