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유럽 잔혹사’ 남아공서 끝낼까

입력 2009.06.19 (09: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연속 7차례, 통산 8차례 월드컵 본선에 진출, 사상 최초로 `원정 16강' 진출을 꿈꾸는 한국 축구의 최대 장애물은 유럽이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이란과 최종예선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 17일 기자회견에서도 "본선에 항상 유럽팀이 2개였다. 유럽 벽을 넘지 않으면 본선에서 고전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유럽축구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허 감독의 말대로 7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 축구는 한국이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았다.
지금까지 본선에서 유럽팀과 18차례 맞붙었지만 안방에서 열린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승2패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원정 경기에서는 단 한 차례의 승리도 없이 4무8패라는 참담한 성적표이다.
한국이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헝가리와 터키에 차례로 0-9, 0-7로 대패하면서 한국 축구의 `유럽 잔혹사'는 시작됐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예선 2차전에서 불가리아에 1-1로 비겼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에 2-3으로 석패해 2차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후반전 골을 기록한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조별예선 1,2차전에서 벨기에와 스페인에 각각 0-2와 1-3으로 져 일찌감치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두 팀 역시 유럽의 축구 강호였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은 특히 유럽 축구를 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운 대회였다. 본선 첫 경기에서 유럽의 `무적함대' 스페인과 2-2로 비기고 2차전에서 남미의 볼리비아와도 0-0으로 비겨 16강 진출의 희망을 가졌지만 마지막 경기인 `전차 군단' 독일과 경기에서 2-3으로 패하면서 땅을 쳤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예선 1패 뒤 맞붙은 유럽의 강호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에 0-5로 대패하면서 중간에 차범근 감독이 귀국하는 수모도 겪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차례로 꺾은 데 이어 16강, 8강전에서 강호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각각 연장 혈투와 승부차기 끝에 격파하면서 `유럽 징크스'를 떨쳐내는 듯했지만, 2006년 독일대회에서는 1승(토고) 1무(프랑스) 이후 16강 진출을 가르는 스위스와 경기에서 0-2로 졌다.
또다시 유럽 벽에 막혀 16강 문턱에서 주저앉고 만 것이다.
유럽 축구를 상대로 얼마나 충분한 준비를 하느냐가 본선 16강 진출의 필수조건임을 짐작게 한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남은 1년 동안 유럽팀들을 상대로 평가전에 주력할 방침이다. 44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북한 축구를 경험해 본 팀이 거의 없어 유럽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북한전을 대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유리한 상황이다.
대표팀은 11월에는 유럽으로 나가 강팀들과 맞붙어 실력을 가늠해볼 계획이다.
네덜란드,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는 월드컵에서는 맞붙은 적은 없지만 2002년 제주도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1-1로 비긴 바 있다.
이탈리아와는 월드컵에서 두 차례 맞붙어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네덜란드와는 1986년 월드컵에서 0-5로 크게 진 뒤 2007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도 0-2로 패해 '천적'이 됐다.
이전과 달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10여명에 달하는 한국 축구가 유럽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진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도 있지만 그 희망이 현실화되려면 남은 1년간 얼마나 강한 `유럽 예방주사'를 맞느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원정 유럽 잔혹사’ 남아공서 끝낼까
    • 입력 2009-06-19 09:28:57
    연합뉴스
연속 7차례, 통산 8차례 월드컵 본선에 진출, 사상 최초로 `원정 16강' 진출을 꿈꾸는 한국 축구의 최대 장애물은 유럽이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이란과 최종예선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 17일 기자회견에서도 "본선에 항상 유럽팀이 2개였다. 유럽 벽을 넘지 않으면 본선에서 고전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유럽축구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허 감독의 말대로 7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 축구는 한국이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았다. 지금까지 본선에서 유럽팀과 18차례 맞붙었지만 안방에서 열린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승2패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원정 경기에서는 단 한 차례의 승리도 없이 4무8패라는 참담한 성적표이다. 한국이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헝가리와 터키에 차례로 0-9, 0-7로 대패하면서 한국 축구의 `유럽 잔혹사'는 시작됐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예선 2차전에서 불가리아에 1-1로 비겼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에 2-3으로 석패해 2차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후반전 골을 기록한 허정무 감독으로서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조별예선 1,2차전에서 벨기에와 스페인에 각각 0-2와 1-3으로 져 일찌감치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두 팀 역시 유럽의 축구 강호였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은 특히 유럽 축구를 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운 대회였다. 본선 첫 경기에서 유럽의 `무적함대' 스페인과 2-2로 비기고 2차전에서 남미의 볼리비아와도 0-0으로 비겨 16강 진출의 희망을 가졌지만 마지막 경기인 `전차 군단' 독일과 경기에서 2-3으로 패하면서 땅을 쳤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예선 1패 뒤 맞붙은 유럽의 강호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에 0-5로 대패하면서 중간에 차범근 감독이 귀국하는 수모도 겪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폴란드와 포르투갈을 차례로 꺾은 데 이어 16강, 8강전에서 강호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각각 연장 혈투와 승부차기 끝에 격파하면서 `유럽 징크스'를 떨쳐내는 듯했지만, 2006년 독일대회에서는 1승(토고) 1무(프랑스) 이후 16강 진출을 가르는 스위스와 경기에서 0-2로 졌다. 또다시 유럽 벽에 막혀 16강 문턱에서 주저앉고 만 것이다. 유럽 축구를 상대로 얼마나 충분한 준비를 하느냐가 본선 16강 진출의 필수조건임을 짐작게 한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남은 1년 동안 유럽팀들을 상대로 평가전에 주력할 방침이다. 44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북한 축구를 경험해 본 팀이 거의 없어 유럽팀들이 한국을 상대로 북한전을 대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유리한 상황이다. 대표팀은 11월에는 유럽으로 나가 강팀들과 맞붙어 실력을 가늠해볼 계획이다. 네덜란드,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는 월드컵에서는 맞붙은 적은 없지만 2002년 제주도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1-1로 비긴 바 있다. 이탈리아와는 월드컵에서 두 차례 맞붙어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네덜란드와는 1986년 월드컵에서 0-5로 크게 진 뒤 2007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도 0-2로 패해 '천적'이 됐다. 이전과 달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10여명에 달하는 한국 축구가 유럽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진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도 있지만 그 희망이 현실화되려면 남은 1년간 얼마나 강한 `유럽 예방주사'를 맞느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