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신중해야 할 경기 판단

입력 2009.06.25 (07:07) 수정 2009.06.2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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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최근 경기를 둘러싸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먹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비치기 시작했다는 전망을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다시 먹구름이 몰려올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엇갈린 전망이 교차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상황이 그만큼 경기를 판단하기에 쉽지 않은 국면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경기 판단 여하에 따라 정책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경제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정책 당국으로서는 여간 고민스런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생산과 소비 지표의 호전, 주가와 일부 부동산 가격의 급등, 그리고 금리와 원자재 값의 상승 등을 그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특히 자산 가격과 금리, 원자재 값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전조라는 게 이들의 판단입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경기 부양을 위해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합니다.
반면에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고용과 투자, 교역 규모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적어도 1~2년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부 지표가 좋아진 것도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반짝 효과일 뿐, 민간 부문의 자생적 회복은 아니라는 겁니다. 기업들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재정지출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하반기에는 오히려 좋아지던 지표마저 다시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깁니다.
기획재정부도 일단 일부 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출구전략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경기 부양을 위해 풀린 돈을 거둬들일 시기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다행히 하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면,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구사하면 됩니다.
문제는 그렇지 못할 경웁니다. 특히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는커녕 고율의 인플레이션까지 겹칠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재정적자를 더 이상 감내하면서 경기를 부양하기도 어렵고 경기가 침체된 마당에 유동성 환수에 나서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정책 수단의 선택이 마땅치 않다는 얘깁니다. 정부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신중하게 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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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신중해야 할 경기 판단
    • 입력 2009-06-25 06:24:32
    • 수정2009-06-25 07:11:01
    뉴스광장 1부
[정필모 해설위원] 최근 경기를 둘러싸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먹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비치기 시작했다는 전망을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다시 먹구름이 몰려올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엇갈린 전망이 교차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상황이 그만큼 경기를 판단하기에 쉽지 않은 국면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경기 판단 여하에 따라 정책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경제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정책 당국으로서는 여간 고민스런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생산과 소비 지표의 호전, 주가와 일부 부동산 가격의 급등, 그리고 금리와 원자재 값의 상승 등을 그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특히 자산 가격과 금리, 원자재 값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전조라는 게 이들의 판단입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경기 부양을 위해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합니다. 반면에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고용과 투자, 교역 규모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적어도 1~2년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부 지표가 좋아진 것도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반짝 효과일 뿐, 민간 부문의 자생적 회복은 아니라는 겁니다. 기업들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재정지출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하반기에는 오히려 좋아지던 지표마저 다시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깁니다. 기획재정부도 일단 일부 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출구전략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경기 부양을 위해 풀린 돈을 거둬들일 시기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다행히 하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면,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구사하면 됩니다. 문제는 그렇지 못할 경웁니다. 특히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는커녕 고율의 인플레이션까지 겹칠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재정적자를 더 이상 감내하면서 경기를 부양하기도 어렵고 경기가 침체된 마당에 유동성 환수에 나서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정책 수단의 선택이 마땅치 않다는 얘깁니다. 정부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신중하게 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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