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장려금 받고도…임금은 업주 마음대로

입력 2009.06.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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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매년 장애인 고용장려금 천백억 여원을 오천 여 업체들에게 지원하고 있지만, 장애인 근로자들 대부분이 최저 임금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급여를 받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쏟아지는 빗속에 한 장애인이 화장지가 가득 실린 수레를 끌고갑니다.

가게마다 들러 팔아달라고 호소해보지만 쫓겨나기 일쑤입니다.

<녹취> "지금 돈 가진게 없는데... (안 비싸요. 안 비싸.)"

꼬박 반나절 동안 10개짜리 화장지 5묶음을 판게 전부입니다.

<녹취>장애인 : "(왜 이렇게 비오는 날 나왔어요?) (하루 안 팔면 일당이 안나오니까...)"

기본급 55만원을 받으려면 하루에 15묶음을 팔아야하는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녹취>장애인 :"(저거 다 팔아야 OO에서 월급 받을수 있는거 아니에요?) 네, 못팔면 못 받아요."

이렇게 화장지를 팔러 다니는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 83만 원은 그림의 떡입니다.

업체 측은 판매실적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면서 장애인들은 최저임금 대상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녹취>업체 관계자 : "최소임금 적용제외가 있어요. (파는 것은) 역량이라고 봐야죠. 한 분 한 분의, 좀 잘 파시는 분들도 계시고..."

실제 현행 최저임금법엔 "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을 경우"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돼있습니다.

장애인들은 법이 그렇다면 최저임금까진 못해도 고용장려금 정도는 보장해달라고 호소합니다.

정부에서 장애인고용기업에 지원하는 고용장려금은 장애인 1인당 월 40만 원 정도, 하지만 지난해 장애인들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26만 9천원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김종인(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확과 교수) : "고용장려금은 어디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당사자들의 임금으로 보전되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고용장려금이 장애인들 실제 소득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국적으로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지원받는 업체는 오천칠백여 곳, 매년 천백억여 원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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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고용 장려금 받고도…임금은 업주 마음대로
    • 입력 2009-06-21 21: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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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매년 장애인 고용장려금 천백억 여원을 오천 여 업체들에게 지원하고 있지만, 장애인 근로자들 대부분이 최저 임금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급여를 받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쏟아지는 빗속에 한 장애인이 화장지가 가득 실린 수레를 끌고갑니다. 가게마다 들러 팔아달라고 호소해보지만 쫓겨나기 일쑤입니다. <녹취> "지금 돈 가진게 없는데... (안 비싸요. 안 비싸.)" 꼬박 반나절 동안 10개짜리 화장지 5묶음을 판게 전부입니다. <녹취>장애인 : "(왜 이렇게 비오는 날 나왔어요?) (하루 안 팔면 일당이 안나오니까...)" 기본급 55만원을 받으려면 하루에 15묶음을 팔아야하는데 걱정이 태산입니다. <녹취>장애인 :"(저거 다 팔아야 OO에서 월급 받을수 있는거 아니에요?) 네, 못팔면 못 받아요." 이렇게 화장지를 팔러 다니는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 83만 원은 그림의 떡입니다. 업체 측은 판매실적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면서 장애인들은 최저임금 대상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녹취>업체 관계자 : "최소임금 적용제외가 있어요. (파는 것은) 역량이라고 봐야죠. 한 분 한 분의, 좀 잘 파시는 분들도 계시고..." 실제 현행 최저임금법엔 "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을 경우"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돼있습니다. 장애인들은 법이 그렇다면 최저임금까진 못해도 고용장려금 정도는 보장해달라고 호소합니다. 정부에서 장애인고용기업에 지원하는 고용장려금은 장애인 1인당 월 40만 원 정도, 하지만 지난해 장애인들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26만 9천원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김종인(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확과 교수) : "고용장려금은 어디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애당사자들의 임금으로 보전되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고용장려금이 장애인들 실제 소득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국적으로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지원받는 업체는 오천칠백여 곳, 매년 천백억여 원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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