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 테마송’ 취향도 가지가지

입력 2009.06.06 (07:09) 수정 2009.06.0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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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활약하는 임창용은 영화 '007'의 테마 음악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다.
임창용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린 탓에 이 음악이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면 상대팀 선수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국내 프로야구에도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거나 마운드에 오를 때 이런 '테마송'이 쓰인다. 관중석에서 펼쳐지는 응원가와 달리 테마송은 대부분 선수가 직접 고르기 때문에 선수의 취향과 개성이 잘 묻어난다.
◇ 뭐니뭐니해도 대중가요가 최고
국내 프로야구 8개 구단의 테마송 사용 실태를 살펴본 결과 외국 팝 음악보다는 국내 가요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경기에 쓰이는 음악인 만큼 조용한 발라드보다는 흥겨운 댄스음악이 많았다.
빅뱅, 소녀시대, 다비치, 손담비 등 최근 인기 가수의 노래가 주로 사랑받았다. 빅뱅의 '하루하루'는 정원석(두산), '거짓말'은 김영민(히어로즈)의 테마송으로 사용되고 '붉은 노을'은 조동화(SK)가 골랐다.
또 빅뱅의 대성이 부른 '대박이야'는 이승화(롯데)와 모창민(SK)이 등장할 때 사용되며 빅뱅이 2NE1과 함께 부른 휴대전화 광고 삽입곡 '롤리팝'은 이원석(두산), 최정(SK)이 나타날 때 흐른다.
지난해 최고 인기곡 중의 하나인 소녀시대의 'Gee'는 정수성(히어로즈)이 선택했고, 소녀시대의 또 다른 히트곡 '힘내'는 이승호(SK)가 등판할 때 사용된다.
가창력이 뛰어난 여성 듀오 다비치의 '8282'는 고영민(두산)이 좋아하고, '사고쳤어요'는 민병헌(두산), 최형우(삼성), 박남섭(롯데)의 기를 살리는 데 쓰인다. '섹시 가수'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는 송승준(롯데)의 테마송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고참 선수들은 7080세대의 노래를 좋아한다. 반면 젊은 선수들은 유행하는 노래를 좋아하며 자주 바꾼다"며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테마송을 교체해 기분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웅장한 음악이나 록도 좋아
그라운드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웅장한 음악이나 록 장르를 좋아하는 선수도 꽤 있다.
인순이의 '거위의 꿈'과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처럼 묵직하면서 힘있는 멜로디는 각각 최만호(롯데)와 최태인(삼성)의 플레이와 어우러진다. 이재주(히어로즈)는 영화 '황야의 무법자'의 주제곡이 나올 때 영화의 주인공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록 음악으로는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강민호)와 '그것이 젊음'(문규현)을 비롯해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정보명, 이상 롯데) 등이 대표적이다. 신나는 리듬의 '룩셈부르크'(크라닝 넛)은 제춘모(SK)의 등장을 알린다.
요즘 테마송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곡은 영화 '록키'의 주제가였던 '아이 오브 더 타이거'다. '밤 밤바밤~'의 귀에 익은 멜로디로 시작되는 이 곡은 박현준, 이재원(이상 SK), 김일엽, 허준혁(이상 롯데)에게 사랑받는다.
기존 노래 대신 '맞춤형 테마송'을 사용하는 선수도 있다. 홍성흔(두산), 진갑용(삼성), 김광현(SK)은 팬이나 지인이 직접 만든 노래를 쓴다.
◇ 얽힌 사연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테마송으로 삼다 보니 얽힌 사연도 다양하다.
두산 김현수는 지난해 타격감각이 좋았을 때 틀었던 민효린의 '터치 미'를 올해도 사용한다. 수시로 테마송을 바꾸는 삼성 박한이는 자신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다며 올 시즌에는 카라의 '허니'를 찍었다.
최형우는 '그라운드에서 사고를 한 번 치고 싶다'는 이유로 '사고쳤어요'를 내세웠다. 김동수는 '예전에 이문세가 불렀을 때 좋아했던 곡'이라며 빅뱅의 '붉은 노을'을 골랐다.
손민한(롯데)과 김동주(두산)는 몇 해째 같은 곡을 고집한다. 각각 '내게도 사랑이'(함중아), '행복병'(김종국)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테마송을 좋아하지 않는 선수도 있다. 삼성의 양준혁, 강봉규, 신명철, 정현욱은 테마송 없이 타석에 들어서며 한화도 김태균, 이범호, 류현진 등 5~6명을 뺀 나머지 선수들은 테마송이 없다.
LG는 구단 차원에서 테마송을 사용하지 않는다. 2007년까지는 선수별 테마송이 있었지만 팀 성적이 바닥권에서 맴돌자 팀워크를 다지는 차원에서 테마송을 없애고 관중석에서 응원가만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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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선수 테마송’ 취향도 가지가지
    • 입력 2009-06-06 07:09:21
    • 수정2009-06-06 16:30:17
    연합뉴스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활약하는 임창용은 영화 '007'의 테마 음악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다. 임창용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린 탓에 이 음악이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면 상대팀 선수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국내 프로야구에도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거나 마운드에 오를 때 이런 '테마송'이 쓰인다. 관중석에서 펼쳐지는 응원가와 달리 테마송은 대부분 선수가 직접 고르기 때문에 선수의 취향과 개성이 잘 묻어난다. ◇ 뭐니뭐니해도 대중가요가 최고
국내 프로야구 8개 구단의 테마송 사용 실태를 살펴본 결과 외국 팝 음악보다는 국내 가요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경기에 쓰이는 음악인 만큼 조용한 발라드보다는 흥겨운 댄스음악이 많았다. 빅뱅, 소녀시대, 다비치, 손담비 등 최근 인기 가수의 노래가 주로 사랑받았다. 빅뱅의 '하루하루'는 정원석(두산), '거짓말'은 김영민(히어로즈)의 테마송으로 사용되고 '붉은 노을'은 조동화(SK)가 골랐다. 또 빅뱅의 대성이 부른 '대박이야'는 이승화(롯데)와 모창민(SK)이 등장할 때 사용되며 빅뱅이 2NE1과 함께 부른 휴대전화 광고 삽입곡 '롤리팝'은 이원석(두산), 최정(SK)이 나타날 때 흐른다. 지난해 최고 인기곡 중의 하나인 소녀시대의 'Gee'는 정수성(히어로즈)이 선택했고, 소녀시대의 또 다른 히트곡 '힘내'는 이승호(SK)가 등판할 때 사용된다. 가창력이 뛰어난 여성 듀오 다비치의 '8282'는 고영민(두산)이 좋아하고, '사고쳤어요'는 민병헌(두산), 최형우(삼성), 박남섭(롯데)의 기를 살리는 데 쓰인다. '섹시 가수'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는 송승준(롯데)의 테마송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고참 선수들은 7080세대의 노래를 좋아한다. 반면 젊은 선수들은 유행하는 노래를 좋아하며 자주 바꾼다"며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테마송을 교체해 기분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웅장한 음악이나 록도 좋아
그라운드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웅장한 음악이나 록 장르를 좋아하는 선수도 꽤 있다. 인순이의 '거위의 꿈'과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처럼 묵직하면서 힘있는 멜로디는 각각 최만호(롯데)와 최태인(삼성)의 플레이와 어우러진다. 이재주(히어로즈)는 영화 '황야의 무법자'의 주제곡이 나올 때 영화의 주인공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록 음악으로는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강민호)와 '그것이 젊음'(문규현)을 비롯해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정보명, 이상 롯데) 등이 대표적이다. 신나는 리듬의 '룩셈부르크'(크라닝 넛)은 제춘모(SK)의 등장을 알린다. 요즘 테마송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곡은 영화 '록키'의 주제가였던 '아이 오브 더 타이거'다. '밤 밤바밤~'의 귀에 익은 멜로디로 시작되는 이 곡은 박현준, 이재원(이상 SK), 김일엽, 허준혁(이상 롯데)에게 사랑받는다. 기존 노래 대신 '맞춤형 테마송'을 사용하는 선수도 있다. 홍성흔(두산), 진갑용(삼성), 김광현(SK)은 팬이나 지인이 직접 만든 노래를 쓴다. ◇ 얽힌 사연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테마송으로 삼다 보니 얽힌 사연도 다양하다. 두산 김현수는 지난해 타격감각이 좋았을 때 틀었던 민효린의 '터치 미'를 올해도 사용한다. 수시로 테마송을 바꾸는 삼성 박한이는 자신의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다며 올 시즌에는 카라의 '허니'를 찍었다. 최형우는 '그라운드에서 사고를 한 번 치고 싶다'는 이유로 '사고쳤어요'를 내세웠다. 김동수는 '예전에 이문세가 불렀을 때 좋아했던 곡'이라며 빅뱅의 '붉은 노을'을 골랐다. 손민한(롯데)과 김동주(두산)는 몇 해째 같은 곡을 고집한다. 각각 '내게도 사랑이'(함중아), '행복병'(김종국)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테마송을 좋아하지 않는 선수도 있다. 삼성의 양준혁, 강봉규, 신명철, 정현욱은 테마송 없이 타석에 들어서며 한화도 김태균, 이범호, 류현진 등 5~6명을 뺀 나머지 선수들은 테마송이 없다. LG는 구단 차원에서 테마송을 사용하지 않는다. 2007년까지는 선수별 테마송이 있었지만 팀 성적이 바닥권에서 맴돌자 팀워크를 다지는 차원에서 테마송을 없애고 관중석에서 응원가만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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