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완봉 행진 “내 공 믿었다”

입력 2009.07.10 (22:39) 수정 2009.07.1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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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공에 믿음을 가졌다”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투수 송승준(28)은 더그아웃에 조용히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1995년 김상진(OB) 이후 14년만에 '3경기 연속 완봉승'이 나올 것인가에 쏠리는 주변의 기대 때문에 경기 전부터 무척 긴장한 눈치였다.
차라리 "1회에 한 점 주고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였다.
송승준은 4일 SK와 경기에서 2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두기 전 어머니가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은 "여자친구가 '아직까지 히어로즈 상대로 승리가 없으니 꼭 이기라'고 했다"며 "너무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송승준은 모든 부담을 떨치고 히어로즈 타선을 3안타로 묶으며 마침내 3경기 연속 완봉승에 성공했다. 하기룡(82년.MBC), 이상군(빙그레), 선동열(이상 86년, 해태), 김상진(95년, OB)에 이어 프로야구 역사상 5번째 기록이다.
게다가 김상진 SK 코치가 설명하듯 "타자들의 수준이 훨씬 높아진 시기"에 만든 기록이라 더욱 빛난다.
2000년대 들어 투수진 분업이 굳어진 이후에는 한 해에 두 번 이상 완봉승을 거두는 투수도 보기 드물었다.
송승준은 경기 후 "목동구장이 작아 홈런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며 "팀이 5위로 처져 있어서 7이닝 2실점만 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하늘이 도운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전날 잠들기 전 '3-0으로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홍성흔 선배가 6회 3점 홈런을 쳐내는 걸 보고 기분이 묘했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초반엔 포수 (최)기문 형과 '공격적으로 가자'며 몸쪽 직구 위주로 승부했고 후반에는 커브를 주로 던졌다. 막판엔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 오히려 더 몸쪽 승부를 가져갔다"고 이날 경기 운영을 설명했다.
송승준은 또 "7회부터 공이 조금 흔들려서 코치님과 이야기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바뀐 포수 장성우와도 '공격적으로 가자'고 말을 주고받았다"며 "8회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잡으면서 '완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7회 2사후 페르난도 아로요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송승준은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역투했다.
기복이 심한 투구를 보이다가 최근 안정을 찾으며 호투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묻자 송승준은 "내 공에 믿음을 가지면서 좋아진 것 같다. 이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답했다.
송승준은 마지막으로 "목동 경기장까지 찾아와 응원해준 여자친구,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배려해준 코칭스태프, 홈구장처럼 응원해준 롯데 팬 여러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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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승준 완봉 행진 “내 공 믿었다”
    • 입력 2009-07-10 22:36:01
    • 수정2009-07-10 22:40:44
    연합뉴스
“내 공에 믿음을 가졌다”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투수 송승준(28)은 더그아웃에 조용히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1995년 김상진(OB) 이후 14년만에 '3경기 연속 완봉승'이 나올 것인가에 쏠리는 주변의 기대 때문에 경기 전부터 무척 긴장한 눈치였다. 차라리 "1회에 한 점 주고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였다. 송승준은 4일 SK와 경기에서 2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두기 전 어머니가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은 "여자친구가 '아직까지 히어로즈 상대로 승리가 없으니 꼭 이기라'고 했다"며 "너무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송승준은 모든 부담을 떨치고 히어로즈 타선을 3안타로 묶으며 마침내 3경기 연속 완봉승에 성공했다. 하기룡(82년.MBC), 이상군(빙그레), 선동열(이상 86년, 해태), 김상진(95년, OB)에 이어 프로야구 역사상 5번째 기록이다. 게다가 김상진 SK 코치가 설명하듯 "타자들의 수준이 훨씬 높아진 시기"에 만든 기록이라 더욱 빛난다. 2000년대 들어 투수진 분업이 굳어진 이후에는 한 해에 두 번 이상 완봉승을 거두는 투수도 보기 드물었다. 송승준은 경기 후 "목동구장이 작아 홈런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며 "팀이 5위로 처져 있어서 7이닝 2실점만 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하늘이 도운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전날 잠들기 전 '3-0으로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홍성흔 선배가 6회 3점 홈런을 쳐내는 걸 보고 기분이 묘했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초반엔 포수 (최)기문 형과 '공격적으로 가자'며 몸쪽 직구 위주로 승부했고 후반에는 커브를 주로 던졌다. 막판엔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 싫어 오히려 더 몸쪽 승부를 가져갔다"고 이날 경기 운영을 설명했다. 송승준은 또 "7회부터 공이 조금 흔들려서 코치님과 이야기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바뀐 포수 장성우와도 '공격적으로 가자'고 말을 주고받았다"며 "8회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잡으면서 '완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7회 2사후 페르난도 아로요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송승준은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역투했다. 기복이 심한 투구를 보이다가 최근 안정을 찾으며 호투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묻자 송승준은 "내 공에 믿음을 가지면서 좋아진 것 같다. 이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답했다. 송승준은 마지막으로 "목동 경기장까지 찾아와 응원해준 여자친구,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배려해준 코칭스태프, 홈구장처럼 응원해준 롯데 팬 여러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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