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 “자존심 지키기 위해 떠난다”

입력 2009.06.25 (13:14) 수정 2009.06.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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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매직 히포' 현주엽(34.195㎝)은 25일 "경기력이 매년 조금씩 떨어져 출장시간이 줄어드는 현실을 겪고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라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는 때 은퇴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현주엽은 이날 잠실야구장 내 LG스포츠단 사무실에서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오른손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현주엽은 은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몸 상태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아는 상황에서 자존심 문제도 있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라면서 "예전부터 은퇴시기에 대해 많이 생각했지만 이제는 때가 됐다는 생각에 며칠 전에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존심'에 대해서는 "제 생각대로 몸이 움직여 주지 않고 통증도 있어 출장시간이 줄어 많이 힘들었다. 그걸 겪고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0여 년간의 농구 생활 중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는 프로생활 9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지 못했던 점을 꼽았다.
현주엽은 "한 팀에서 10년만 있어도 (한 번이라도) 우승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면서 "9년간 프로생활을 하면서 우승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워포워드 포지션이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외국인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살아남기 위한 변화가 가장 필요했던 포지션이어서 정말 힘들었다. 이제는 외국인선수가 한 명만 뛰게 되면서 그 포지션이 다시 살아나는 환경이 됐다"면서 "이런 상황이 좀 빨리 왔으면 선수 생활을 몇 년 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농반진반'으로 뼈있는 말을 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우승했던 것"이라면서 "대학 무대에서는 입학 후 첫 경기인 MBC배 대회에서 질 거라고 생각하던 경기를 이겼을 때"라고 회상했다.
라이벌로 꼽혔던 '국보급 센터' 서장훈에 대해서는 "장훈 형도 그렇고 저도 서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가장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는 선수를 꼽으라면 장훈 형"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는 '한국 농구 최고의 파워포워드'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농구를 하면서 그런 이름을 달 수 있었다는 게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답변하고 어떤 선수로 불리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농구 좀 잘했던 선수로 남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현주엽은 은퇴 후 계획에 대해 "은퇴 결정을 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없다. 일단은 쉬고 싶다"라면서도 "혹시 농구코트에 돌아와서 지도자 길을 걷게 된다면 그때도 응원하고 사랑해달라"라며 지도자로서 코트에 복귀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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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주엽 “자존심 지키기 위해 떠난다”
    • 입력 2009-06-25 13:14:47
    • 수정2009-06-25 18:36:59
    연합뉴스
지난 24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매직 히포' 현주엽(34.195㎝)은 25일 "경기력이 매년 조금씩 떨어져 출장시간이 줄어드는 현실을 겪고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라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는 때 은퇴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현주엽은 이날 잠실야구장 내 LG스포츠단 사무실에서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오른손에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현주엽은 은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몸 상태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아는 상황에서 자존심 문제도 있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었다"라면서 "예전부터 은퇴시기에 대해 많이 생각했지만 이제는 때가 됐다는 생각에 며칠 전에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존심'에 대해서는 "제 생각대로 몸이 움직여 주지 않고 통증도 있어 출장시간이 줄어 많이 힘들었다. 그걸 겪고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0여 년간의 농구 생활 중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는 프로생활 9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지 못했던 점을 꼽았다. 현주엽은 "한 팀에서 10년만 있어도 (한 번이라도) 우승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면서 "9년간 프로생활을 하면서 우승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워포워드 포지션이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외국인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살아남기 위한 변화가 가장 필요했던 포지션이어서 정말 힘들었다. 이제는 외국인선수가 한 명만 뛰게 되면서 그 포지션이 다시 살아나는 환경이 됐다"면서 "이런 상황이 좀 빨리 왔으면 선수 생활을 몇 년 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농반진반'으로 뼈있는 말을 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우승했던 것"이라면서 "대학 무대에서는 입학 후 첫 경기인 MBC배 대회에서 질 거라고 생각하던 경기를 이겼을 때"라고 회상했다. 라이벌로 꼽혔던 '국보급 센터' 서장훈에 대해서는 "장훈 형도 그렇고 저도 서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가장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는 선수를 꼽으라면 장훈 형"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는 '한국 농구 최고의 파워포워드'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농구를 하면서 그런 이름을 달 수 있었다는 게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답변하고 어떤 선수로 불리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농구 좀 잘했던 선수로 남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현주엽은 은퇴 후 계획에 대해 "은퇴 결정을 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없다. 일단은 쉬고 싶다"라면서도 "혹시 농구코트에 돌아와서 지도자 길을 걷게 된다면 그때도 응원하고 사랑해달라"라며 지도자로서 코트에 복귀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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