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임신부, 타미플루 괜찮을까?

입력 2009.06.01 (09:26) 수정 2009.06.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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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신부 인플루엔자 A(H1N1) 추정환자가 발생하면서 임신부도 타미플루 등의 항바이러스 치료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임신부일지라도 신종플루 감염이 추정된다면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태아기형유발물질 정보센터 한정열 소장은 "임신부라도 신종플루에 노출됐다면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소장은 이 같은 근거로 미국 질병통제예방국(Center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과 미국기형학정보센터(OTIS)에서 나온 자료를 제시했다.
한 소장은 "이번 신종플루의 대유행 시 최대 피해자는 계절적 감기와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 소아, 임신부가 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과거 감기가 대유행이 있었던 1918~1919년, 1957~1958년에 임신부의 사망과 자연유산, 조산이 많았던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임신 초기에 감기로 고열이 발생하면 태아의 `신경관결손증'이 2배 이상 높게 발생하고, 임신 말기 고열은 신경발달이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소장은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고 확진, 추정, 또는 의심되는 임신부는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필요하다"면서 "항바이러스 치료제 중 타미플루는 기형아 출산율 증가와 관련성이 낮은 만큼 신종플루가 임신부 및 태아에 미칠 부작용을 고려한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타미플루는 모유 수유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한 소장의 견해다.
그는 이어 "타미플루는 신종플루에 노출된 후 48시간 내에 투여돼야 하지만 48시간 이후에 치료가 시작돼도 환자에게는 이익이 있다"면서 "만약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닷새 동안 약물을 투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신종플루에 감염된 수유아도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모유수유의 빈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만약 모유수유부가 타미플루를 복용한다 하더라도 모유성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모유 수유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일반 인플루엔자 치료지침과 미국의 사례를 들어 임신부의 타미플루 치료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흔히 임신부가 감기약을 복용하면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 나머지 약 복용을 꺼려 감기를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감기치료를 받지 않아 생기는 합병증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배덕수 교수는 "태아의 심장, 중추신경계, 눈, 귀, 팔다리 등이 완성되는 임신 4주부터 10주까지는 약물 복용을 가급적 피해야 하지만 그 외에는 전문의와의 상담과 처방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해열제 등은 조심해야 한다. 해열제를 잘못 복용하면 동맥관 폐쇄 등 선천성 심장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을 복용할 때는 주치의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일반 인플루엔자의 경우 임신부의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신종플루는 아직 예방백신이 없는 만큼 환자가 이미 발생한 미국의 사례와 기본적인 인플루엔자 치료지침에 준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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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플루 임신부, 타미플루 괜찮을까?
    • 입력 2009-06-01 09:26:30
    • 수정2009-06-01 16:54:30
    연합뉴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신부 인플루엔자 A(H1N1) 추정환자가 발생하면서 임신부도 타미플루 등의 항바이러스 치료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임신부일지라도 신종플루 감염이 추정된다면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태아기형유발물질 정보센터 한정열 소장은 "임신부라도 신종플루에 노출됐다면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소장은 이 같은 근거로 미국 질병통제예방국(Center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과 미국기형학정보센터(OTIS)에서 나온 자료를 제시했다. 한 소장은 "이번 신종플루의 대유행 시 최대 피해자는 계절적 감기와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 소아, 임신부가 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과거 감기가 대유행이 있었던 1918~1919년, 1957~1958년에 임신부의 사망과 자연유산, 조산이 많았던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임신 초기에 감기로 고열이 발생하면 태아의 `신경관결손증'이 2배 이상 높게 발생하고, 임신 말기 고열은 신경발달이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소장은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고 확진, 추정, 또는 의심되는 임신부는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필요하다"면서 "항바이러스 치료제 중 타미플루는 기형아 출산율 증가와 관련성이 낮은 만큼 신종플루가 임신부 및 태아에 미칠 부작용을 고려한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타미플루는 모유 수유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한 소장의 견해다. 그는 이어 "타미플루는 신종플루에 노출된 후 48시간 내에 투여돼야 하지만 48시간 이후에 치료가 시작돼도 환자에게는 이익이 있다"면서 "만약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닷새 동안 약물을 투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신종플루에 감염된 수유아도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모유수유의 빈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만약 모유수유부가 타미플루를 복용한다 하더라도 모유성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모유 수유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일반 인플루엔자 치료지침과 미국의 사례를 들어 임신부의 타미플루 치료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흔히 임신부가 감기약을 복용하면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 나머지 약 복용을 꺼려 감기를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감기치료를 받지 않아 생기는 합병증이 더 큰 문제가 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배덕수 교수는 "태아의 심장, 중추신경계, 눈, 귀, 팔다리 등이 완성되는 임신 4주부터 10주까지는 약물 복용을 가급적 피해야 하지만 그 외에는 전문의와의 상담과 처방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해열제 등은 조심해야 한다. 해열제를 잘못 복용하면 동맥관 폐쇄 등 선천성 심장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을 복용할 때는 주치의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일반 인플루엔자의 경우 임신부의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신종플루는 아직 예방백신이 없는 만큼 환자가 이미 발생한 미국의 사례와 기본적인 인플루엔자 치료지침에 준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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