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새내기 투수들 ‘호된 신고식’

입력 2009.06.12 (22:35) 수정 2009.06.1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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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급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날에는 같은 팀 타자와 수비수는 평소보다 더 집중해야 한다. 사소한 실수 한 두 개로 말미암아 안 그래도 긴장한 투수가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일 SK와 잠실 경기에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 LG 최성민은 동료들의 느슨한 플레이 탓에 오히려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올해 입단한 최성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불과 3경기에만 등판해 1패만 기록했다. 선발 투수라는 보직을 무리없이 소화하기에는 아직 여러모로 앳된 선수인 셈.
부담감을 잔뜩 안고 첫 타자 정근우에게 공을 던졌으나 제구가 되지 않았다. 결국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내보내고 말았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수비수들도 '고졸 신인' 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LG 수비수가 범한 실책은 공식적으로 1개뿐이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은 잊을 만하면 나왔다.
정근우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재상은 1루수 최동수 쪽으로 번트를 댔다. 짜임새 있는 플레이가 이뤄졌다면 적어도 타자는 아웃시킬 수 있었으나 투수와 1루수의 호흡이 맞지 않은 탓에 '희생 번트'는 졸지에 '내야 안타'가 되고 말았다.
이어 이재원이 유격수 권용관 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권용관은 바운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공을 잡지 못했고 이 타구는 좌전 안타로 기록됐다.
포수 조인성의 플레이도 아쉬웠다. 4회 2루로 도루하는 정근우를 잡아내려고 던진 공이 어이없이 외야로 날아가면서 실책을 저질렀다.
정근우는 이 사이 3루로 내달렸고 후속 박재상의 안타로 홈을 밟았다. 이어 조인성은 박재상에게도 도루를 허용했고, 6회에도 정근우의 도루를 잡아내지 못했다.
이처럼 정신없이 '선발 투수 신고식'을 치른 최성민에 이어 한희가 4회 1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역시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올해 입단했으며 올 시즌에는 한 차례만 마운드에 올랐을 뿐인 신인이었다.
한희는 이날 기대 이상의 피칭을 펼친 끝에 승리 투수 문턱까지 갔다. 6회까지 2⅔이닝 동안 안타를 한 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역투하는 사이 타선이 경기를 6-5로 뒤집어 놨기 때문이다.
잘하면 데뷔 후 첫 승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이어 던진 이동현이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첫 승 신고식'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결국 6-7로 아깝게 패했지만 LG는 결과적으로 '듣보잡' 신인 투수 두 명으로 SK를 상당히 괴롭혔다. 상대투수 분석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SK를 역이용, 전혀 알려지지 않은 투수를 내세워 나름대로 재미를 본 셈이다.
김재박 LG 감독은 "신인 투수들이 생각보다 잘 던졌다"며 "경기 중반 공격이 잘 되며 따라갔지만 상대 투수 전병두의 호투에 막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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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새내기 투수들 ‘호된 신고식’
    • 입력 2009-06-12 22:34:05
    • 수정2009-06-12 22:46:51
    연합뉴스
신인급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날에는 같은 팀 타자와 수비수는 평소보다 더 집중해야 한다. 사소한 실수 한 두 개로 말미암아 안 그래도 긴장한 투수가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일 SK와 잠실 경기에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 LG 최성민은 동료들의 느슨한 플레이 탓에 오히려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올해 입단한 최성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불과 3경기에만 등판해 1패만 기록했다. 선발 투수라는 보직을 무리없이 소화하기에는 아직 여러모로 앳된 선수인 셈. 부담감을 잔뜩 안고 첫 타자 정근우에게 공을 던졌으나 제구가 되지 않았다. 결국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내보내고 말았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수비수들도 '고졸 신인' 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LG 수비수가 범한 실책은 공식적으로 1개뿐이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은 잊을 만하면 나왔다. 정근우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재상은 1루수 최동수 쪽으로 번트를 댔다. 짜임새 있는 플레이가 이뤄졌다면 적어도 타자는 아웃시킬 수 있었으나 투수와 1루수의 호흡이 맞지 않은 탓에 '희생 번트'는 졸지에 '내야 안타'가 되고 말았다. 이어 이재원이 유격수 권용관 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권용관은 바운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공을 잡지 못했고 이 타구는 좌전 안타로 기록됐다. 포수 조인성의 플레이도 아쉬웠다. 4회 2루로 도루하는 정근우를 잡아내려고 던진 공이 어이없이 외야로 날아가면서 실책을 저질렀다. 정근우는 이 사이 3루로 내달렸고 후속 박재상의 안타로 홈을 밟았다. 이어 조인성은 박재상에게도 도루를 허용했고, 6회에도 정근우의 도루를 잡아내지 못했다. 이처럼 정신없이 '선발 투수 신고식'을 치른 최성민에 이어 한희가 4회 1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역시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올해 입단했으며 올 시즌에는 한 차례만 마운드에 올랐을 뿐인 신인이었다. 한희는 이날 기대 이상의 피칭을 펼친 끝에 승리 투수 문턱까지 갔다. 6회까지 2⅔이닝 동안 안타를 한 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역투하는 사이 타선이 경기를 6-5로 뒤집어 놨기 때문이다. 잘하면 데뷔 후 첫 승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이어 던진 이동현이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첫 승 신고식'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결국 6-7로 아깝게 패했지만 LG는 결과적으로 '듣보잡' 신인 투수 두 명으로 SK를 상당히 괴롭혔다. 상대투수 분석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SK를 역이용, 전혀 알려지지 않은 투수를 내세워 나름대로 재미를 본 셈이다. 김재박 LG 감독은 "신인 투수들이 생각보다 잘 던졌다"며 "경기 중반 공격이 잘 되며 따라갔지만 상대 투수 전병두의 호투에 막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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