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누구 편?’ 장마에 울고 웃고

입력 2009.06.29 (10:13) 수정 2009.06.29 (10: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2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 경기 도중 갑자기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되자 옅은 미소를 머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7연패를 당하고 있던 한화가 5회초 2사까지 0-1로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로 노게임이 선언되면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빗방울을 멈췄고 한화는 롯데 송승준의 완봉 역투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8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같은 날 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엔트리에 구멍이 났다. 일단 우리 팀은 7월25일 올스타전까지 버티는 것이 목표다. 장마로 적어도 두세 경기쯤은 빠지겠지"라고 말한 뒤 씁쓸하게 웃었다.
29일 오전 현재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고 있고 남부지방에는 호우주의보까지 내려졌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맛비는 수요일인 7월1일까지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상청의 주간 예보가 나왔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우천순연 경기가 매우 적은 편이다. 지금까지 7경기밖에 밀리지 않았다. 6월에는 지난 9일 노게임이 선언된 목동구장 경기를 빼고 모든 게임이 열렸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이미 23경기나 비로 열리지 못했다.
8개 구단 코칭스태프는 장마가 시작된 이번 주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전력에 여유가 없는 팀이 비가 와서 쉰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에이스를 투입한 경기가 자칫 5회 이전에 중단돼 노게임이 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패배 못지않게 충격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만큼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벌이는 팀들의 속내가 복잡하다.
6월 대반격에 성공하면서 단독 4위까지 치고 올라온 롯데는 빗줄기가 밉기도 하지만 일면 반갑기도 하다.
지난주 5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탄 롯데는 선발 투수진이 안정을 찾아 중단없이 경기를 치르는 게 좋은 팀 중 하나다. 하지만 톱타자 김주찬과 주전 포수 강민호가 지난 주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몇 경기라도 쉬고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한국 생활 2년차에 접어들어 스트레스 해소법도 다 익혔다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머릿속이 헝클어질만도 하다.
창단 이후 최장 연패 타이로 최근 8경기를 모두 진 한화는 제발 한숨 좀 돌릴 기회를 찾고 싶다. 더구나 이번 주중에는 선두로 다시 올라선 SK와 문학구장 원정경기로 대적해야 한다. 완투패한 류현진까지 써버린 마당이라 휴식이 더 간절하다.
18일 만에 1위 자리를 내준 두산도 김경문 감독의 말처럼 2, 3경기 빠지는 것이 '보약'이 될 듯하다.
주포 김동주, 최준석이 빠져있고 선발 로테이션에도 구멍이 숭숭 났다. 28일 경기에서는 선발 김선우가 타구에 맞고 조기 강판당했다.
4연패에 빠지면서 다시 7위로 떨어진 LG도 주중 롯데와 잠실 경기가 반갑지 않은 실정이다.
히어로즈는 사정이 좀 다르다. 약한 고리로 여겨지던 4,5선발 자리에 베테랑 김수경과 겁없는 왼팔 새내기 강윤구가 들어오면서 투수진도 탄력을 받았다. 달아오른 타선이 식기 전에 4강 교두보를 마련해야 하는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장마 소식이 달갑지 않다.
지난 주 광주 원정경기에서 항의성 져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SK 김성근 감독은 새로 데려온 외국인 투수 게리 글로버가 합격점을 받은데다 좌.우 에이스 김광현, 송은범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어 비가 내리든, 내리지 않든 다소 느긋해진 상황이다.
지난 주 팀타율 1할대로 힘이 뚝 떨어진 KIA는 내심 한 두 경기 빠지는 게 도와주는 상황이고 5연패로 바닥을 친 뒤 다시 상승세를 탄 삼성은 좀 더 탄력받기를 바라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하늘은 누구 편?’ 장마에 울고 웃고
    • 입력 2009-06-29 10:13:30
    • 수정2009-06-29 10:23:16
    연합뉴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2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 경기 도중 갑자기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되자 옅은 미소를 머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7연패를 당하고 있던 한화가 5회초 2사까지 0-1로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로 노게임이 선언되면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하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빗방울을 멈췄고 한화는 롯데 송승준의 완봉 역투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8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같은 날 잠실구장 더그아웃에서 "엔트리에 구멍이 났다. 일단 우리 팀은 7월25일 올스타전까지 버티는 것이 목표다. 장마로 적어도 두세 경기쯤은 빠지겠지"라고 말한 뒤 씁쓸하게 웃었다. 29일 오전 현재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고 있고 남부지방에는 호우주의보까지 내려졌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맛비는 수요일인 7월1일까지 전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상청의 주간 예보가 나왔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우천순연 경기가 매우 적은 편이다. 지금까지 7경기밖에 밀리지 않았다. 6월에는 지난 9일 노게임이 선언된 목동구장 경기를 빼고 모든 게임이 열렸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이미 23경기나 비로 열리지 못했다. 8개 구단 코칭스태프는 장마가 시작된 이번 주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전력에 여유가 없는 팀이 비가 와서 쉰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에이스를 투입한 경기가 자칫 5회 이전에 중단돼 노게임이 되기라도 하는 날에는 패배 못지않게 충격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만큼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벌이는 팀들의 속내가 복잡하다. 6월 대반격에 성공하면서 단독 4위까지 치고 올라온 롯데는 빗줄기가 밉기도 하지만 일면 반갑기도 하다. 지난주 5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탄 롯데는 선발 투수진이 안정을 찾아 중단없이 경기를 치르는 게 좋은 팀 중 하나다. 하지만 톱타자 김주찬과 주전 포수 강민호가 지난 주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몇 경기라도 쉬고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한국 생활 2년차에 접어들어 스트레스 해소법도 다 익혔다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머릿속이 헝클어질만도 하다. 창단 이후 최장 연패 타이로 최근 8경기를 모두 진 한화는 제발 한숨 좀 돌릴 기회를 찾고 싶다. 더구나 이번 주중에는 선두로 다시 올라선 SK와 문학구장 원정경기로 대적해야 한다. 완투패한 류현진까지 써버린 마당이라 휴식이 더 간절하다. 18일 만에 1위 자리를 내준 두산도 김경문 감독의 말처럼 2, 3경기 빠지는 것이 '보약'이 될 듯하다. 주포 김동주, 최준석이 빠져있고 선발 로테이션에도 구멍이 숭숭 났다. 28일 경기에서는 선발 김선우가 타구에 맞고 조기 강판당했다. 4연패에 빠지면서 다시 7위로 떨어진 LG도 주중 롯데와 잠실 경기가 반갑지 않은 실정이다. 히어로즈는 사정이 좀 다르다. 약한 고리로 여겨지던 4,5선발 자리에 베테랑 김수경과 겁없는 왼팔 새내기 강윤구가 들어오면서 투수진도 탄력을 받았다. 달아오른 타선이 식기 전에 4강 교두보를 마련해야 하는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장마 소식이 달갑지 않다. 지난 주 광주 원정경기에서 항의성 져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SK 김성근 감독은 새로 데려온 외국인 투수 게리 글로버가 합격점을 받은데다 좌.우 에이스 김광현, 송은범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어 비가 내리든, 내리지 않든 다소 느긋해진 상황이다. 지난 주 팀타율 1할대로 힘이 뚝 떨어진 KIA는 내심 한 두 경기 빠지는 게 도와주는 상황이고 5연패로 바닥을 친 뒤 다시 상승세를 탄 삼성은 좀 더 탄력받기를 바라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