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택현, 설움 딛고 ‘최초 100홀드’

입력 2009.07.05 (21:06) 수정 2009.07.0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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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투타 여러 보직 중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만큼 빛이 안 나는 것도 없다.
왼손 타자만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왼손 투수. 짧으면 한 타자, 길면 1이닝만 던지고 마운드에 내려오는 이들에게 관심을 쏟는 야구팬은 별로 없다. 팀 공헌도가 상당할지라도 연봉도 많이 받는 편이 못된다.
투수라면 대부분 선발 투수를 가장 희망하고 두 번째는 마무리 투수, 세 번째는 필승 계투조의 셋업맨을 꼽는다.
불펜에서 똑같이 몸을 풀지만 한 타자만 상대하면서 주목도 못 받는 좌타자 전문 구원투수가 되려고 하진 않는다. 그래서 원 포인트 릴리프는 서럽다.
LG 트윈스의 왼손투수 류택현(38). 한 때 강속구를 뿌리던 선발투수로도 활약했지만 20대 중반부터 불펜에서 잔뼈가 굵은 류택현이 5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프로 최초로 100홀드를 달성했다.
홀드는 세이브 요건을 채운 중간 투수에게 주는 기록으로 2000년부터 도입됐다.
1994년 OB에 입단해 1999년 현금 1억원에 LG로 트레이드됐던 베테랑 류택현이 친정 두산을 제물로 처음으로 홀드 세자릿수를 달성한 것이다. 2위 조웅천(SK.89개)과 격차는 11개다.
4-2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류택현은 139㎞짜리 직구 1개로 대타 이대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시즌 9번째 홀드를 추가했다.
직구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느린 커브를 주무기로 던지는 류택현은 여전히 수준급 불펜 투수다.
한해 가장 많이 던진 이닝이 52이닝(2005년)에 불과하지만 고비마다 왼손 타자를 잘 막아내 지금까지 중용된다. 쓸만한 왼손 투수가 없어 고전 중인 두산에 비하면 LG는 보배를 보유한 셈이다.
'무쇠팔' 류택현은 2007년에는 126경기 중 81게임에 등판, 23홀드를 올리며 홀드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팔꿈치가 좋지 않아 지난해에는 38경기 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올해 기량을 회복, 이날까지 45게임이나 나왔다.
44게임에 나온 정찬헌(58⅓이닝)보다는 적지만 류택현은 25⅔이닝을 던졌고 필승 계투조의 일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평균자책점도 2.81로 나쁘지 않아 권혁(삼성.16홀드), 이승호(SK, 3홀드 6세이브) 등 왼손 불펜 투수들에 비해서도 뒤질 게 없다.
데뷔 16년 만에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긴 류택현은 "선수 생활 중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인 것 같다. 앞으로 목표는 1천경기에 출장하는 것이다. 잘 하는 것도 좋지만 오래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류택현은 이날까지 767경기에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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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류택현, 설움 딛고 ‘최초 100홀드’
    • 입력 2009-07-05 21:06:11
    • 수정2009-07-05 21:29:19
    연합뉴스
프로야구에서 투타 여러 보직 중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만큼 빛이 안 나는 것도 없다. 왼손 타자만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왼손 투수. 짧으면 한 타자, 길면 1이닝만 던지고 마운드에 내려오는 이들에게 관심을 쏟는 야구팬은 별로 없다. 팀 공헌도가 상당할지라도 연봉도 많이 받는 편이 못된다. 투수라면 대부분 선발 투수를 가장 희망하고 두 번째는 마무리 투수, 세 번째는 필승 계투조의 셋업맨을 꼽는다. 불펜에서 똑같이 몸을 풀지만 한 타자만 상대하면서 주목도 못 받는 좌타자 전문 구원투수가 되려고 하진 않는다. 그래서 원 포인트 릴리프는 서럽다. LG 트윈스의 왼손투수 류택현(38). 한 때 강속구를 뿌리던 선발투수로도 활약했지만 20대 중반부터 불펜에서 잔뼈가 굵은 류택현이 5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프로 최초로 100홀드를 달성했다. 홀드는 세이브 요건을 채운 중간 투수에게 주는 기록으로 2000년부터 도입됐다. 1994년 OB에 입단해 1999년 현금 1억원에 LG로 트레이드됐던 베테랑 류택현이 친정 두산을 제물로 처음으로 홀드 세자릿수를 달성한 것이다. 2위 조웅천(SK.89개)과 격차는 11개다. 4-2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류택현은 139㎞짜리 직구 1개로 대타 이대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시즌 9번째 홀드를 추가했다. 직구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느린 커브를 주무기로 던지는 류택현은 여전히 수준급 불펜 투수다. 한해 가장 많이 던진 이닝이 52이닝(2005년)에 불과하지만 고비마다 왼손 타자를 잘 막아내 지금까지 중용된다. 쓸만한 왼손 투수가 없어 고전 중인 두산에 비하면 LG는 보배를 보유한 셈이다. '무쇠팔' 류택현은 2007년에는 126경기 중 81게임에 등판, 23홀드를 올리며 홀드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팔꿈치가 좋지 않아 지난해에는 38경기 밖에 나오지 못했지만 올해 기량을 회복, 이날까지 45게임이나 나왔다. 44게임에 나온 정찬헌(58⅓이닝)보다는 적지만 류택현은 25⅔이닝을 던졌고 필승 계투조의 일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평균자책점도 2.81로 나쁘지 않아 권혁(삼성.16홀드), 이승호(SK, 3홀드 6세이브) 등 왼손 불펜 투수들에 비해서도 뒤질 게 없다. 데뷔 16년 만에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긴 류택현은 "선수 생활 중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인 것 같다. 앞으로 목표는 1천경기에 출장하는 것이다. 잘 하는 것도 좋지만 오래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류택현은 이날까지 767경기에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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