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한국 발레리노, 편견 넘어 ‘훨훨’

입력 2009.07.11 (21:46) 수정 2009.07.1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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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발레리노, 남성 발레 무용수들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국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세계 최고를 꿈꾸고 있는 발레리노를 윤영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올망 졸망한 꼬맹이들 반에도, 퇴근 뒤 찾아온 직장인들 반에도 타이츠에 발레화를 착용한 남성들의 모습이 이젠 낯설지 않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발레리노로 손꼽히는 김용걸씨.

지난 97년 한국인 최초의 모스크바국제발레콩쿠르 본상 수상, 98년 파리국제발레콩쿠르 금상 수상.

갖가지 한국 최초 타이틀에 이어 그가 택했던 길은, 동양 남성 최초의 파리오페라발레단 입단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용걸(전 파리오페라발레단 무용수) : "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발레가 그냥 좋았어요, 발레는 남자들의 역동적이고 힘찬 매력이 있었어요."

남학생이 3분의 1가량인 한국 예술 종합학교 무용원의 첫 번째 남성발레 교수로의 부임을 앞둔 발레리노 김용걸은 새로운 포부로 가득합니다.

<인터뷰> 김용걸(전 파리오페라발레단 무용수) : "자신의 삶에 있어서 자신이 인정하는 무용수가 될 수 있도록 제가 노력해보고 싶어요."

김 씨와 함께 연습중인 발레리노 이동훈 씨.

중3시절 비보이 대신 발레리노를 택한 뒤, 7년여 간 수많은 수상경력을 세워온 이씨도 최근 발레 올림픽으로 불리는 모스크바국제발레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한때는 심한 평발이라는 신체적 악조건때문에 슬럼프에 빠져 발레를 포기하려던 적도 있었지만, 정작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발레리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동훈(국립발레단 무용수) : "무슨 남자가 여자처럼, 남자답지도 못하다.너 게이냐 이런 말까지 나올 정도로... 자꾸 그런 말들을 던질 때... 마음이 안 좋았죠."

매년 350여 명의 발레전공자를 배출하는 세계 2위권 수준의 발레 강국이지만, 군 복무 등 현실적인 문제까지 결부되면서 남자 무용수들은 아직까지 화려한 발레리나의 그늘에 가려진 보조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단지 발레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더욱 힘찬 도약을 꿈꾸는 이들 발레리노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더 멀리, 더 높은 곳을 향해 뛰어오릅니다.

<인터뷰> 이동훈(국립발레단 무용수) : "그걸 아셔야 해요. 남자 무용수들이 혼자 솔로를 할 때 얼마나 멋있고 얼마나 높이 뛰고 얼마나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지..."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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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와 사람] 한국 발레리노, 편견 넘어 ‘훨훨’
    • 입력 2009-07-11 21:29:00
    • 수정2009-07-11 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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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발레리노, 남성 발레 무용수들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국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세계 최고를 꿈꾸고 있는 발레리노를 윤영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올망 졸망한 꼬맹이들 반에도, 퇴근 뒤 찾아온 직장인들 반에도 타이츠에 발레화를 착용한 남성들의 모습이 이젠 낯설지 않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발레리노로 손꼽히는 김용걸씨. 지난 97년 한국인 최초의 모스크바국제발레콩쿠르 본상 수상, 98년 파리국제발레콩쿠르 금상 수상. 갖가지 한국 최초 타이틀에 이어 그가 택했던 길은, 동양 남성 최초의 파리오페라발레단 입단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용걸(전 파리오페라발레단 무용수) : "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발레가 그냥 좋았어요, 발레는 남자들의 역동적이고 힘찬 매력이 있었어요." 남학생이 3분의 1가량인 한국 예술 종합학교 무용원의 첫 번째 남성발레 교수로의 부임을 앞둔 발레리노 김용걸은 새로운 포부로 가득합니다. <인터뷰> 김용걸(전 파리오페라발레단 무용수) : "자신의 삶에 있어서 자신이 인정하는 무용수가 될 수 있도록 제가 노력해보고 싶어요." 김 씨와 함께 연습중인 발레리노 이동훈 씨. 중3시절 비보이 대신 발레리노를 택한 뒤, 7년여 간 수많은 수상경력을 세워온 이씨도 최근 발레 올림픽으로 불리는 모스크바국제발레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한때는 심한 평발이라는 신체적 악조건때문에 슬럼프에 빠져 발레를 포기하려던 적도 있었지만, 정작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발레리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동훈(국립발레단 무용수) : "무슨 남자가 여자처럼, 남자답지도 못하다.너 게이냐 이런 말까지 나올 정도로... 자꾸 그런 말들을 던질 때... 마음이 안 좋았죠." 매년 350여 명의 발레전공자를 배출하는 세계 2위권 수준의 발레 강국이지만, 군 복무 등 현실적인 문제까지 결부되면서 남자 무용수들은 아직까지 화려한 발레리나의 그늘에 가려진 보조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단지 발레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더욱 힘찬 도약을 꿈꾸는 이들 발레리노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더 멀리, 더 높은 곳을 향해 뛰어오릅니다. <인터뷰> 이동훈(국립발레단 무용수) : "그걸 아셔야 해요. 남자 무용수들이 혼자 솔로를 할 때 얼마나 멋있고 얼마나 높이 뛰고 얼마나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지..."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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