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연패 악몽, 그래도 봄은 온다

입력 2009.07.04 (09:54) 수정 2009.07.0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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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3일 대전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서도 1-9로 크게 지면서 팀 역사상 최다연패 기록을 12경기로 늘렸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애를 써도 꼬이기만 하는 경기에 속이 타는 건 선수들과 감독만이 아니다.
매일같이 포기하려 하다가도 혹시나 싶어 확인해보면 역시나 패배로 끝난 경기에 팬들 역시 속상하기만 하다.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슬퍼하고 화를 내보기도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팀 성적을 떠나 무조건 응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팬의 마음이다.
한국 프로스포츠를 돌아보면 악몽같은 연패를 되풀이한 팀들이 제법 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전설의 약팀'으로 남아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가 대표적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최하위를 전전하던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5년 무려 30일 동안 18경기를 내리 지며 인천 팬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세 번째로 인천에 자리잡았던 태평양 돌핀스는 93년 15연패를 당하며 최하위에 그쳤고 SK 와이번스 역시 창단 첫 해인 2000년 11연패를 당하며 리그 꼴찌를 면하지 못했다.
지난 2일 한화를 11연패로 몰아넣었던 SK의 인천 팬들은 고개 숙인 독수리군단 선수들을 보며 오래 전에 겪었던 '동병상련'을 느꼈을 만도 하다.
공교롭게도 삼미와 함께 18경기 최다연패 기록을 보유한 '잊혀진 구단' 쌍방울 레이더스의 선수와 직원들 역시 대부분 1999년 팀이 해체된 뒤 SK로 흡수됐다.
인천 야구팬들만 지독한 연패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열성적인 야구사랑으로 유명한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도 2002년 6월 2일부터 26일까지 계속된 지긋지긋한 16연패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역시 전신이던 OB 베어스(1990년)와 MBC 청룡(1989년) 시절 11연패에 빠지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프로농구 코트에도 기록적인 연패 구단이 있었다.
오리온스는 대구 동양 시절인 1998-99시즌 무려 32경기를 내리 졌다. 주축 선수들의 군 입대와 용병의 부진 등으로 3개월 동안 무기력한 패배만을 계속했고, 결국 3승 42패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프로축구에서는 전북 현대가 전신 전북 버팔로 시절인 1994년 9월 10일부터 11월 12일까지 두 달 동안 10연패를 당한 최악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또 프로배구에서는 지난 2월 KEPCO45가 충격의 23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팀들이 끝모를 연패 속에서 허덕이는 동안에도 팬들은 포기하지 않고 응원을 보냈고, 공허하게만 느껴졌던 응원은 시간이 흐른 뒤 기쁨의 함성이 돼 돌아왔다.
이제 인천의 야구팬들은 지독하게 따라붙던 연패의 기억을 털어버린 지 오래다.
2007, 2008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SK는 올 시즌에도 1위를 달리며 어느새 '연패'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최강팀으로 변신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꼴찌만 4차례 하며 하위권을 맴돌았던 롯데 역시 지난해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며 8년 묵은 '가을야구' 숙원을 풀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역시 2000년대 들어 3차례 FA컵 우승을 차지했고 2006년에는 한국 클럽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등 해마다 6강 후보로 꼽히는 축구 명가로 다시 태어났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악의 연패 기록을 세운 오리온스도 그로부터 2년만인 2001-02시즌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36승으로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팬들 가슴 속 응어리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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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악의 연패 악몽, 그래도 봄은 온다
    • 입력 2009-07-04 09:54:03
    • 수정2009-07-04 15:45:53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3일 대전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서도 1-9로 크게 지면서 팀 역사상 최다연패 기록을 12경기로 늘렸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애를 써도 꼬이기만 하는 경기에 속이 타는 건 선수들과 감독만이 아니다. 매일같이 포기하려 하다가도 혹시나 싶어 확인해보면 역시나 패배로 끝난 경기에 팬들 역시 속상하기만 하다.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슬퍼하고 화를 내보기도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팀 성적을 떠나 무조건 응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팬의 마음이다. 한국 프로스포츠를 돌아보면 악몽같은 연패를 되풀이한 팀들이 제법 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전설의 약팀'으로 남아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가 대표적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최하위를 전전하던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5년 무려 30일 동안 18경기를 내리 지며 인천 팬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세 번째로 인천에 자리잡았던 태평양 돌핀스는 93년 15연패를 당하며 최하위에 그쳤고 SK 와이번스 역시 창단 첫 해인 2000년 11연패를 당하며 리그 꼴찌를 면하지 못했다. 지난 2일 한화를 11연패로 몰아넣었던 SK의 인천 팬들은 고개 숙인 독수리군단 선수들을 보며 오래 전에 겪었던 '동병상련'을 느꼈을 만도 하다. 공교롭게도 삼미와 함께 18경기 최다연패 기록을 보유한 '잊혀진 구단' 쌍방울 레이더스의 선수와 직원들 역시 대부분 1999년 팀이 해체된 뒤 SK로 흡수됐다. 인천 야구팬들만 지독한 연패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열성적인 야구사랑으로 유명한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도 2002년 6월 2일부터 26일까지 계속된 지긋지긋한 16연패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역시 전신이던 OB 베어스(1990년)와 MBC 청룡(1989년) 시절 11연패에 빠지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프로농구 코트에도 기록적인 연패 구단이 있었다. 오리온스는 대구 동양 시절인 1998-99시즌 무려 32경기를 내리 졌다. 주축 선수들의 군 입대와 용병의 부진 등으로 3개월 동안 무기력한 패배만을 계속했고, 결국 3승 42패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프로축구에서는 전북 현대가 전신 전북 버팔로 시절인 1994년 9월 10일부터 11월 12일까지 두 달 동안 10연패를 당한 최악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또 프로배구에서는 지난 2월 KEPCO45가 충격의 23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팀들이 끝모를 연패 속에서 허덕이는 동안에도 팬들은 포기하지 않고 응원을 보냈고, 공허하게만 느껴졌던 응원은 시간이 흐른 뒤 기쁨의 함성이 돼 돌아왔다. 이제 인천의 야구팬들은 지독하게 따라붙던 연패의 기억을 털어버린 지 오래다. 2007, 2008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SK는 올 시즌에도 1위를 달리며 어느새 '연패'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최강팀으로 변신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꼴찌만 4차례 하며 하위권을 맴돌았던 롯데 역시 지난해 새로운 팀으로 거듭나며 8년 묵은 '가을야구' 숙원을 풀었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역시 2000년대 들어 3차례 FA컵 우승을 차지했고 2006년에는 한국 클럽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등 해마다 6강 후보로 꼽히는 축구 명가로 다시 태어났다.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악의 연패 기록을 세운 오리온스도 그로부터 2년만인 2001-02시즌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36승으로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팬들 가슴 속 응어리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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