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레슬러 “이제는 나도 한국인”

입력 2009.05.31 (11:03) 수정 2009.05.3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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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후렐베흐톨가 또는 최대원'
30일 여수에서 개막한 제3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레슬링 종목에 참가한 최대원(16.서울 중랑중 3학년)에게는 이름이 두 개다.
한국인 아버지와 몽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께 몽골에 살던 아버지가 최대원이 세 살 때 세상을 뜨면서 줄곧 몽골인으로 살아왔다.
한국에 온 것도 불과 2년 반 전인 2007년. 한국인과 결혼한 이모가 초청한 덕에 태어나서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한국에 와 어려움을 겪던 그에게 희망을 준 것은 레슬링이었다.
몽골에 살 때 2년 동안 취미삼아 해왔던 레슬링을 중랑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최대원은 "이모부가 '레슬링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해 운동을 시작했다"며 "매일 하루 10시간 가량 운동과 공부를 하면서 친구들과 지내다 보니 한국말도 늘고 운동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2년여 밖에 한국에 살지 않았지만 그는 한국말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하고 외모도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그렇지만 국적이 몽골이어서 그동안 소년체전에는 한 번도 참가하지 못했다. 국적을 묻지 않는 서울시 주최 대회에만 여러 번 참가했는데 중등부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지난해 1차 소년체전을 앞두고 서울지역 1차 선발전에서 우승하면서 2차 선발전 참가 면제를 받았을 정도로 실력이 월등했다.
최대원은 이모부에게 양자로 입적해 이달 중순에 국적을 취득하면서 가까스로 이번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그는 6월1일 열리는 이번 대회 레슬링 자유형 52㎏급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고등학교 레슬링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최대원은 "한국 선수들이 실력과 기술은 좋은데 몽골 선수보다 힘은 떨어지는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꼭 따서 저를 여태까지 잘 키워주신 이모와 이모부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랑중 김영진 코치는 "힘이 좋을 뿐 아니라 상대의 수를 읽을 줄 알고 머리도 좋다"며 "전국 최고 수준의 선수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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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 레슬러 “이제는 나도 한국인”
    • 입력 2009-05-31 11:03:03
    • 수정2009-05-31 14:51:07
    연합뉴스
'바트후렐베흐톨가 또는 최대원' 30일 여수에서 개막한 제3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레슬링 종목에 참가한 최대원(16.서울 중랑중 3학년)에게는 이름이 두 개다. 한국인 아버지와 몽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께 몽골에 살던 아버지가 최대원이 세 살 때 세상을 뜨면서 줄곧 몽골인으로 살아왔다. 한국에 온 것도 불과 2년 반 전인 2007년. 한국인과 결혼한 이모가 초청한 덕에 태어나서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한국에 와 어려움을 겪던 그에게 희망을 준 것은 레슬링이었다. 몽골에 살 때 2년 동안 취미삼아 해왔던 레슬링을 중랑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최대원은 "이모부가 '레슬링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해 운동을 시작했다"며 "매일 하루 10시간 가량 운동과 공부를 하면서 친구들과 지내다 보니 한국말도 늘고 운동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2년여 밖에 한국에 살지 않았지만 그는 한국말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하고 외모도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그렇지만 국적이 몽골이어서 그동안 소년체전에는 한 번도 참가하지 못했다. 국적을 묻지 않는 서울시 주최 대회에만 여러 번 참가했는데 중등부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지난해 1차 소년체전을 앞두고 서울지역 1차 선발전에서 우승하면서 2차 선발전 참가 면제를 받았을 정도로 실력이 월등했다. 최대원은 이모부에게 양자로 입적해 이달 중순에 국적을 취득하면서 가까스로 이번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그는 6월1일 열리는 이번 대회 레슬링 자유형 52㎏급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고등학교 레슬링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최대원은 "한국 선수들이 실력과 기술은 좋은데 몽골 선수보다 힘은 떨어지는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꼭 따서 저를 여태까지 잘 키워주신 이모와 이모부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랑중 김영진 코치는 "힘이 좋을 뿐 아니라 상대의 수를 읽을 줄 알고 머리도 좋다"며 "전국 최고 수준의 선수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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